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 The Old One


밖으로 나오니 집앞의 길 위에 붉은 미니가 서 있었다. 붉다고 해도 완전히 색이 바래서 거의 무광택의 핑크지만...

외견만의 문제라면 다행이지만 달리기 시작한 순간 산산조각이 날 것 같은 정도로 명백하게 이곳저곳이 덜컹거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 돌아올 때 보고는 "역시나 본고장 이런 상태가 되도 타는구나~"하며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고

여기고 감탄하고 있었지만 설마 그거에 자기가 타게 될 줄이야


린 : 자! 시로는 뒷자석이네!!


시로 : 겉도 꽤나 그렇지만, 안은 좀 더 심각하네...

이거 나중에 손질해도 될까?


린 : 물론! 꼭 좀 부탁해


시로 : 그런 그렇고 이 나라에서는 오래된 물건을 소중히 한다지만 한도라는게...

거기다 이거 메뉴얼카잖아, 어째서 오토매틱으로 하지않은거야?


린 : 오토매틱이란게 뭐야?


시로 : 그런가... 그렇겠지...


린 : 괜찮아 이걸로! 전자 어쩌구 라던가 컴퓨터 어쩌구가 없으니

아슬아슬하게 손댈 수 있고!


시로 : 손대다니... 뭘 말이야...


린 : '세공은 왕성하게 마무리를 보십시오!'라는 말이지


- 불안 밖에 없는 나와 정반대로 토오사카는 의문의 자신감으로 가득찬 여유로운 자세다

경험상 뭔가 꾸미고 있는 토오사카는 의지는 되지만 중요한 장면에서 성대하게 저지른다

이번 경우에는 뭔가가 일어나면 목숨에 연관되니 역시 여기서 막아야겠지

그렇게 결단했을 때 조수석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올라탔다


- 조용히 탑승한건 장발의 중년남성 이 세상의 불쾌함을 절반 정도 짊어진듯한

불쾌함의 오오라와 강한 시가의 냄새를 몸에 두르고 있다

"수상한 사람인가?"라며 한순간 긴장했지만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린 : 오늘은 일부러 와주셔서 마음 속 깊히 감사드립니다. 로드 엘메로이 2세


시로 : 로드!!


- 로드 엘메로이 2세, 마술협회의 총본산인 시계탑은 12개의 학과로 나뉘어져있다

각각의 학과는 열 둘의 명문 귀족에 의해 관리되고 있으며 그 파벌의 정점에 서는 자를 로드라 부른다

엘메로이 2세는 12번째의 학과 [현대마술]을 운영하는 로드다

토오사카의 후견인이자 나나 토오사카의 입장에서는 구름 위의 존재다

그런 거물이... 학생의.... 운전.... 연습의.... 도우미라고?


엘메로이 2세 : 정중한 인사 황송하군 Ms.토오사카

아침은 약하다고 하나 약한 것이 조심성있는 것도 짓궃은 이야기다

상관없으니 평소와 같이 말하게


토오사카 : 그러면, 오늘은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엘메로이 2세 : 마음에 안들지만 너의 입발림에 걸린건 나다

정신수행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어울리마

단! 미리 말해두지만 운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을테니 그리 알도록

나는 오늘 하루동안 조수석에 앉아서 드문 휴일을 즐긴다. 그것 뿐이다


토오사카 : 예~ 앉아 있는 것만으로 좋다고 조건을 내리지 않았으면 

응해주시지 않으셨을테니까요


엘메로이 2세 : 당연하다. 그런 그렇고 이 차...

꽤나 공들인 일을 해놓았군...


토오사카 : 역시나 아시겠어요!


엘메로이 2세 : 이어 붙이는게 어설프다. 마치 바디 백에서 새어나오는 썩은냄새 같군

뭐, 서로서로가 무슨 기능을 하는 것 까지는 열어보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시로 : 저기... 무슨 이야기입니까?


엘메로이 2세 : 자네는?


시로 : 토오사카 린의 호위 겸 견습 제자인 에미야 시로입니다

이 자동차 그냥 고물이 아닌겁니까?


엘메로이 2세 : 그것 뿐이라면 나도 기분이 편하겠지만

작은 돌이 여기저기 심어져있잖나... 간단한 결계가 전개되는 배치인 것 같다만...

조심성 깊은 마술사라면 동승을 거부할지도 모르겠군


시로 : 아~ 정말이다


토오사카 : 이상한 짓은 안했어요, [도난방지 결계]랑 [대 물리방벽]

그리고 운전의 제어보조도 어느정도 넣어두었습니다만...


시로 : 부딪히는걸 전제로한 결계냐!!! 거기선 급 브레이크용의 [관성제어]같은걸로 해둬야 하는게 아닐까?


토오사카 : 관성제어라던가 간이 결계로는 무리입니다만?

아! 그리고 에어콘 겸 에어백 기능의 바람 속성을 각 시트에 달아뒀어


시로 : 에어컨이랑 에어백은 겸용되는 거였어?


토오사카 : 에어컨모드는 산들바람, 에어백모드는 돌풍이 나오는 느낌으로 해둔건데... 그런 거지?


시로 : 그건 에어백이라기 보다는 탈출장치... 그렇다는건 지붕이 열리도록...

되어있지 않으니까... 천장 격돌장치인가...


엘메로이 2세 : 흠~ 실로 와일드하군... 만에 하나라도 작동하는 사태가 없도록 기도할 수 밖에 없군


시로 : 토오사카 혹시나 이거... 돈 얼마나 들인거야?


토오사카 : 저기... 그게... "한번만 작동하면 충분"이라는 걸로 가능한 찌끄러기 돌로 어떻게든 했고...

그렇게 많이 들지는 않았어... 괜찮잖아!!! 차 자체는 쌌으니까!!!


시로 : 있잖아.. 아무리 싸다고 해도 버스나 지하철 보다는...


토오사카 : 쌌어!!! IC카드보다 저렴했으니까 사기로 한거야!!

 

시로 : 잠깐 기다려봐!! 진짜로 움직이는거냐? 이거


토오사카 : 괜찮겠지 여기까지 몰고왔으니까


엘메로이 2세 : 거기까지다 여기서 이야기한들 운전은 숙달되지 않겠지

어쨌건 출발이다 레이디~ 말할 것도 없지만 연습이니까 운전과 관련된 개조는

사용금지다. 그 점은 속일 수 없다


토오사카 : 칫... 네~ 네~ 알고있습니다~


 - 시동 -


토오사카 : 그럼 에미야군! 어딘가 가고싶은 장소의 요청은 있어?


시로 : 가고싶은 곳? 딱히 생각해 본 적도 없었네... 다소 떨어져 있어도 괜찮다면 글라스톤베리일려나


토오사카 : 또!!? 진짜! 너 거기 정말로 좋아하네...


시로 : 좋아한다기 보다는 거기 밖에 생각나지 않아, 스코틀랜드는 차로는 너무 멀고...


토오사카 : 뭐... 나는 상관없지만... 선생님! 어떨까요?


엘메로이 2세 : 훗! 너희들은 상당한 신뢰관계가 있는 모양이구나


토오사카 : 신뢰관계입니까?


엘메로이 2세 : 글래스톤베리... 고속도로를 사용하면 여기서 2시간 조금 걸리는 정도지만 

그 정도의 시간동안 연습중인 초보자에게 목숨을 맡기는 각오가 있는거지? 심히 감탄스럽기 이를 데 없군


시로 : 하지만 2시간이라면 한번 정도 휴식을 끼워넣으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토오사카 : 그랬었지... 연습 중에는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안되는거야


시로 : 그럼 일반 도로!!? 돌아오는건 밤이 되겠네...


토오사카 : 그것도 헤메지 않는다면 말이지!


엘메로이 : 뭘, 난 일반 도로라도 상관없다. 오늘은 하루종일 자네들에게 어울려 줄 예정이었으니

제자의 감찰이라면 잔소리 심한 일족놈들도 불평은 못 하겠지 뭣하면 돌아가는 길은 내가 운전을 교대해도 괜찮다

무사히 도착해서 거기에 더해 내가 운전가능한 상태라면 말이지만...


시로 : 가까운 곳으로 해둘까....


토오사카 : 그래... 그렇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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