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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참 흥미롭게 보던 소설 작가 스이베라트콘 님 작품을 보려고 우연히 찾아보다가, 이 소설은 저와 맞지 않아 하차 댓글을 달았는데,

작가님께서 직접 답글을 달아 주셔서 이 리뷰를 쓰게 됐어요.

작가님께서 도움이 되는 글을 원하시니, 제 부족한 눈으로 최대한 감상한 바를 적어 보겠습니다.

일단 캐릭터에 매력이 없어요.

이 소설의 제일 큰 단점입니다.

맞아요. 이 소설은 후피집 장르 소설이라 여캐들이 초반에 비호감인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정도가 아니에요. 모든 캐릭터가 비호감입니다.

일단 회귀 전 주인공이 너무 찐따같아요.

전형적인 NTR물 주인공처럼, 노력만 하고 능력도 자신감도 없어서 히로인들에게 차입니다.

차이고 자결하고 회귀합니다.

이건 작가님이 노린 것 같아요. 플롯 자체가 NTR 당한 남자가 히로인들에게 복수한다는 플롯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회귀 이후에도 그 특징은 그대로더라구요? 힘만 센 찐따가 돼서 히로인들이 정신 붕괴되고 나쁜 짓을 해버려도

눈치도 못 채고 '에... ㄷ 알아서 하겠지'만 하더라구요.

개연성으로 보면 딱 맞아요. 그런데 독자들은 이런 캐릭터의 어떤 점에 이입해야 하는 걸까요?

나를 찬 여자들을 돌아오지도 못할 정도로 파멸시킨다? 너무 음습하지 않습니까?

히로인들의 행동도 너무 이상합니다.

우선, 히로인이라고 하기에는 이 작품이 '순애', '세탁기x'라고 태그가 되어 있기에 한 명을 빼면 히로인이라기에는 파멸 예정의 여자 12345라고 해야 되겠죠.

그냥 편의상 히로인들이라고 부르기는 하겠습니다.

얘네들이 타락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요.

예를 들어 첫 번째 복수대상인 히로인 마리는 학기 시작 2주에 주인공을 처음 만나서

중간고사 시즌인 8주차에 절망타락흑화해서 사람을 죽입니다.(스포)

사실 전개 속도가 빠른 건 상관없습니다. 납득만 된다면요.

그런데도 납득이 안 된다는 것은 충분히 작품 내부에서 독자를 설득하지 못했다는 거죠.

마리의 컴플렉스인 인정 욕구를 채워줬다? 맞습니다. 좋은 전개였어요.

근데 그렇다고 만난지 6주차인 주인공에게 빠져버리고, 그에게 실연을 당했다고 해서

사람을 죽인다? 이거 이상합니다.

물론 '주인공에게 차인다'는 트리거에 의해서 '이전 회차 내가 주인공군을 배신했던 기억이 떠오른다'는 이벤트가 있긴 했죠.

그렇다고 해서 이전 회차에서 나를 꼬셨던 NTR남을 죽인다? 주인공 에밀 군에게 상처를 줬기 때문에?

이거 이상하지 않습니까?

NTR남은 심지어 마리의 소꿉친구더라구요. 고작 6주 본 에밀 군보다 훨씬 오래 봤죠.

그리고 NTR남이 이번 회차에서는 별다른 잘못을 안 했어요. 그냥 질투로 싸움을 걸다가 에밀 군한테 쳐맞는 정도?

이 세계에 있는 일반인 A의 관점에서 보자면 NTR남은 그냥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예방적 조치로 죽은 거에요.

사실 마리 양이 크레이지 싸이코라서 갑자기 미친 짓을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실제로 더 심한 전개가 나오는 후피집 소설도 많아요.

근데 여전히 저는 납득이 안 됩니다. 그런 복선이 전혀 없었잖아요.

그 에피소드 전까지 마리는 그냥 성적 잘 받고 싶어하는 향상심 뛰어난 아싸 소녀로 묘사됐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전개가 너무 갑작스럽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1. 마리가 돌발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힌트를 적어도 하나라도 넣어주든지

2. NTR남을 더 쓰레기로 만들어서 죽어도 할 말 없게 만들든지

이런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메인 히로인이라고 볼 수 있는 시에라의 매력도 부족해요.

이유는 그냥 묘사의 무게가 너무 적어서입니다. 저는 얘가 누군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향상심 강한 학년 차석'으로 느껴지는데... 이러면 마리랑 캐릭터가 겹치잖아요.

태그는 '순애' '세탁기x'라고 박아놓고 다른 히로인들은 전부 파멸 엔딩이 예정된 상황에서

극의 최후의 최후에 함께할 메인 히로인이 매력이 없으면

캐빨로 소설을 이끌어가는 후피집물은 중심을 잃어버립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1. '시에라' 하면 떠오를 수 있는 특성... 말투나 외형, 취미, 아무튼 아무거나 특색을 만들어 주세요.

2. 내가 모두를 파멸시키더라도 시에라만 있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안심감을 독자들에게 전해 줘야 합니다.

태그에 관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전 이 소설의 컨셉 자체가 마음에 안 듭니다.

컨셉이 애초에 '이전 회차에서 나를 배신한 나쁜 여자들을 혼내준다. 처음부터 그 생각 뿐이었다.'잖아요?

근데 저는 히로인들이 나쁜지 저는 딱히 모르겠거든요?

주인공은 처음에 이렇게 말합니다. '아, 나는 엑스트라라서 원작 주인공 시에라는 노릴 수 없으니 라이벌들이나 노려야겠다'

이런 마인드를 가진 애가 어떻게 여친을 사귀겠어요?

애초에 자기를 되게 저평가하잖아요?

그런 애가 어떻게 저떻게 여친은 사귀어요. 그러고 나서 곧 NTR을 당합니다.

그렇게 회귀를 다섯 번 해요. 한 번에 한 히로인씩.

여친>NTR>자결>회귀>다른 히로인 노리기

반복인거죠.

근데 뭐 그런 말 있잖아요... 똥차만 계속 만나는 건 차고 문제라고...

비슷하게 자꾸 NTR을 당한다면 어떤 세계의 법칙이 장난질을 하고 있지 않은 이상 주인공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실제로 묘사도 그래요. 주인공이 되게 찐따로 나와요.

험담이 아니라 작가님이 고의적으로 '이전 회차의 기억'에서 나오는 주인공 대사를 에로망가 속 NTR 당하는 남자들의 찌질한 대사를 그대로 썼습니다.

좋아요. 여기까진 좋습니다. 저는 찐따가 주인공인 소설 아주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주인공이 여자들을 굳이 파멸시키고 싶어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회귀했잖아요. 얘네는 그러면 법적으로는 아무 죄도 없는 채로 그냥 인생이 파멸하는 겁니다.

아, 과거 회차에서 어떠한 잘못을 했고, 조건을 맞추면 과거 회차의 기억을 찾아서 후회 피폐 집착을 찍을 수 있죠.

근데 정말로, 어디까지나 그건 과거 회차의 일입니다. 얘네는 아직은 죄가 없잖아요.

그러면 적어도 죄를 짓기 전에는 앞서서 벌을 줘서는 안되지 않습니까?

다른 소설에서도 비슷한 플롯을 쓴다구요? 보통 다른 소설은 독자들이 합리화를 할 수 있도록 설득을 시킵니다.

'얘네는 주인공을 만나기 전에도 나쁜 마음을 먹고 있었다' 라든지

'얘네는 정신적 문제가 있어서 때려서 고쳐줘야 한다'처럼요.

근데 이 소설은 그런 합리화조차 못하도록 딱 정확하게

'히로인들은 전에는 사랑스럽고 착해서 주인공도 좋아했다'

'그런데 주인공과 사귄 뒤 갑자기 배신하게 되었다'

'이번 회차에서 히로인들은 아직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

라고 나옵니다. 그럼 이제 나쁜놈은 누굽니까?

저는 이 소설을 비롯해서 '용서가 전혀 없는' 소설들이 등장하게 된 게 참 마음이 아픕니다.

요즘 나쁜 사람들이 잘못을 저지르고 죄의식도 없이 자숙 후 복귀하는 그런 일이 현실에서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세탁기 혐오증에 걸렸어요. 잘못을 저질렀으면 '그냥 죽어'가 패시브가 됐습니다.

그로 인해 라이트노벨에서 제일 중요한 플롯 중 하나인 '구원'이 설 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이 소설은 거기에 '심기체 처녀론'까지 합쳐진 것 같습니다.

너는 현재 처녀지만, 회귀하기 전에 다른 남자에게 처녀를 바쳤으니, 그냥 죽어(사실 죽이지는 않지만)

뭐... 요즘 비처녀 히로인이 나오면 큰일나긴 하죠. 근데 이정도로 심기체 처녀론을 증명하고 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1. 히로인들의 인생을 파멸시켜도 독자들이 쾌감을 느끼도록 더 나쁜 애들로 만들든가

2. '세탁기 x' 태그를 떼고 후회만 시킨 뒤 다시 히로인으로 편입하는 게 어떻습니까?

이 소설은 그래서 매력이 없었습니다.

제 댓글이 상처가 된 것 같아 죄송합니다.

하루하루 힘겹게 글을 쓰는 작가님이 하차한단 댓글을 보면 얼마나 힘이 빠질까요?

하지만 도움도 안 되는 댓글은 달지도 말라는 말씀은 이해하기 어렵네요.

제 감상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댓글이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부족한 눈으로 감상한 바를 최대한 풀어서 적어드렸습니다.

이 정도면 도움이 충분히 되었을까요?

마지막으로 조언을 하나 드리자면, 독자랑 싸우지 마세요.

나쁜 독자라더라도요.

나쁜 글을 쓰는 건 상관없어요. 나중에 필력이 좋아지면 알아서 독자가 보게 되겠죠.

그런데 작가님이 직접 나쁜 댓글을 달면 그 댓글을 받은 독자들은 나중에도 보기 싫을 거에요.

전 이 작품에서는 하차하지만 작가님 다른 작품은 꾸준히 읽어보고 있었어요.

조회수가 안 나와서 연중 후 언젠가는 돌아오겠다고 말씀하셨지만, 결국 삭제해버리신

'귀족영애를 얻기 위해 모험가를 노린다'부터 말입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다른 작품들을 볼 때도 작가님의 이 댓글이 계속 떠올라서 계속 안 보게 될 것 같네요.

저 하나야 상관 없으시겠지만 저는 하차 댓글을 보다가 보다가 처음 달았는데,

저한테 이렇게 말씀하신다면 다른 모든 독자들의 하차 댓글에도 똑같이 답하시나요?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그러지 마세요.

'이번에 배우셨길 바랍니다.'

이상 짧은 리뷰였어요.

눈부시게 맑은 날_김학래•임철우(19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