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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형광등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거 평소에는 느끼지 못할 뿐이지, 실제로는 엄청난 속도로 깜빡이고 있는 거래요.




…사실 인간도 그렇습니다, 라고 하면 흥미가 좀 생기시나요? '플래시화'라고 하는데요."




"사람이 사람으로 존재하기 위한 근본 같은 게 있는데, 이것의 성질 때문에 몇 초에 한 번씩 흔들리면서 사람의 형상이 흐려져요. 그 찰나의 순간에만 이런 식으로 보이는 거죠. 빛이 귀가부 거북이라면, 플래시화의 속도는 육상부 토끼쯤 되니까 평범하게 생활해서는 도저히 인지할 수 없습니다."




"아니, 그런데 사진 참 잘 찍혔네요. 기적 같은 한 장이에요. 가족끼리 가셨던 건가요? 전 외모가 이래서 그런지, 관광지에서 '사진 좀 찍어주세요~' 하는 그거, 전혀 부탁받지 못하거든요. 좋겠네요. 딱 보기에 좋은 사람 같아 보이니까 부탁하는 거겠죠? 부럽다. 무슨 비결이라도 있나요?"




"네? 아, 죄송합니다. 얘기를 돌릴게요. 방금도 말씀드렸듯이 플래시화를 사진으로 담으려면 우선 기적이 필요합니다. 플래시화와 셔터의 타이밍이 머리가 아플 정도로 딱 맞아떨어져야 하니까, 글쎄요, 1초에 한 번씩 계속 셔터를 누른다고 치면 대략 200조 년 정도 걸리려나요."




"하지만 엄연히 이렇게 여기에 200조 년째 결과물이 있네요. 뭐, 확률이란 게 원래 그런 법이지만요. 아니, 인터넷에 퍼지기 전에 회수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정말… 이 나이가 되니 심야 잔업은 힘들어서….




…괜찮으세요? 일단 심호흡 한번 할까요.




자, 이제부터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 번이라도 플래시화의 순간을 체감하면, '몸이 기억한다'고 해야 할까요, 그 이후로는 서서히 플래시화를 지각할 수 있게 됩니다. 자전거 타는 법이나 젓가락질하는 법처럼, 한번 깨우치면 잊어버리지 않는 종류의 것이죠. 당신도 카메라 너머로 보지 않았나요? 이 여자아이가 터져 나가는 순간을."




"아직 이 정도 날짜밖에 안 지났을 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이려나?


시야 속에서 사람이 터져 나가고 있을 겁니다.


용케 잘 숨기고 계시나요?


면허는요? 운전은 하세요?


사고 조심하셔야 해요.


정신과에는 벌써 가보셨나요?


하하. 소용없어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몸은 점점 플래시화의 타이밍에 순응해 갑니다.


거리나 사무실, 잠깐 쉬러 들른 편의점.


터져 나가고 있는 겁니다.


타인이, 친구가, 가족이.


터졌다가 돌아온다.


돌아왔다가 다시 터진다.


그리고 마침내는 거울 속의 자신마저도.


두근두근 심장이 뛰듯 끊임없이 터져 나간다."




"당신은 필사적으로 숨겨야만 해요.


보이는 세계가 다른 건 당신 혼자뿐이니까요.


세상에서는 그런 걸 '미쳤다'고 하죠. 하지만 그렇게 비관하지 마세요, 그러기 위해서 제가 당신을




…괜찮으세요?


아까부터 안색이 안 좋아요.


제 눈을 보세요.


눈이에요, 눈."




"어딜 보고 계시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