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갤러리를 보기 시작한 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한 가지 꾸준히 느낀 점은 고가 브랜드 안경이 저가 안경보다 실제로 얼마나 더 나은가에 대한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는 점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전제가 빠져 있다고 생각함. 예를 들어 명품 지갑을 생각해보자. 몇십에서 몇백만 원씩 하는 명품을 쓴다고 해서 더 부자가 되거나 로또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는 과학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음. 브랜드는 고급 가죽이나 장인의 수제작 공정을 내세우지만 실제로 그 디테일을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고 그 공정의 진위를 검증할 수도 없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품 구매자가 그것을 왜 샀는지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이미 사회 전반의 보편적 가치로 통용되기 때문임. 많은 사람들이 부와 성공의 상징을 내세우기 위해 명품을 끌어들이며 자신의 사회적 위치나 정체성을 표현하려하기 때문에. 물론 브랜드가 가진 미학적 흐름이나 철학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또한 어디까지나 추상적인 영역임.


결국 안경도 마찬가지임. 누가 알아보든 말든 대부분의 사람은 타인에게 큰 관심이 없음. 어떤 브랜드든 그 물건을 인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은 소수일 수밖에 없음. 결국 모든건 자기만족의 영역이고 그 만족이 사회 전반의 보편 가치에서 비롯된 것이냐 소수 취향에서 비롯된 것이냐의 정도 차이만 있을 뿐임. 


ps. 이 말은 결국 고가테가 기술적으로 나을 것이 없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 구태여 의문을 품어가면서까지 살 필요도 없고 샀다고 본인이 타인에게 굳이 비싼 테라는 것을 증명하려할 필요도 없다는 의미에서 하는 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