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온도계로도 감히 측정할 수 없는, 섭씨 6974도의 뜨거운 열기가 대지를 달구는 톤요일의 아침이었다. 일반적인 사회의 상식으로라면 1월 14일은 한겨울의 동장군이 기승을 부릴 시기였으나, 이곳 포항해병특별시에서는 계절 따위는 기열 민간인들이나 따지는 나약한 개념에 불과했다. 오로지 오도해병들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 ‘개씹썅똥구릉내’, 즉 해병 산소만이 이 도시의 기후를 결정짓는 유일한 척도였기 때문이다.
“악! 악! 악! 우리는! 무적의! 해병대!”
연병장을 뒤흔드는 우렁찬 함성이 고막을 찢어발길 듯 울려 퍼졌다. 붉은 각개빤쓰 한 장만을 걸친 아쎄이들의 행렬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들의 피부는 구릿빛을 넘어 검붉게 타올랐고, 흐르는 땀방울은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증발하여 또다시 대기의 습도를 올리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이것은 구보가 아니었다. 지구의 자전 속도를 발바닥의 마찰력으로 조절하여 시간을 통제하려는 해병대만의 신성한 의식이었다.
그 선두에는 인간의 범주를 아득히 벗어난 거구, 레헤 하사가 서 있었다. 2미터가 넘는 거대한 육체는 마치 붉은색 고무찰흙을 뭉쳐놓은 듯 기괴하게 울퉁불퉁했다. 그의 핏발 선 눈동자는 아쎄이들의 엉덩이 근육 움직임을 하나하나 스캔하며, 그 안에서 피어오르는 미세한 ‘전우애’ 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었다.
“새끼들… 기합! 발소리가 작다! 발바닥으로 연병장 지하 암반수를 퍼올릴 기세로 뛰지 못하겠나!”
레헤의 호통에 아쎄이들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더욱더 다리를 높이 치켜들었다. 하지만 그 대열의 중간쯤,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었다. 바로 해병 일병 2호봉인 삽치와 피채원의 안색이 급격히 창백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삽치의 매끈한 대머리 위로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그것은 단순한 운동으로 인한 땀이 아니었다. 뱃속 깊은 곳, 직장과 대장의 접경지대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묵직하고도 불길한 진동. 그것은 마치 태풍 전야의 파도처럼 괄약근을 향해 무자비하게 돌진해오고 있었다.
‘좆됐다. 이건 그냥 똥이 아니다.’
삽치는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오늘 아침, 주계장(식당)에서 배식받았던 ‘해병 수육’ 이 문제였다. 평소라면 전우의 사소한 찐빠(실수)조차 감칠맛으로 승화시키는 해병 위장이었으나, 오늘 나온 수육은 무언가 달랐다. 분명 조리 과정에서 주계병이 해병 짜장(대변)과 해병 오일(폐유)의 배합 비율을 착각하여 치명적인 화학반응을 일으킨 것이 분명했다.
쿠르르릉- 꾸르륵.
뱃속에서 천둥소리가 났다. 삽치의 옆에서 뛰던 피채원 역시 상태가 심각했다. 그의 판다 같은 눈두덩이 더욱 퀭하게 들어가 있었고, 입가에는 정체불명의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피채원은 본능적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의 뇌 구조는 이미 인간의 이성보다는 짐승의 본능이 지배하고 있었기에, 급박한 배설의 욕구는 그에게 한 가지 강렬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
‘대나무… 아니, 기둥… 싼다…’
피채원의 시선이 연병장 구석에 박혀 있는 국기 게양대를 향해 위험하게 고정되었다. 전봇대나 기둥만 보면 영역 표시를 하고 싶어 하는 그의 해병 본능이, 급박한 복통과 맞물려 폭발 직전의 활화산처럼 요동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구보 중이었다. 감히 신성한 아침 점호 구보 중에 대열을 이탈하여 화장실(해병대에는 그런 나약한 시설 따위 없으므로, 보통은 아무 데나 싼다)로 향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열(기수열외)’ 행위였다. 멈추는 순간, 레헤 하사의 그 흉측하고 거대한 해병 몽둥이가 어떤 식으로 자신들을 위로해 줄지 상상만 해도 괄약근이 쪼그라들 지경이었다.
“끄응… 끄으응…”
삽치는 앓는 소리를 내며 필사적으로 괄약근에 힘을 주었다. 음습한 그의 성격상, 이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오로지 하나뿐이었다.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 이 상황을 모면하는 것. 그는 흘끔거리며 옆에서 짐승 소리를 내고 있는 피채원을 쳐다보았다.
‘저 판다 새끼를 팔아넘겨야 한다. 저 새끼가 기둥에 오줌 싸려고 한다고 꼰지르고, 그 혼란을 틈타 나는 숲속으로 튀어서 해결한다.’
완벽한 작전이었다. 아니, 완벽해야만 했다. 배 속의 마그마가 분출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기껏해야 6.9초. 삽치는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전방에서 엉덩이를 실룩이며 뛰고 있는 레헤 하사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아… 악! 레헤 해병님!”
그러나 입을 여는 순간, 복압이 상승하여 하마터면 내용물이 입이 아닌 뒤로 나올 뻔했다. 삽치는 황급히 숨을 들이켜며 다시 한번 목청을 돋우었다. 해병대에서는 선임에게 용건을 말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신성한 절차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중첩의문문’.
“악! 1소대 아쎄이들의 교육과 훈육을 위해 불철주야 밤낮없이 전우애 주입에 힘쓰시는 레헤 해병님께 감히! 천한 흘러빠진 찐빠 덩어리 일병 삽치가! 감히 옥체를 향해 미세한 음파를 발산하여 고막을 진동시켜도 되는지에 대한 허락을 구하는 것을 여쭤보고자 함을 윤허해 주실 수 있는지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숨이 넘어갈 듯한 긴 문장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괄약근을 조이는 힘은 풀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해병 정신이었다. 앞서가던 레헤가 멈칫하더니, 그 거대한 몸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돌렸다. 그의 목에 걸린 호루라기가 덜렁거렸다.
레헤의 얼굴에는 기괴한 미소가 번져 있었다. 그는 삽치의 그 절박한 표정을, 그리고 식은땀에 젖어 번들거리는 대머리를 보며 혀를 날름거렸다.
“새끼… 기합! 아침 구보 중에 선임에게 말을 걸다니, 아주 전우애가 끓어넘치는구나! 그래, 말해봐라. 내 포신이 네 전립선을 노크라도 해주길 바라는 것이냐?”
레헤의 시선은 이미 삽치의 엉덩이를 뚫어버릴 기세였다. 삽치는 공포와 복통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옆의 피채원을 가리키려 했다.
“그, 그것이 아니라! 저기 피채원 해병이…!”
꾸르르르륵!! 뿡!
그 순간이었다. 삽치의 엉덩이 사이에서 차마 억누르지 못한 미세한 가스가 새어 나왔다. 소리는 크지 않았으나, 그 냄새는 치명적이었다. 그것은 단순히 썩은 달걀 냄새가 아니었다. 일주일 동안 삭힌 홍어를 하수구에 버린 뒤 다시 건져내어 전자레인지에 돌린 듯한, 인류의 후각 세포를 파괴하는 생화학 무기에 가까웠다.
주변을 뛰던 아쎄이들이 “따흐흑!” 비명을 지르며 코를 감싸 쥐고 쓰러졌다. 심지어 날아가던 참새 한 마리가 그 냄새를 맡고 즉사하여 바닥으로 추락했다.
정적.
구보 대열이 멈췄다. 모든 시선이 삽치에게 쏠렸다. 삽치의 얼굴은 이제 흙빛을 넘어 잿빛이 되었다. 그는 절망적인 눈빛으로 레헤를 올려다보았다. 레헤 하사의 콧구멍이 크게 벌렁거렸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음~ 스멜.”
예상 밖의 반응이었다. 레헤는 황홀한 표정으로 그 끔찍한 악취를 음미하고 있었다.
“이것은… 잘 익은 해병 청국장의 향기… 아니, 그 이상이다. 네 뱃속에서 아주 앙증맞은 생명체가 탄생하려 하는구나. 그렇지 않나?”
레헤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의 그림자가 삽치를 덮쳤다. 삽치는 뒷걸음질 치며 비굴하게 손을 비볐다.
“아, 아닙니다! 이것은 제 의지가 아니라, 아까 먹은 해병 수육이…”
“수육?”
레헤의 눈썹이 꿈틀했다. 그 단어는 그의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했다.
“수육이 네 몸 안에서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고? 감히 선임이 내려주신 신성한 해병 푸드를 거부해? 이 건방진 기열 찐빠 새끼가… 내 직접 그 뱃속을 검사해 주마!”
레헤가 삽치의 어깨를 덥석 잡았다. 무시무시한 악력이었다. 삽치는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질질 끌려갈 위기에 처했다. 바로 그때, 옆에서 멍하니 서 있던 피채원이 갑작스러운 돌발 행동을 보였다.
극심한 복통으로 이성이 마비된 피채원의 눈에, 레헤 하사의 굵직하고 단단한 다리가 들어온 것이다. 붉은 털이 숭숭 나 있고, 검게 그을린 그 다리는 피채원의 흐릿한 시야 속에서 완벽하게 곧게 뻗은 ‘전봇대’ 로 인식되었다.
“판다… 대나무… 아니, 기둥…!”
피채원이 네 발로 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번개 같은 속도로 레헤 하사의 다리에 매달렸다.
“따흐앙?!”
레헤가 당황하여 소리쳤다. 피채원은 레헤의 오른쪽 다리를 꽉 껴안고, 한쪽 다리를 번쩍 들어 올렸다. 수컷 강아지가 전봇대에 영역 표시를 할 때 취하는 완벽한 자세였다. 그리고 그의 붉은 각개빤쓰 앞섬이 젖어 들기 시작했다.
“새끼…?! 뭐하는 짓이야!”
레헤조차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자신의 다리에 오줌을, 아니 해병 성수를 지리려 하는 아쎄이라니. 이것은 하극상을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애정 표현인가? 아니면 단순한 미친 짓인가? 레헤의 뇌세포가 혼란스러운 정보 처리를 위해 0.69초간 정지했다.
그 틈을 삽치는 놓치지 않았다. 지금이었다. 이 혼란을 틈타 ‘긴빠이(도망)’ 를 쳐야 했다. 그는 피채원이 레헤의 다리에 매달려 따뜻한 액체를 쏟아내는 지옥도를 뒤로하고,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쳤다.
“악! 제가 가서 휴지를 긴빠이 쳐오겠습니다!”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삽치는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의 뱃속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꾸르륵… 콰르르르…
뱃속의 내용물이 이제 문을 두드리는 수준이 아니라, 공성퇴로 성문을 부수고 있었다. 삽치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괄약근을 조인 채 오리걸음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의 목표는 연병장 구석에 있는 낡은 컨테이너 박스 뒤편이었다. 그곳이라면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거사를 치를 수 있으리라.
“어딜 가나! 이 앙증맞은 쉐끼!”
레헤가 다리에 매달린 피채원을 털어내려 발버둥 치며 소리쳤다. 피채원은 마치 코알라, 아니 판다처럼 레헤의 다리에 딱 달라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다.
“판다! 판다! 쉬이이…”
“이거 안 놔?! 내 다리는 전봇대가 아니다! 아니, 훌륭한 포신이긴 하지만 네 놈의 화장실은 아니란 말이다!”
레헤는 묵직한 주먹으로 피채원의 머리통을 ‘콩’ 하고 쥐어박으려 했으나, 피채원은 고통조차 쾌락으로 승화시킨 듯 멍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영역 표시를 하고 있었다. 그 사이 삽치는 필사적인 오리걸음으로 컨테이너 박스를 향해 전진했다. 땀인지 식은땀인지 모를 액체가 온몸을 적시고, 시야가 노랗게 변해갔다.
‘조금만… 조금만 더…’
해병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사투. 하지만 하늘은, 아니 해병 성채의 천장은 그에게 가혹했다. 연병장 스피커에서 갑작스럽게 기상 나팔 소리가 한 번 더 울려 퍼진 것이다.
빠라바라밤-!
그 소리에 조건반사적으로 몸이 반응했다. 훈련소 시절부터 뼛속까지 각인된 조건반사. 기상 나팔 소리를 들으면 차렷 자세를 취해야 한다. 삽치의 다리가 본능적으로 펴졌고, 꼿꼿하게 허리가 세워졌다.
그리고 펴진 다리와 함께, 꽉 조이고 있던 괄약근의 빗장도 스르르 풀리고 말았다.
푸드득- 뿌다닷!
“따흐흑!”
삽치의 붉은 각개빤쓰 뒷면이 순식간에 짙은 갈색으로 물들어가며, 묵직해졌다. 그는 허망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6974년 1월 14일, 포항의 태양은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고, 그의 엉덩이는 축축하고 따뜻했다.
레헤는 다리에 매달린 피채원을 떼어내지도 못한 채, 그 광경을 목격했다. 삽치의 다리 사이로 흐르는 해병 짜장의 향연. 그리고 피채원이 만들어낸 노란 웅덩이. 레헤의 눈빛이 기묘하게 번뜩였다. 분노인지, 환희인지 알 수 없는 기괴한 표정이 그의 얼굴을 뒤덮었다.
“새끼들… 아주 쌍으로… 기열인 줄 알았더니, 연병장을 비옥하게 만드는 농업 정신이 투철하구나!”
레헤가 쩌렁쩌렁하게 외쳤다.
“전원 위치로! 오늘은 아침 구보 대신, 이 두 아쎄이가 생산한 해병 거름으로 연병장 텃밭 가꾸기 작전을 실시한다! 실시!”
“악!!!”
주변의 아쎄이들이 환호(?)하며 달려들었다. 삽치는 자신의 엉덩이를 부여잡은 채, 그리고 피채원은 여전히 레헤의 다리를 붙잡은 채, 그들은 또 다른 하루의 시작을 온몸으로 맞이하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해병대의 아침이었다. 혼돈과 파괴, 그리고 형용할 수 없는 냄새가 진동하는, 더할 나위 없이 활기찬 아침.
삽치는 흐릿해지는 의식 속에서 생각했다.
‘다음 생에는… 제발 두꺼비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아니, 차라리 파리로…’
그러나 해병 유니버스에 다음 생따윈 없었다. 죽어도 다시 살아나서 구르고 털리는 영원한 굴레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자, 뭘 멍하니 서 있나! 삽치 해병! 네놈이 싼 건 네놈이 다시 주워 담는다! 실시!”
레헤의 호통과 함께, 삽치는 눈물을 머금고 자신의 생산물을 향해 손을 뻗었다. 피채원은 이제야 볼일을 다 봤는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레헤의 다리에서 떨어져 나와, 바닥에 고인 자신의 흔적을 보며 해맑게 웃었다.
“판다… 영역… 확보…”
두 미친 자들의 행각에, 포항의 아침 해는 왠지 평소보다 더 붉게 타오르는 것만 같았다.
ㅋㅋㅋㅋ
이제 언급 안할테니 전역시켜주실 수 있으실까요...
레하사님 ㅋㅋㅋㅋ
레헤 진짜 하사네ㅋㅋㅋㅋㅋㅋ
레헤레헤차차차!
우리 친구잖아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채피피..?
이...이기머고
레이히레이히레이히레이히차차차
나 숨이안쉬어져
무슨 판다반룡으로 만들어놨네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ㅌㅌ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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