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끝나고, 2025년 판티대도 끝났습니다. 긴 말은 필요없겠죠. 아래는 감상평입니다.
1. 짭타쿠, 「친구가 ts하더니 후배컨셉으로 저를 매도하는데요?(이친구어떻게하죠????)」
나(선배)는 소설가를 꿈꾸었던 공대생입니다. 현재는 창작에 대한 열정이 식어 스스로를 '늙었다', '게으름뱅이'라고 자조하며 AI를 이용해 글을 쓰기도 하는 상태입니다.
나시현(후배)은 주인공의 친한 남자 친구였으나, 어느 날 갑자기 미소녀로 TS되었습니다. TS를 '회춘'이자 '축복'으로 여기며, 주인공을 '선배'라고 부르며 '메스가키' 후배 컨셉으로 놀려먹습니다.
시현은 TS 후 사회적으로는 실종 처리된 채 은둔하며, 유일하게 사정을 아는 주인공의 집에 드나듭니다. 그는 친구 사이였던 주인공에게 존댓말을 쓰고 '선배'라 부르며 상황극을 즐기지만, 주인공은 이를 어색해하고 질색합니다.
시현은 주인공의 글을 읽고 "배경 설정(하우더닛)이 날아가 있다"며 날카롭게 비평합니다. 주인공은 이를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부족한 기량과 게으름 탓이라며 괴로워합니다.
주인공은 과거 절박하게 글을 썼던 시절에 이미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이뤘다고 생각하며, 지금은 열정이 식어버린 '늙은 작가'라고 느낍니다. 최근에는 AI를 이용해 야설을 쓰며 현실과 타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시현은 자조하는 주인공에게 나름의 방식으로 위로를 건넵니다.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며 함께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읽는 내내 즐거웠지만 뚜렷한 기승전결이 없는 점은 아쉽습니다. 소설 작법에 대한 분량이 많은 점도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였습니다.
2. Bozi, 「자지 렌탈 기간」
3년 전 외계인과의 조약으로 인해 매년 하늘에서 남성들의 성기가 비처럼 쏟아지는 '자지비'가 내립니다. 성기가 제거된 남성들은 강제로 여자가 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자지비로 인해 여자가 된 주인공('아저씨')은 자신의 떨어진 성기를 주워 간 여중생 '박아영'을 발견합니다. 아영은 짝사랑하는 이성애자 여자 친구에게 어필하기 위해 남성의 성기가 필요하다며 소유권을 주장합니다. 결국 두 사람은 아영이 고백에 성공하면 성기를 가지고, 실패하면 주인공에게 돌려주기로 하는 기묘한 '자지 렌탈 계약'을 맺습니다.
연애 경험이 없는 주인공은 아영에게 "친구 손에 성기를 비벼라", "등하굣길에 밀착해라" 같은 엉터리 조언을 해주고, 이는 오히려 치한 취급을 받는 등 실패로 돌아갑니다. 결국 아영은 주인공의 말에 용기를 얻어 "내 자지에 부끄럽지 않은 고백"을 하겠다며 성기를 보여주면서 "널 좋아해!"라고 외치지만, 당연하게도 차이고 맙니다.
실연의 아픔으로 통곡하는 아영을 보며, 주인공은 아이가 성기에 집착하게 만든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낍니다. 주인공은 아영이 새로운 사랑을 찾을 때까지 성기를 빌려주겠다며 '렌탈 기간'을 연장해 주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주최자의 개인적인 취향을 저격한 좋은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TS된 아저씨 주인공보다는 후타나리 아영에게 포커스가 잡힌 구성인 점은 아쉬웠습니다. 좋은 작품 출품 감사합니다.
3. 극단의시대, 「제3황자 암살계획」
제국의 제3황자이자 마법사인 '루키우스 아카만치로'는 어느 날 아침, 성기가 사라지고 여자가 된 채로 암살자들의 습격을 받으며 깨어납니다. 동시에 그의 형이자 제국의회장인 '리히트'는 황제의 유고를 숨긴 채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마법사의 마법 사용을 금지합니다.
루키우스는 친구 '뤼비타'와 함께 북부군 사령관인 큰형 '아우렐리우스'를 찾아가 황제가 붕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루키우스는 이 모든 부조리를 해결하기 위해 단독으로 리히트가 있는 제국의회로 향합니다. 리히트는 마법사가 지배하는 세상을 끝내겠다며, 총을 꺼내 루키우스를 사살합니다.
루키우스의 죽음을 감지한 뤼비타는 대스승이자 첫째 누나인 '무사 아카만치로'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그러나 무사는 사실 이 모든 일을 꾸민 흑막이었습니다. 그녀는 '황가의 피를 이은 여자 마법사'의 육체가 필요해 루키우스의 성별을 바꾼 것이었습니다.
결국 무사는 의회장을 붕괴시키고, 루키우스의 시체에서 어둠의 짐승을 태어나게 만듭니다. 태어난 그림자는 리히트를 포함한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세상을 무로 되돌려버리며 소설은 막을 내립니다.
단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제국 헌법, 군사 배치, 마법 설정 등을 설명하는 데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초중반까지는 황위 계승을 둘러싼 정치/두뇌 싸움처럼 진행되다가, 갑자기 '누님(대스승)'이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등장해 세계를 무로 돌려버립니다.
서사를 쌓아올리다가 폭발엔딩을 낸 것 같은 허무함이 듭니다.
4. 양이, 「텅 빈 자유」
취업 실패와 가족의 무관심에 절망한 주인공 '민수'는 목을 매어 자살을 시도하지만, 남자가 아닌 여자의 몸으로 눈을 뜨게 됩니다. 이는 전국적으로 자살자들이 성별이 뒤바뀐 채 되살아나는 '소생 현상'의 일환이었습니다.
어머니와 동생 재민은 민수가 살아 돌아왔다는 사실보다, '소생자 가족'이라는 낙인이 찍혀 재민의 공무원 면접 등에 불이익이 생길까 봐 민수를 숨기기에 급급합니다. 이에 분노한 민수는 과거 집안 형편을 위해 서울대 합격을 포기했던 희생을 털어놓으며, 가족에게 자신이 짐일 뿐이었음을 확인하고 절망합니다.
결국 민수는 집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가족과 복잡한 감정이 섞인 마지막 인사를 나눕니다. 도시 외곽의 소생자 집결지인 폐공장에 도착한 주인공은 '민수'로서의 삶과 이름, 가족, 성별 등 모든 것을 잃었지만,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텅 빈 자유'를 느끼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다짐합니다.
주인공의 감정 변화를 설득력 있게 표현한 점이 좋았습니다.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이런 느낌을 의도한 거라면 훌륭하다고밖에는 평할 수 없겠군요. 다만 민수의 가족을 위한 희생이 다소 작위적인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좋은 작품 출품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승 축하드립니다.
5. 꼴루루쿠비, 「김서연은 남자로 돌아가야 한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주인공 '김서연'은 짝사랑하던 동아리 선배 '박유진'과의 데이트를 앞두고 갑자기 미소녀로 변해버립니다. 그는 3일 뒤에 있을 데이트를 위해 어떻게든 남자로 돌아가고자 결심합니다.
서연은 남성 호르몬이 많은 음식을 먹거나 운동을 시도하지만 실패합니다. 급기야 그는 남성기를 되찾기 위해 모기에 클리토리스를 물리게 하여 남성기처럼 부풀리겠다는 엽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깁니다.
결국 남자로 돌아가지 못한 채 데이트에 나선 서연은 유진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고백하지만, 레즈비언이 아닌 유진은 단칼에 거절합니다.
실연의 충격에 빠진 서연은 유진의 자취방으로 향하게 됩니다. 씻기 위해 옷을 벗은 서연의 몸을 살피던 유진은 모기에 물려 퉁퉁 부은 부위를 발견하고, 서연은 유진이 이를 걱정하며 만류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페티시에 눈을 뜨며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TS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서연이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벌이는 일들은 황당합니다. 그런데 재밌네요. 그 황당함이 좋은 양념이 된 것 같습니다. 좋은 작품 출품 감사합니다.
6. 미야코허벅지페로페로, 「패거리」
'영식'과 '형택'이라는 두 중년 남성이 모여 친구 '화인'에 대한 뒷담화를 나눕니다. 화인은 2년 전 아내가 죽은 뒤, 아내의 어릴 적 모습과 똑같은 미소녀로 성별이 변해버린(TS) 인물입니다.
형택은 친구 '영춘'이 화인과 바람이 나 이혼했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더 나아가 영춘뿐만 아니라 동네 친구인 홍찬, 용우, 그리고 형택 자신까지도 화인과 성관계를 맺었음을 자랑하듯 털어놓습니다. 그들은 화인이 먼저 유혹했다고 주장하며, 친구였던 화인을 어린 여자로만 대하는 비틀린 욕망을 드러냅니다.
대화 도중 형택에게 전화가 걸려옵니다. 전화를 건 영춘은 자신을 포함해 화인과 관계를 맺은 친구들이 모두 에이즈에 감염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합니다.
사색이 된 두 사내를 바라보며,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화자가 히죽 웃음짓는 것으로 소설은 끝납니다.
TS된 주인공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입니다. 그리고 부족한 설명과 대화가 대부분인 구성도 불친절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의 에이즈 감염과 화자가 화인이라는 사실을 암시하는 장면이 불쾌감이 큽니다. 「텅 빈 자유」에서 느꼈던 답답함과는 다른 종류의 감정입니다. 아마도 등장인물들의 조형 문제 때문에 그랬던 게 아닐까요?
7. 미야코허벅지페로페로, 「반혼향」
주인공 '아영'은 1년 전부터 고시원 단칸방에 틀어박혀 모기장과 모기향 연기 속에 파묻혀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입니다. 그는 사흘 전, 알 수 없는 이유로 남성에서 여성의 몸으로 변했습니다.
아영은 과거 대학 시절, 완벽해 보이는 후배 '무아'에게 열등감을 느꼈습니다. 그는 무아에게 자신의 열등함과 죽고 싶은 마음을 털어놓으며 위로를 바랐으나, 무아는 그가 사실은 자신을 사랑하며 열등감을 핑계로 도망치고 있을 뿐이라고 일갈합니다. 그 직후 무아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아영은 장례식장에서도 도망쳐버린 죄책감을 안고 있습니다.
방 안 가득한 모기향 연기 속에서 아영은 죽은 무아의 환청을 듣습니다. 자신의 바뀐 몸과 상황을 곱씹던 그는 꺼진 스마트폰 액정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확인합니다. 그곳에는 자신이 아닌, 죽은 '무아'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변한 모습이 곧 죽은 무아라는 사실을 깨달은 아영은 "죽은 건 돌려보내야 한다"며 비명을 지릅니다. 결국 그는 모기장 안에서 스스로 목을 매어 생을 마감합니다. 소설은 이를 '반혼향' 설화와 연결 지으며 끝납니다.
열등감, 동경, 상실 같은, 인간의 깊은 곳에 있는 민감한 속살을 파고듭니다. 모기장과 모기향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완벽하게 구축했습니다. 마지막에 남는 여운이 아주 좋았습니다. 다만 「패거리」에서와 정반대되는 이유에서 불친절함을 느꼈습니다. 주인공의 심리를 지나치게 짙게 묘사한 느낌이 강합니다. 좋은 작품 출품 감사합니다.
2025년 판티대의 우승작은 양이 님의 「텅 빈 자유」입니다. 양이 님은 gozaus@naver.com 으로 저자가 맞다는 인증과 우승 상금 5만원을 전달받을 계좌를 알려 주시면 되겠습니다.
많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어지자지추.
AI 추천보다 정확한 인간들의 욕망 랭킹 ㅋㅋㅋ -> 트위터 . 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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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콘무리 어때서! 내 콘무리 어때서! 네가 멀 알아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오늘 ㅠㅠ 히륵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