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미션으로 한탕 벌어보고 프리랜서로 전직함
어린 나이에 개인사업자 등록도 해보고
열심히 그린만큼 동년배보다 돈도 많이 벌고
좋아하는 일을 하게되니 성공한거 같음
30대 초반까진 그렇게 느끼면서 활동함
그리고 곧 벽에 막힘

재능의 한계로 외주랑 의미있는 프로젝트는 참가도 못해봄
젊고 재능있는 초신성은 계속 올라오는데
내 스타일은 점점 올드해짐
남아있는 인맥들도 낙오된 자칭 아티스트들임
나이먹고 눈 허리 건강 씹창나고 청춘이 끝나는데
나는 아직도 커미션 원툴임

게임 대호황기 코로나 시즌
그림동기들은 취직해서 자리잡고 승진하고 연봉 올라감
지인이 늦게라도 취직해보자고 하는데 예술병 걸려서 거절하고
그렇게 지인들 인맥 인프라에 내 자리는 없고 멀어져감

나는 특별한 작가라고 자뻑할즘 현실을 마주하니
내 커미션 사주는 사람들은 똑같고 단골이라면서 진상짓함
진상들 쳐내려고 커미션 공지에 조건이 한줄한줄 늘어남

SNS와 커뮤에 인기 작가 보이면 비벼보면서
떡고물 받아먹으려고 어필하지만 상대 안해주면 혼자 흑화함
커미션계에서만 인지도 쌓고 업계 인지도는 백짓장임

열심히 한만큼 벌었는데 몸이 씹창나서 잠깐 쉬어보면
좆소보다 못버는 현실을 깨달아버림
노가다 일용직과 다를게 없음

업계보다 못하는 실력으로 아마추어들 사이에서
경력 짬 실력 운운하면서 견제하고
퀄리티 있던 그림은 피곤하다며 쉬운 그림만 받아 그리고
그렸던 그림 파츠 몰래 복붙하고
가격도 은근슬쩍 올리고 날먹함

신청자들 고맙다고 신경써서 이쁘게 그려주던
열정있던 시절은 가버리고
어린 아마추어랑 밥그릇 싸움 하면서 견제하고
대충대충 날려그리는 표독함만 남아버렸음

열심히 그리면 유명해지고 게임 회사가 나를 모셔갈줄 알았고
팔로워도 많아지고 코미케도 열어보고 싶었는데
자캐딸치는 신청자가 유일한 고객이고
커미션을 안그리면 생계가 불안해짐
다른거 그리면서 여유부릴 시간이 없음

뒤늦게 취업해보고 싶어서 포트폴리오 만들어보려고
그렸던 그림들을 모아서 꺼내보면
노력없는 성실함이란 이런거라고 표현한듯
어중간하고 매력없고 쉽게쉽게 그린 그림에 현타만 느낌

경력은 없고 인맥도 없고 특별함도 없고
포폴과 자소서로 그저그런 성실함만 어필하며
여기저기 찔러보지만 모두 광탈당함

그렇게 재능없고 늙고 트렌드에 뒤쳐진 프리랜서가 완성되었음

커미션 채널 같은 장소가
내 40대 50대 인생도 책임져줄거라고 믿으며
현실을 등돌리고 표독해짐

잦은 좆목질과 커뮤로 배운 판타지 사회경험이 전부임
피터팬 증후군 말기라 부모님과 관계 안좋음
늙은 커미션 작가는
잘못된 선택으로 인생이 씹창난 살아있는 표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