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저희 수족관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좋아하던 수족관 SNS에 올라온 공지였다. 날 좋은 4월이었다. 분명 전날까지 봄이 왔으니 노란 프리지아 꽃을 가져다 놓고 화사하게 꾸며서 손님을 기다린다던 글이 올라오던 수족관이였는데, 느닷 없이 수족관을 정리한다니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매장을 정리하면서 모든 물품을 도매가도 안되게 판매한다는 글이 얼마 후 올라왔다. 참 애정어리게 이용하던 수족관이라 어떻게 된건지 궁금했었는데 수족관 사장이 어딘가에 또 따로 글을 올린다. 자기는 실패했다고. 장사꾼으로 실패했다고 말이다. 한번도 본적은 없는 사장이지만 나는 분명 지난주에도 가서 그 수족관에서 물고기를 좀 데려왔었다. 그러니 안타까우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정리 물품이라도 좀 팔아주면 도움이 될까하고 그 수족관에 갔더니, 원래 매장직원이 없다. 원래 매장직원은 일을 관두었고 임시로 정리만 도와주는 지인A씨가 와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정상운영일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A씨는 응대하랴, 환수하랴, 계산하랴, 매장 정리하랴 정신이 없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 사람들이란 다 비슷하지.'하고 생각하는데, 그 난리법통속에서 더 깍아달라고 A씨와 흥정하는 손님도 있다. 어짜피 정리할 것 할인해달라고 한다. 그 모습을 보니 그 사장이 올렸던 '실패했습니다'는 그 문장이 계속 맴돈다. 어쩐지 그 흥정의 실랑이를 똑바로 보는 것이 조금 힘들었다.
정리는 몇주 동안 계속 되었고, 나는 그동안 천천히 텀을 두고 내가 필요한 물건들을 마련하려고 종종 그 매장에 들렸다. 그런데 어쩐지 사장이 한번도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종종 매장을 들렸던 덕분에 매장 정리를 도와주는 A씨와 말을 좀 섞다 보니 그 소식을 알수 있었다. A씨가 매장 밖에서 담배를 피며 한
이야기에 따르면, 사장이 가게에 나오질 않는단다. 그 매장을 운영하려고 진 빚들 갚으려고 어디 다른 지방에서 일을하면서 수족관을 돌 볼수가 없다고 했다. 사장이 나오지 않는 수족관에 대한 쌉싸름한 이야기가 여름 땡볕에 녹아 담배연기 따라 미련없이 흩어졌다. 그리고 수 일 후부터 그 수족관의 간판에는 완전히 불이 들어오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겨울이 되었다. 최근에 내가 이용하던 어느 수족관도 이전을 했다. 여기서는 다행히 사장이 직접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가 이전을 하면서 내게 말하길, 자기는 잠시 휴업할 예정이고 앞으론 온라인으로 경매 판매만 주력으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젠 놀러갈 수족관이 하나 줄었는 생각이 퍽 서운했다. 그러면서 지난 여름 폐업한 그 수족관의 사장은 어떻게 되었나 문득 궁금해졌다.
그 후 일이 있어 A씨를 간만에 만날수 있었다. 내가 그 수족관 사장의 소식을 물었 때, 대답의 틈바구니에 실종이란 단어가 서늘한 것은 아마 계절 탓은 아니였을 것이다.
물고기를 키우다 보면 그런 날이있다. 여느 날처럼 창문 밖 구경하는 집고양이마냥 물고기를 바라보며 정신줄을 놓고 있다가, 애정 어리게 키우던 물고기가 떠오르는 날. 내게 그런 물고기는 붉은 지느러미 하늘거리던 베일베타였다. 그 물고기 지금은 내게 없다. 용궁으로 간지 한참 되었다. 그 물고기를 데려온 수족관도 폐업하였다.
시기적 계절 탓인가, 실패란 단어가 방구석 넘어 들어와 저물어 가는 햇살에 빛나는 먼지처럼 떠다닌다. 12월의 겨울이 유달리 춥다. 1월에는 조금 따뜻하였으면 한다. 얼굴을 한번도 본적 없는 그 폐업한 수족관 사장에게도 말이다.
물갤 문학 야점 드리겠습니다.
점점 시대가 빨리 바뀌어서 따라잡기 힘든 시기죠
젊은 감각 유지하기가 쉽지 않지요ㅎㅎ - dc App
직접 쓴 글인가? 글솜씨가 예사롭지 않네요 개츄
올해 있던 일을 특정이 잘 안되게 각색했어. 고마웡 - dc App
물갤문학 ㄷㄷㄷㄷ 쌍수경례 개추
견디는 것도 충분히 노력이죵 - dc App
틀익 850점 - dc App
개추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