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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예술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대는 심미안이 확고하다냥.


그러니까... 아주 확고하다냥.


아주...아주아주... 확고하다냥.


말하자면 배추로부터 파생된 식물종같아서 유채, 케일, 카놀라, 양배추, 콜리플라워, 순무, 청경채 등등 기상천외한 방향으로 저마다 다르다냥.


그래서 아주아주 사소하게나마 교집합을 발견한 상대한테는 무지 열정적이 되는데, 문제는 그 교집합이 너무나도 왜소한 관계로 10분 내에 자기자신만의 니치한 관심사를 늘어놓게 된다냥.


이쯤되면 양쪽 모두 대화가 심각하게 틀어졌고 바로잡을 가능성도 영영 사라졌다는 사실을 직감하게 되는데, 보통 이런 전개를 처음 겪는 게 아니므로 새로운 교집합을 찾으려 하지 않고 대화가 파탄나기 전에 자신의 관심사를 상대에게 관철하는 쪽으로 흘러간다냥.


이제 약간의 취기가 돌면 신나는 개싸움이 벌어지거나 집단적인 독백이 진행된다냥.


최악의 경우는 한쪽이 상대방을 존경하게 되는 경우인데, 이 경우에는 존경받는 쪽이 동류를 늘릴 기회에 눈이 돌아가서 자기만 아는 작가나 작품을 당연히 알아야 하는 교양처럼 설명해댄다냥.


보는 입장이나 휘말린 입장이나 매우 피곤해지는 친구들이다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