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런 글을 쓰게 된 계기는
1부를 다 보고나서 점술가 경로라는 경로는 도대체 어떤 경로인가? 라는 걸 좀 정리해야 한다고 느꼈고
그런 점에서 점술가 경로의 두 가지 대표적인 의문점을 분석해보게 됐음.
첫째가 자라투가 말한 '운명은 점술가 경로의 주요 특징이 아니다'라는거고
두번째는 고레벨로 갈수록 점술가 능력이 뜬금없어진다는거임. 운명이 점술가 능력이 아닌건 알겠는데 '역사속 인물 소환' '기적 실현' 이건 그 전의 능력이랑 너무 연관이 없는 거 아니냐? 라는 의문임.
우선 첫번째 의문부터 살펴보겠음.
자라투의 말처럼 정말 운명은 점술가 경로의 본질이랑은 크게 상관없을까?
나는 일단 그건 아니라고 생각함. 그러기에는 경로의 전체적인 연기법과 승급 의식에서 운명이 너무 강조됨.
서열 9인 점술가의 연기법부터 '운명을 엿보되, 운명에 대한 경외심을 유지하라'고
서열 8인 어릿광대는 그 유명한 우팅구 씬에서 깨닫게 된 '비록 운명을 알 수 있더라도 그걸 바꿀 수는 없으니, 웃는 얼굴로 모든 슬픔과 고통을 감춰라' 라는 연기법이 있다는 것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운명에 대한 해석이란 점술가 경로의 아주 큰 본질임. 심지어 바보 승급의식조차 '운명을 속이는 것'임.
그렇기 때문에 자라투의 말은 본질적으로 틀렸다고 말할 수 있지만, 반대로 정말로 자라투의 해석이 틀리기만 한 건 아님.
점술가 경로의 본질은 '운명을 보는 것'이지 '바꾸는 것'이 아니기 때문임. 그렇기 때문에 '진짜로 운명을 바꾸는' 경로(괴물)가 버젓이 있는 세계관이니, 운명을 다루는 것 자체가 점술가 경로의 본질은 아니라는거임. 점술가는 운명을 '보기만 할 뿐'이기 때문에.
그렇다면 그 점술가 경로가 운명을 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그건 서열 5인 인형술사에서 명백하게 밝혀짐.
인형술사가 되는 순간, 클레인에게 보이는 것은 '저 멀리 하늘에서 내려온 실(영체의 선)에 모든 인간이 묶인, 모두가 사실은 꼭두각시'라는 진실이었음.
물론 독자가 그 영체의 선으로 '남을 조종한다'라는 행위에 집중하기 쉽지만, 인형술사라는 경로의 본질은 '모든 사람은 누군가의 꼭두각시다'라는 세계관 해석임.
인형술사 본인조차 영체의 선이 존재하는, 꼭두각시 예비군일 뿐이라는 점에서, 이 경로의 본질이 '남들을 인형처럼 조작'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음.
오히려 반대로, 인형술사의 꼭두각시 능력은 '모든 사람은 누군가에게 조작당하는 인형일 뿐'인 세계의 진실을 목격한 인형술사가, '그 시스템의 조작 권한을 일부분만 탈취'한 상황에 가까움.
그럼 도대체 이 모든 사람들을 조종하는 게 누구냐? 라는 의문이 생기는데
나는 그게 바로 '운명'이라고 말하고 싶음.
이건 서열 1 신비의 시종의 승급 의식에서 명확하게 표현됨.
서열 1의 승급의식은 '꼭두각시로만 구성된 마을을 만들고 모든 꼭두각시에 대한 운명의 궤적을 설계할 것'임.
이런 관점에서 본 운명이란 '어떤 사람 개개인이 독립적으로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개별로 한 모든 행동들이 집합체가 되어 생기는 궤적'이라는 거임.
즉 불교의 연기법에서 말하는 '모든 현상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인연에 의해 필연적으로 생겨난다'라는 결론과 똑같음.
이런 운명론적 관점에서 인형술사의 능력을 다시 보면, '우리 모두를 조종하는 실'은, 어떤 개인이 조종하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의 행동이 서로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임.
즉 모든 사람들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결국 거대한 운명이라는 시스템이 되므로, 운명을 조종하는 어떤 명백한 악당이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결코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즉 무슨 짓을 해도 운명이라는 비극에서 도망칠 수 없다라는 결정론적 세계관이라는거임. 왜? 이 운명은 누구 개인의 의지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오늘 먹을 아침밥 메뉴조차 사실은 내 자유의지가 아니고, 나의 가정 환경이나 유전적 요인, 경제적 환경이 이미 '결정'해버렸다는 뜻임.
이런 결정론적인 세계관에서 바라보면, 아까 말한 두 번째 의문점을 포함한, 점술가 경로의 다른 의문점까지 해결됨.
첫째로, 고서열의 뜬금없는 능력을 설명할 수 있게 됨.
1) 고대 학자의 경우, 갑자기 '역사'라는 키워드에 매몰되는 건, 이런 결정론적 세계관에서, 개개인의 행동은 현재의 의지가 아니라, 과거의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결정된 일이기 때문임.
내가 성장하면서 어떤 이상형을 갖게 되는지, 어떤 취미를 갖고 어떤 직업을 갖게 되는지, 이런건 현재의 내가 주도적으로 정한 게 아니라,
과거의 수많은 사람들의 행동 속에서 생겨난 역사적 맥락에 의해 이미 결정되어버린 사실이라는 거임.
그래서 점술가 경로는 운명에 대한 해석을 깊게 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역사'라는 주제를 깊이 건드릴 수 밖에 없음.
2) '기적술사'의 경우, 이 '기적'이라는 것의 의미가 명확해짐.
점술가는 '사람들은 운명 자체가 벗어날 수 없는 거대한 비극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그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적을 소망한다' 라는게 이 서열의 의미임.
그렇기 때문에 '(운명을 바꾸는 기적을 바라는)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준다'라는 게 기적술사의 연기법임.
3) 이게 하이라이트인데. 서열 0 '바보'의 의미가 명확해짐.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다른 어떤 경로보다도 운명이 벗어날 수 없는 비극임을 뼈저리게 알고 있음에도, 그 운명의 비극에서 벗어나는 기적을 소망하기 때문에 그는 '바보(Fool)'인거임.
그리고 그 방법은, '세계를 속이는(Fooling)' 거고.
그게 비논리적인 소망이기 때문에 바보는 '사람들의 논리력,사고력을 떨어뜨리는' 능력이 필요한 거고, 그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거임.
그리고 그 방법은 '궤법사' 연기법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음. 자기 능력을 통해 '기괴하고, 공포스러운'장면을 연출해, 사람들의 '논리적인 사고과정'자체를 멈춰버리는 거임.
그게 선행되고 나면 '비논리적인 결말'로 사람들을 이끌 수 있음. 그리고 그게 바보 서열의 목표임. 논리적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운명이라는 감옥에서, 비논리적인 탈출구(기적)을 제공하는 것.
둘째로,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점술가 경로의 특징인 '서열 9~6까지의 능력은 중구난방이다가, 서열 5에서 통합되면서 갑자기 강해진다'라는 점이 설명됨.
서열 9 점술가 - '운명을 엿보되, 그것을 무리하게 바꾸려고 하지 말라. 운명에 대한 경외심을 유지하라.'
서열 8 어릿광대 - '내가 운명이라는 거대한 무대의 어릿광대일 뿐임을 깨닫더라도, 가면을 쓰고 슬픔을 감춰라'
서열 7 마술사 - '불가능에 도전하라. 운명이란 비극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알더라도, 그걸 속임수로라도 달성하려고 해라'
서열 6 무면인 - '운명이란, 한 개인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얼굴 없는(Faceless) 수 많은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리고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라는 비극은, 나 혼자 겪는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겪는 현상이다.'
서열 9~7까지 점술가는 '나 개인에게 닥친 운명이라는 비극'에 집중함. 서열 9는 운명이라는 비극을 엿보고, 서열 8은 그걸 체험하고, 서열 7은 그걸 극복하려고 함.
서열 6에서 그 모든 비극이 남들에게도 똑같이 닥친다는 것을 깨달음.
그렇기에 결론적으로
서열 5 인형술사 - '모든 사람은 운명에 의해 조종되는 꼭두각시일 뿐'
이라는 잔혹한 진실에 도달할 수 있고, 그 진실을 깨달음과 동시에 모든 능력이 통합되며 강화되는 거임.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런 해석은 클레인의 작중 행적과 인간 찬가적인 이 작품의 주제와 일치함. 애초에 커틀피쉬가 주인공 경로니만큼 그렇게 짰을 거고.
그리고 이런 결정론적 운명론을 받아들였을 때, 작중의 '영계'나 '회색 안개' '신비의 제왕 서열'의 의미도 명확해짐.
먼저 '신비의 제왕' 서열을 살펴보겠음.
신비의 제왕은 도제+약탈자+점술가인데, 왜 이 세 경로가 신비를 상징하게 된 걸까?
첫째로 도제(공간) + 약탈자(시간) = 결정론적 운명 그 자체임
물리학의 '라플라스의 악마'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건 '모든 입자의 위치(공간적인 물리량)와 운동량(시간적인 물리량)을 알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 존재(라플라스의 악마)는 모든 과거, 현재, 미래를 계산할 수 있다.' 라는 개념임.
즉 모든 공간을 조종하는 도제 경로의 서열 0과 모든 시간을 조종하는 약탈자 경로의 서열 0이 혼합되면 '모든 운명을 이미 알고 있는' 라플라스의 악마가 되어 결정론적 세계관을 완성시킬 수 있음.
그렇다면 영계라는 공간의 의미도 명확해짐. 영계는 모든 정보의 흐름이 과거, 현재, 미래를 구분하지 않고 뒤섞여 있는데, 이는 라플라스의 악마의 능력과 일치함. 즉 영계란 '정보의 집합체'임. 그렇기 때문에 이 모든 정보를 조종할 수 있는 신비의 제왕이 '영계의 지배자'인 이유임.
그럼 여기에 점술가 서열이 합쳐지면 어떨까?
점술가 서열, 그리고 서열 0 바보의 힘은 바로 '변화'와 '우롱'이고, 그것을 통해 '결정된 운명을 속인다'라는 부분임. 즉 '공간' '시간' 중 하나를 관측하지 못하게 하거나 속여서, 라플라스의 악마의 눈에서 가리는 힘임. 그렇기 때문에 공간 도약도 가능하고, 과거의 인물도 현재에 소환할 수 있음.
그리고 이게 '회색 안개'의 본질임.
만약 바보라는 경로가 없이, 영계가 단순한 정보의 집합체였다면 어떤 마법도, 기적도 존재할 수 없었을 거임. 세상의 모든 일은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하지만 신비의 제왕은 바보의 '변화'와 '은폐'의 힘이 있기 때문에, '회색 안개'로 정보를 가림(Mystery)으로써 세상에 '기적'이 존재할 수 있는 틈을 만듬.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는 '신비'와 '기적'이 존재함.
그래서 이 작품에서의 '신비'와 '신비의 제왕'의 해석 또한 명백해짐.
기존의 신비의 제왕인 천존이 해석하는 '신비'와 '신비의 제왕'이란 어떤 것도 알 수 없는 미지(Mystery)의 공포, 크툴루적 공포로서의 '신비'와, 운명과 역사를 마음대로 지배하는 초월자로서 그 공포를 지배하는 '신비의 제왕'이라는 의미라면,
클레인에게 '신비(Mystery)'란, '알 수 없는 미지'란, 완벽하게 정해진 운명 속에 여백을 남김으로서, '알 수 없는 미래'라는 한줄기 기적(변화)을 바라는 마음이고, 신비의 제왕은 '그 모든 소원을 이루어주는 자'인거임.
즉 천존과 상제 같은 절대자들이 짠 '완벽한 함정'에서, 기적을 바라는 마지막 '인간성'을 통해 저항하는 결말의 서사가 이 경로의 의미 그 자체인거임.
그리고 이렇게 '점술가 경로는 왜 운명이 주요 특성이 아닌가' 라는 의문에 대해, 점술가의 세계관이 '결정론적 운명'이라는 해석을 확립한 순간 '진짜 운명 경로'인 괴물 경로의 정체도 해석할 수 있게 됨.
그럼 '진짜 운명 경로'인 괴물 경로의 능력을 먼저 살펴보겠음.
작중에서 괴물 경로의 능력자들이 나온걸 정리해보면
서열 9(괴물) : 다른 경로는 보지 못하는 특별한 것, 혹은 미래의 사건을 봄
서열 7(행운아) : 자기의 운이 좋아짐
서열 5(승리자): 내 행운을 축적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쏟아낼 수 있게 됨
서열 4(액운술사) : 남의 운을 조종할 수 있음
서열 2(선각자) : 미래를 볼 수 있음
서열 1(수은의 뱀) : 윤회전생이 가능함, 사건을 재시작해서 초기화할수있음, 운명의 반복 속에 사람을 가둘 수 있음
인데, 능력이 통일성이 없고 굉장히 중구난방하다는걸 알수있음
서열 7,5,4만 보면 역시 '운명'이라는건 행운을 의미하는 건가??싶지만
서열 9,2,1의 능력은 단순 행운이랑은 별 상관없는 특이한 능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음. 미래를 본다던지, 사건을 초기화한다던지.
그리고 이 '행운'과 '운명'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연결하는 힌트가 바로 이 경로의 유일성인 '확률 주사위'임.
확률 주사위는
1. 주변 사람에게 행운이나 불운을 랜덤하게 부여함
2. 봉인이 풀린채로 계속 놔두면 전 세계를 확률의 집합으로 만들어버림
이라는 두가지 능력이 묘사됐는데
일단 주사위의 이름과 능력에서 이 운명 경로의 '행운'관련 능력의 본질은 '확률을 조작하는 것'이라는걸 알 수 있음.
즉 운이 좋아진다->좋은 일이 일어날 확률을 높인다
운이 나빠진다->나쁜 일이 일어날 확률을 높인다
라는거임
그리고 이건 한두 사람의 행운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봉인 안하고 놔두면 '전 세계'의 모든 사건을 확률로서 나타내고 그 확률을 조작할 수 있게 됨.
즉, 괴물 경로에서 바라보는 운명이란 '모든 사건이 확률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태'이고, 일어날 수 있는 사건 중에 '내가 원하는 사건의 확률을 올린다'라는게 운명 조작의 본질이라는 것을 알수있음.
그리고 이 설명은 '현실은 고정된 게 아니라 모든 사건이 일어날 확률이 존재한다'라는 양자역학의 설명과 일치함
즉 고전 물리학(라플라스의 악마)으로 표현되는 점술가 경로 vs 현대 물리학(양자역학)으로 표현되는 괴물 경로의 운명론 해석이 대비된다는 거임.
그런데 이 양자역학에서도 두 가지 해석이 갈리는데
간단히 예를 들자면
내가 동전을 떨어뜨렸고, 그게 앞면인걸 관찰했다고 했을떄
'세계는 앞면일 가능성과 뒷면일 가능성이 중첩되어 있는데, 앞면인 세계만 남고, 뒷면인 세계는 사라진다'라는게 기존의 양자역학적 해석(코펜하겐 해석)임
반대로 그 순간 '동전이 앞면인 세계'와 '동전이 뒷면인 세계' 둘로 세계가 분리된다는게 다세계 해석이고.
그런데 코펜하겐 해석으로는 괴물 경로의 나머지 능력(윤회전생, 운명의 반복 등)이 해석이 안됨. 내가 어떤 세계를 관측하는 순간, 다른 가능성은 전부 사라지기 때문임. 그렇기 때문에 윤회해서 돌아갈 세계선이나, 반복할 세계선 같은게 존재하지 않음.
그러므로 우리는 '다세계 해석'을 채택할 거임.
즉 괴물 경로에서 바라보는 세계란, 일어날 수 있는 무수한 가능성의 세계로 쪼개져있고, 괴물 경로의 능력은 '내가 원하는 사건이 일어난 세계로 가는 것'이라는거임
내가 '동전이 뒷면인 사건'을 원한다면, 뒷면인 세계로 갈 확률을 올려서 그 세계로 진입하고, 그 결과 나는 원하는 사건이 일어나서 '운이 좋아진다'라는거임
따라서 단순히 '운이 좋아진다, 나빠진다'라는 능력을 거창하게 '운명을 조작한다'라고 표현하는 이유를 알 수 있게됨. 그렇기 때문에 서열 2나 서열 9가 '미래를 본다'라는 능력을 갖게 되는거고.
그런데 '윤회전생'과 '운명의 재시작'은 어떻게 쓰는건데?라는 의문이 해결되지 않았는데
여기서부터는 가설이 좀 필요함.
나는 괴물 경로의 세피로트인 '빛의 열쇠'란, 이미 한 운명(세계선)의 끝까지 도달한 사람 자체, 혹은 그 사람에게 주어지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음.
왜냐하면, 서열 0의 '운명의 수레바퀴'라는 표현과, 서열 1의 '수은의 뱀'이라는 표현 모두 '끝에서 다시 시작으로 돌아간다'라는것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임
(수은의 뱀은 머리가 꼬리를 물고있는 우로보로스를 뜻함)
최초의 수은의 뱀이 하나의 세계선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했기 때문에, 그 순간 다시 처음 시작지점으로 가서, 모든 세계선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권능(빛의 열쇠)를 얻게 됐다는 거임.
그리고 괴물 경로의 초월자들은 마법약을 통해 그 능력을 일부만 얻은 상태여서
서열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있는 세계선에서 가까운 세계선으로 이동'하는 능력을 얻게된거임
'가까운 세계선'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내가 말하는 '운명 조작'은 완전히 다세계 해석 기반은 아니고,
슈타인즈 게이트의 '세계선 이론'에 가까움.
시간은 멀리서 보면 거대한 하나의 강과 같고, 자세히 보면 무수히 갈라진 세계선이 있다는 이론임.
이 이론이 있어야 승리자 서열에서 '운의 에너지를 축적하면, 더 멀리 있는(더 운이 좋은)' 세계선으로 갈 수 있는 능력을 설명할 수 있음.
왜냐면 다세계 해석은 '갈라진 모든 세계가 똑같은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더 멀거나 더 가까운 세계선이 없음. 그래서 다세계 해석이 아니라 세계선 이론이 맞다고 생각함.
(2부를 초반부만 봤지만 숙명 경로가 '운명의 강'이라는 언급을 통해 이 세계선이라는 해석을 확정지었다고 들었음.)
아무튼 이런 설정을 받아들인다면
괴물 경로 고서열이 사용하는 능력은 전부 세계선을 되돌아가 '주사위를 다시 던지는 능력'이라는 걸 알 수 있음.
1. 윤회전생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는 '주사위 다시 던지기'임
2. 우로보로스가 사용한 '운명의 반복' 능력은, 어떤 세계선의 특정 구간을 '계속 재시작'시키는 능력이고
3. 윌 오셉틴이 클레인을 돕기 위해 사용한 '사건의 재시작'또한 이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음.
그리고 내가 이 설정을 지지하는 이유는 이게 '괴물 경로의 서열 0 승급 의식'또한 설명해주기 때문임
운명의 수레바퀴의 진신 승급 의식은 22개 경로중 유일하게 본인이 아무런 개입을 할 수 없는 순수 운빨 의식임
그런데 괴물 경로는 그 '운' 자체를 관장하는 경로임. 운을 관장하는 경로가 순전히 운에 모든걸 맡겨야 한다는게 굉장히 아이러니하지 않음??
나는 그 의식또한 '최초의 수은의 뱀' 가설을 도입하면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함
1) 최초의 세피로트가 한 세계선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모두 체험하고, 빛의 열쇠 능력을 얻었음.
2) 그리고 그 순간 '나머지 세계선'은 자동적으로 세피로트에 도달하지 못하는 오답이 됨
3) 그러므로 1번에서 묘사한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하게 진행이 가능한 세계선을 '정답 세계선'이라고 가정함
4) 수은의 뱀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자기가 '정답 세계선'에 있는지는 모름
5) 다만 진신 승급 조건이 채워지면(유일성을 갖고 있으면) 어렴풋이 자신이 정답 세계선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 타이밍을 주는것으로 보임
6) 수은의 뱀들의 목적은 이렇게 세계선을 계속 건너다니면서 정답 세계선을 찾고, 정답 세계선에 도착한 그 순간 승급 의식을 시도하는 거임
이런 방식으로 승급이 이뤄진다면, 윌 오셉틴이 묘사한 승급 의식이 운빨인 이유가 설명되고,
또 작중 괴물 경로의 초월자들이 가입한 생명학파의 '삼계 이론'또한 이런 설정을 지지함.
삼계 이론이란 세계가
1)현실세계
2)영계
3)절대 이성 세계 로 나뉜다는 이론인데
여기서 현실세계, 영계는 우리가 알고있는 그 현실세계와 영계가 맞고
마지막 '절대 이성 세계'는 '모든 것의 근원, 변하지 않는 진리, 완벽한 법칙만이 존재하는 세계'이고,
현실 세계는 이 '완벽한 세계'의 투영일 뿐이고, 괴물 경로 초월자는 이 '절대 이성 세계'에 도달해야 한다고 가르침.
나는 이 '절대 이성 세계에 도달'이라는 표현이야말로 '정답 세계선'의 다른 말이라고 생각함.
최초의 수은의 뱀이 도달한 '정답 세계선'에 도달해야만, 모든 운명을 통찰하고, 변하지 않는 진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임.
그런데 이러면 '괴물 경로'만이 너무 특별한 느낌이 들지 않음? 얘네는 뭔데 일개 경로 주제에 세계선을 뛰어넘는 이런 사기적인 힘을 쓰는 거임?
나는 그게 '괴물 경로' 자체의 특별함에 기인한다고 생각함. 이 경로만 유일하게 '괴물 경로'하나만 가지고 외신인 '빛의 열쇠'에 도달할 수 있는 '특별한 경로'임.
그리고 그게 되는 이유는 괴물 경로의 본질인 '확률론적 운명론'자체가 하나의 완결된 세계관과, 그걸 다루는 방법까지 제공하기 때문임.
반면에 '신비의 제왕'의 경우에는 적어도 시간+공간이라는 두 서열이 있어야 최소한 '결정론적 운명론'이라는 하나의 세계관을 제공할 수 있고, 그걸 다루는 '신비'라는 결과까지 제공하려면 '바보 경로'까지 포함해야 함.
하지만 '양자역학' 이라는 해석은 모든 사건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완전한 세계관과 그걸 조작하는 방법까지 같이 제공함. 그렇기 때문에 이 경로 하나만 혼자서 유일하게 세피로트를 제공할 수 있는거임.
또 이런 두 경로의 대조는 괴물 경로의 저급 서열들이 클레인을 쳐다보자마자 미치거나 눈에서 피를 흘리는 현상까지도 설명할 수 있음.
클레인과 회색 안개가 상징하는 '결정론적 운명'이라는 세계관 자체가 그들의 세계관을 부숴버리는 치명적인 유해인자이기 때문임.
괴물 경로가 영계의 주인을 쳐다보는 순간, 그들의 능력인 '확률을 계산하고, 사건의 확률을 조작하는'능력 자체가 박살나버림.
영계의 주인이 나타내는 세계관은 '모든 사건의 확률이 0%와 100%밖에 없는 완전한 결정론'이기 때문에.
그래서 아드미솔이 클레인을 보고 미쳐버린거고, 생명 학파 사람들은 클레인을 쳐다보지 않으려 하고, 수은의 뱀인 윌 오셉틴조차 회색 안개를 쳐다보지 않으려고 하는거임.
그리고 이 두 경로의 운명론이 어떤지를 알고 나면, 작중의 두 수은의 뱀들이 같은 운명 경로임에도 각자 '운명'이라는 걸 정반대 방식으로 해석해서, 아주 재미있는 베팅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걸 알 수 있음.
그 베팅이란, 원고 태양신(아담)편에 붙은 우로보로스와, 클레인 편에 붙은 윌 오셉틴은 각자 '정답 세계선'에 도달하려는 방법이 정 반대라는 거임.
우로보로스는 세피로트가 된 원고 태양신이라는 '전지전능한 신'이, 전지전능이라는 압도적인 힘으로 '정답 이외의 다른 모든 가능성을 지워버려서' 정답 세계선에 도달하려고 하고있음.
반면에 윌 오셉틴은 모든 가능성이 오답인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정답 가능성으로 옮길 수 있는 확률이 1%라도 존재할 수 있는,
세상이 닫힌 감옥(운명)이라도, 마지막으로 예상치 못한 탈출구(미래)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기적'을 제공하는 클레인에 베팅한거임.
그렇기 때문에 그의 상징물은 '종이학(소원)'이고, 그는 항상 미래가 정해지지 않은 어린아이 상태로 윤회전생하는거임. 반대로 우로보로스는 영원히 어른인 상태이고.
다시 말하면 우로보로스는 아버지가 상제가 되어 만들 '완벽한 세계'가 영원히 반복되기를 원하는 운명의 순환(Ouroboros)이고,
윌 오셉틴은 정해진 운명을 거부하고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자유의지(Will)을 상징함.
이런 관점에서 두 수은의 뱀 중에 누가 옳았을까? 누가 진짜 운명의 수레바퀴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2부를 보는것도 상당히 재미있을거라고 생각함.
키도도 신비의제왕봐라.
@민지 1부 다 봤슴.
그럼본문은어케생각함.
@민지 보니까 그럴싸한데. 이 세계의 운명이란 거 크툴루 신화적 의미도 있나.
ㅇㅇ 작중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과 법칙들이 크툴루 신화적 존재인 외신 천존 상제들이 이미 짜놓은 계획의 일부분이라는 크툴루적 호러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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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조각조각 얘기했던거에 뭐가엄청덧붙여졌네 대체 제미니랑 토론을얼마나한거야
아니 내용자체는옛날에생각해놨던건데 하나의 글로 정리하는걸도움받음
이거보고신비갤퍼갔다
@민지 직접올리삼.
아니본문에대해서어케생각하는데
@민지 이런거보면 1부시절 커틀피쉬는 진짜신이었는데 2부에서 무슨짓을했길래 민심이급하락한거지……
......
@민지 바보는 전에 자주얘기했던거고 괴물경로능력방식이나 서열0승급같은건 잼네…
아니근데 생명학파 삼계이론 <<< 진심기억도안나는데 이걸어케가져온거야
제미니가토론하다가뜬금없이가져옴 ㅋㅋ
신비갤에도올려잇!!!
아니민지? - dc App
좆되노 ㄹㅇ - dc App
신비추
ㅆㅂ 좀 봐라
캬 지렸다 역시 민지님
스포당할까봐 읽지는 않았습니다
신비추
안읽추
신 비추
이 사람 에이아이임?
민지 이런거 좋아하면 망각전야 해라
캬 민지님 개지리네 스포당할까봐 읽진않음
신비 후반부 대충넘기면서봤던거같은데 다시 보고싶어지네..(극찬)
신비 1부 재밋게 봐서 술술 읽히는
개재밌네
무슨신비의제왕이야 - dc App
와 진짜 해석 지린다 이거
개추개추
뭔데. 왜이렇게 덕성높은 리뷰인데
ㅅㅂ 이해가 쏙쏙 되잖아
민지님 고지능자였네
와 정성글 미쳤네
성인인증 뚫는 가장 확실한 방법? '트위터닷넷' 가면 됨 ㅋㅋㅋ
ㅆㅂ 커틀피쉬 신임? 괴물만 왜 혼자 경로 하난지 궁금하긴 했는데 진짜 퍼거적인 정보량이네
하지만 2부 망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