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군은 사라지는 것에 대한 미학을 아시는가. 굴러다니는 낙엽에도 웃고 마는 여고생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지만, 세상에는 쓸쓸히 져가는 낙엽에도 아름다움을 느끼는 일이 있다고 하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듣기로서니 그러한 족속들은 늦겨울 한줌 눈을 뻔히 바라보며 녹기를 기다리거나, 꽃이 개화할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주제에 꽃이 질 때에만 찾아가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이쯤되면 그 인간성이 의심된다. 변태적 성벽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허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애초에 여고생이란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것 그 자체 아니던가. 단 3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까치발을 서고는 제 빛깔을 뽐내고 그 후 사라지고 마는 것이 여고생이란 족속이니, 그 아름다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사라짐의 미학이란 것도 그리 나쁘지 않게 들린다. 사라지기에 아름다운 것과 사라지고 있기에 아름다운 것은 다를지도 모르지만, 그러한 것들은 변태들끼리 알아 할 문제다.
그러니 독자제군들은 우선 박수를 보내주길 바란다. 무슨 소리냐고?
무얼 숨기랴, 사라지는 것에 박수를 보내달라는 이야기다. 설사 그것이 나 때문에 사라졌다 할지라도.
***
“여고생끼리 갈만한 데이트 장소를 알고 계시우?”
아침에 교실에서 마주치자마자 들은 말이 바로 이것이다. 역병의 말에 나는 황당하여 멍하니 역병을 바라보았다. 역병은 그 이쁘장한 얼굴을 의아하다는 듯 갸우뚱 기울이고 있었다.
“선생, 그런 바보같은 얼굴을 하고는 어쩐 일이요.”
이 스스로를 역병이라 칭하는 소녀에 대해서도 더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는 않겠다. 독자제군이 알아야할 것은 그저 이년이 곱상하게 생긴 외모에 걸맞지 않은 말투와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 알면 충분하리라. 참고로 선생이라 함은 역병이 내게 붙인 별명이었다. 꽃다운 여고생에게 어울리지 않는 멸칭이라 퍽 분개도 해보았지만 역병은 늘 나를 선생이라 불렀다.
“네, 네놈이 갑작스레 황당한 얘기를 꺼내니 그렇지. 누가 바보같은 얼굴이란 거야.”
“아니, 뭐 그리 이상한 얘기는 아니지요. 아마 잡지에도 실려 있을 거외다.”
그렇게 핀포인트인 이야기가 실린 잡지가 있을 리도 없거니와, 설사 있다한들 보통의 여고생은 잡지 따위 읽지 않는다. 그리 픽 쏘아붙여주고 싶었지만 이내 기운이 빠져 그만두었다. 스스로를 묵시록의 사기사라 칭하는 녀석에게 무슨 말이 통하겠나.
“그래서 갑자기 무슨 일이야? 데이트라도 하나 보지?”
평소엔 역병의 이상한 말투와 괴상한 정신세계 때문에 깨닫지 못하지만, 그를 제한다면 이만한 미소녀가 또 없다. 본인이 원한다면야 남녀를 가리지 않고 누구든 채갈 수 있으리라.
내 말에 역병은 눈을 게슴츠레 뜨고는 기분 나쁘게 웃었다.
“호오, 왜 그리 불퉁한 표정을 짓고 계시오? 혹시 질투라도 하는거요?”
“헛소리를, 누가 너 따위를 질투한다더냐.”
터무니없는 말에 참지 못하고 픽 쏘아붙이고 만다. 허나 역병은 조금도 기죽은 기색 없이 생글생글 웃을 따름이었다.
“흐흥, 그러면 됐수다. 실은 저번에 우연 양과 진솔 양에게서 부탁을 받아서 말이지요. 데이트 장소를 추천해달라지 뭡니까. 그래서 일단은 선생께 여쭤본 거외다.”
‘일단’ 물어봤다는 게 무슨 뜻이냐. 놈을 노려보고는 속으로 납득했다. 우연과 진솔─즉, 천우연과 유진솔을 말하는 것이리라.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지마는, 그 둘은 연인이 된 이후로 실컷 자랑을 해오곤 했다. 아마 이번 일도 부탁을 가장한 염장질이리라.
그렇게 홀로 고개를 주억이고 있자 역병이 피식 웃더니 이내 말했다.
“아니, 그런데 생각해보니 선생께는 무리한 질문이었지요. 괜찮습니다.”
“뭐?”
아닌 게 아니라 역병의 그 말이 실로 옳았다. 연애경험의 유무에 대해서는 묵비하겠지만, 역병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한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순순히 인정하기에는 너무도 분해서
“흥, 그따위 걸 누가 모를 것 같으냐. 요즘 여고생들이라면 다들 알고 있는 것을!”
하고 허세를 부렸다. 역병은 실실 웃을 뿐이었다.
“그러면 선생의 고견을 들려주시지요. 경청하겠수외다.”
“으음…….”
허나 홧김에 내뱉은 말이 바로 떠오를 리도 없다. 빈약한 연애경험은 제쳐두고 지금껏 본 수많은 창작물에 의지해 기억 속을 뒤졌다. 그 중 하나가 문득 입술 새로 새어나왔다.
“수, 수족관…….”
“호오.”
그러고는 당분간 말이 없었다. 마치 채점당하는 기분에 조금 움츠려들었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제기, 내가 꿇릴 일이 무어가 있는가. 오히려 질문에 도움을 주었으니 감사를 받아 마땅하다. 고개를 퍼뜩 들어 놈을 노려보았다.
역병은 어쩐지 만족스러운 듯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수족관, 수족관이라…….”
“뭐, 뭐 어쨌다는 거야.”
“아니, 수족관이라……. 역시 그렇지요?”
뭐가 역시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녀석의 속을 알 수가 없어 노려보고 있자니 역병이 슬쩍 손을 내밀었다. 손바닥 위에 표 두 장이 놓여있었다.
“마침 여기 수족관 티켓이 둘 생겨서 그런데 말이요. 진솔 양과 우연 양을 위해 사전답사를 가지 않겠수?”
하아.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 참 비비 꼬인 초대로군. 내가 할 말은 하나뿐이었다.
“바보같으니, 누가 너와 함께 가준다더냐.”
***
“선생, 여기외다!”
그 주말, 나는 역 앞에 서있었다. 아무래도 공짜표를 버리기에는 아까웠던지라, 주말의 안락한 늦잠과 공짜표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한 끝에 후자를 선택한 것이다.
나와 역병은 언제 왔느니 오늘 옷차림이 어떻다느니 하는 일련의 교환을 생략하고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그래서, 수족관은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어디 멀리 나가야해?”
“아니, 전철을 탈 필요도 없지요. 여기서 걸어서 10분 거리외다.”
이 주변에 수족관이 있던가? 의아했지만 잠자코 역병의 뒤를 따랐다. 녀석은 대로변에서 점차 멀어져 으슥한 골목길로 들어갔다. 어째 주변 풍경이 눈에 익었다. 이곳은──.
“어서 오십쇼. 글도깨비의 수족관에!”
지긋지긋한 글도깨비의 면상이 우리를 반겼다. 어째 눈에 익다 싶더니만 글도깨비의 아지트였던 것이다. 잔뜩 화가 나 역병을 노려보았다.
“아니, 기껏 온다는 게 저 글도깨비 놈의 소굴이란 말이야?”
“선생, 진정하시구려. 정말로 수족관이요. 저기 입구가 있지 않수.”
“예, 예. 그렇습죠. 기사님께서 거짓말을 한 게 아닙니다.”
글도깨비까지 거드는 통에 속는 셈 치고 입구를 지났다. 만약 별 볼일 없다면 한 대 쥐어박아줄 심산이었다.
헌데 이게 웬 말인가! 입구의 안은 실로 수족관이 틀림없었다. 커다란 통유리가 물을 담은 채 사방을 감쌌고 그 사이로 수많은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었다. 이는 틀림없는 수족관이었다!
잠시 감탄하고 있자니 문득 의문이 들었다. 아니 글도깨비에게 웬 수족관이란 말인가. 그 의문을 눈치 챘는지 글도깨비가 손을 비비며 말했다.
“헤헤, 그게 말입죠. 원래는 선생님께서 짐작하듯 글을 잔뜩 모아둔 도서전시관이었지요. 아, 물론 판매용이 아닌 개인 소장용 말입니다. 헌데 요즘 듣자하니 수족관이 그리 호황이라지 뭡니까. 그래서 부랴부랴 업종을 변경한 거지요.”
“그러면 책들을 다 팔아 치우고 물고기를 산 거야?”
“그건 아니고……. 자 보십쇼. 저기 물고기들 말입니다. 실은 글입니다요. 수족관으로 리모델링을 했더니 돈이 없지 뭡니까.”
그 말에 깜짝 놀라 자세히 들여다보니 정말로 물속을 헤엄치던 그것은 물고기가 아니라 글자뭉치였다. 과연 글도깨비답다면 다운 일이었다.
“어때, 선생께서도 이젠 납득하셨소?”
“뭐어…….”
사실 헤엄치는게 생선이든 글이든 알 바 아니긴 했다. 공짜표를 버리느니 아까워서 온 것인데 그 대상이 뭔지는 별로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글도깨비의 안내를 받아 입장하니 한구석에 까치 한 마리가 있었다.
“아, 소개합죠. 글가마귀라고 합니다. 이곳의 관리인 같은 거지요.”
“글가마귀?”
“아아, 예. 까마귀의 한 종류입니다. 근데 스스로를 까치라고 생각하는 이상한 녀석ᅟᅵᆸ죠. 신경쓰시지 않아도괜찮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까치가 구석에 앉아있으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스스로를 까치로 분한 까마귀라면 더욱. 역병이 신경쓰지 말라는 듯 어깨를 툭 쳤다.
“하하, 선생도 참 예민하시구려. 저런 까마귀따위 신경일랑 쓰지 마시오. 어차피 저 치가 하는 일이라고는──.”
“까악, 녀석ᅟᅵᆸ죠 -> 녀석입죠. 않아도괜찮습니다 -> 않아도 괜찮습니다. 까악.”
“하고 맞춤법 교정하는 것뿐이외다.”
그 말을 듣고 보니 확실히 무해해보이긴 했다. 나도 그만 신경을 끄고 발을 내딛었다. 어디서부터 볼지 잠시 고민하고 있자니 글도깨비가 끼어들었다.
“헤헤, 기사님과 선생님께서 오셨는데 제가 가만히 있을 수야 없지요.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리 말하고는 앞장서 걸어가기 시작한다. 거절할 수도 없어 역병과 마주보고는 키득대고 뒤를 따랐다.
수족관 안은 형형색색의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었다. 한 마리 커다란 가오리같은 녀석이 있는가 하면 모든 마디가 색이 다른 장어같은 녀석도 있었다. 어렴풋이 보이는 글자들이 글자뭉치라는 사실을 떠올리게끔 했다.
“저기 기다란 놈이 보이십니까? 예, 거기 머리가슴배꼬리 모두 색이 다른 그 녀석 말입니다. 그녀석으로 말할 것 같으면 여러 작가가 릴레이 소설을 쓴 것으로 한 놈이 아닙죠. 한 번에 태어날 때 열댓마리씩 태어나 벌써 여덟 번째 새끼를 쳤지요.”
글도깨비는 신나서 떠들어대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소장품을 보인 경험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하기사 누가 글도깨비의 도서전시관에 왔었겠나. 수족관으로 바뀌기 전에도 손님은 없었으리라.
“아, 저기 저 짧은 녀석은 단 한 시간만에 써낸 엽편들이지요. 사실은 옆 동네 녀석들인데 겨우 몇 마리 얻어왔지 뭡니까. 그리고 저 녀석은 백합향이 나는 물고기, 아니 글입죠. 많지는 않은데 그 향이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호평이 자자하지요.”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니며 글도깨비의 얘기를 듣다보니 점차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세상 그 누가 글도깨비의 이야기를 듣고 하품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슬쩍 역병을 보니 언제나와 같은 싱글벙글한 표정이었다.
“아 참, 저건 참 특이하게 생겼지요? 저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성기」라는 녀석인데, 그게 참…….”
글도깨비의 말은 점차 성희롱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니, 저건 성희롱이 아닌가. 그냥 도슨트일지라도 별로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무엇보다 우리는 천우연과 유진솔의 데이트 사전답사를 위해 온 것이 아닌가. 모르긴 몰라도 데이트 중에 옆에서 도깨비가 나불대고 있다면 퍽 유쾌하진 않으리라. 잘은 몰라도 연인과 단 둘만이 있고 싶어 하지 않겠는가. 이런 손님도 없이 한적한 수족관이라면 더더욱 그럴 터다.
“저기 저건 「논-폴리우레탄」이란 녀석입니다. 자주 제 몸을 갈아끼우는 특별한 녀석이죠. 그리고 저 녀석은…….”
후학을 위해 둘만이 있으려면 어쩔 수 없이 글도깨비 녀석을 치워야하는데 이놈은 도통 떨어질 기색이 없다. 그렇다고 지금부터 둘만 돌아볼 테니 저리 떨어지라고 하면 그것 또한 멋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글도깨비의 말을 한 귀로 흘리며 곰곰이 생각하다보니 문득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옳지! 그야말로 완벽한 작전이었다.
“이 곳에 제일 많은 놈들은 제 성별을 바꾸는 녀석들이지요. 매번 바꾸는데 보통 한 번 바꾸면 돌아가지를 않──.”
나는 신나서 떠드는 글도깨비의 어깨를 툭 쳤다. 녀석이 돌아보기에 준비했던 대사를 던졌다.
“아니, 저기서 봤던 그……, 네네기미? 인가 하는 녀석이 좀 시름시름 해보이던걸. 어디 아프기라도 한 게 아닌가 싶어서 말이지.”
“예? 아니, 그럴 리가 없는데……. 아니, 그래도 진짜로 아프면…….”
놈은 잠시 중얼거리더니 이내 “잠시 자리를 비우겠습니다.” 하고는 서둘러 달려갔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역병의 손을 잡아끌고 잽싸게 자리를 옮겼다. 놈이 찾지 못하게 멀리 떨어질 심산이었다.
나와 글도깨비의 대화를 잠자코 지켜보던 역병은 내게 끌려가며 피식 웃었다. 그러더니 이내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다.
“뭐가 그리 우습단 말이야.”
눈물이 맺힐 정도로 신나게 웃는 녀석을 끌고 가며 픽 쏘아붙였다. 역병은 웃음이 그치지 않는 듯 한참을 웃고서야 겨우 입을 열었다.
“흐, 흐흐. 아니, 그야, 한참동안이나 생각하고 계시더니만 기껏 생각해낸 게 그거라니, 웃지 않을 수가 없지요. 그냥 둘이 돌아본다고 말하면 될 것을. 흐, 흐하하.”
“시, 시끄러워.”
녀석이 잔뜩 웃는 통에 저도 모르게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글도깨비와 어느 정도 거리가 멀어진 것 같아 손을 놓았다. 역병은 그제야 웃음을 그치고는 놓았던 손을 다시 잡았다.
“자, 선생이 원하시던대로 둘이서 걸어볼까요?”
물론 후학을 위해서라고 대꾸해주었다.
그 뒤의 자질구레한 일들은 구태여 적진 않겠다. 아무래도 좋은 사소한 일들을 적기에는 지면이 아깝지 않은가. 많아야 두 사람 정도만 알면 충분한 일이다. 다만 한 가지 일만큼은 적지 않을 수가 없다.
한참을 놀고 폐관시간이 가까워졌을 때였다. 글도깨비도 우리를 찾지 못했는지 아니면 제 할 일을 하는지 오지 않은 터라 벤치에 앉아 느긋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역병이 내 뒤를 가리켰다.
“선생, 저기 좀 보시오. 저기 물고기 말인데 좀 이상하지 않수?”
그 말에 뒤를 돌아보니 웬 물고기 한 무리가 떼를 지어 뭉쳐있었다. 역병의 말마따나 뭔가 이상했다. 자세히 보니 놈들은 우리를 향해있었다. 아니,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눈이 없는 글자뭉치임에도 우리를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저 녀석들은…….”
“아까 도깨비 녀석이 죄 시리즈인가 뭔가 하고 말했지요.”
별 볼일 없는 녀석들이라는 게 글도깨비의 설명이었다. 헌데 녀석들은 한 데 뭉쳐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것이 맘에 들지 않아 중지를 쳐들어주었다. 어딜 건방지게 활자 따위가 인간님을 노려본단 말인가.
쿵!
“우왓!”
그와 동시에 놈들은 한 데 뭉치더니 수족관 유리에 들이 박았다.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니, 놈들은 다시 한 번 유리에 몸을 들이 박았다. 놈들은 몇 번이고 반복하는 게 아닌가. 황망히 놈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역병이 다시 말을 걸어왔다.
“선생, 저기……금이 가지 않았소?”
그 말에 기겁하여 유리를 자세히 보니 미세한 실금이 나 있었다. 그리고 그 금은 물고기가 들이박을 때마다 점차 그 모습을 분명히 했다. 순간 뇌리에 불길한 미래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쿵!
“달려!”
놈들이 다시 한 번 박음과 동시에 우리는 부리나케 달려 출구로 향했다. 그때만큼은 역병도 당황한 듯한 표정이었다.
“기사님. 이제 돌아가십니까?”
글도깨비의 말에 대답할 겨를도 없이 우리는 문을 박차고 튀어나왔다. 그 뒤로도 안심하지 못하고 역까지 달렸다. 그 뒤는 기진맥진하여 아무 말도 없이 헤어지고 말았다. 우리의 데이트 사전답사는 그렇게 허무하게 끝을 맞았다.
***
“들으셨소? 그 수족관 쫄딱 망했다지 뭡니까.”
역병의 말에 따르면 망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손님이 찾지 않아 망했다는 말도 있고, 책벌레에 글이 잡아먹혀 망했다는 말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여고생 둘이 수족관을 박살냈다는 이야기 또한 있다고 했다.
“그것 참……, 신기한 일이로군.”
“그렇지요. 세상은 참 신기한 일이 많아요. 그래서 말인데…….”
역병이 품속에서 슬쩍 티켓 두 장을 꺼내들었다.
“박물관 표가 둘 생겼는데 가시지 않으렵니까? 물론 데이트 사전답사이지요.”
나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바보같으니, 누가 너와 가준다더냐.”
http://fangal.org/index.php?mid=freenovel&document_srl=667110
소재) 판갈
또엠브리오용돈대회구나 - dc App
젠장그에게역병은대체뭐냐
역병 시리즈 써달랬더니 진짜 써줬네
왜또역병임
판갤러가쓴잘쓴글보면우울해지는병 <- 또도지는중..
암튼잼네 약간다다미넉장반스멜도!
엠브리오는 글먹을 해라
젠장, 또 엠브리오 용돈컵이 되어버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