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재인것도 다 밝혔고 미술 한것도 다 오픈했고


물갤에 이런 글 쓰는거 좀 민망하지만 한편으론 물갤이니까 편하게 쓸게유..



음슴체입니다.





내 인생에서 진짜 미술 접을까 했던 적....


....유학 실패하고 한국 들어왔을 때.


지금은 그땐 그랬지~ 경험으로 남아있고 실제로 지금 내가 한국에서 작가 활동하면서 유럽에서 고생했던 경험이 꽤 많은 자양분이 되었다는걸 알고 있는데


그건 그냥 내 스스로의 포장이고 냉정하게 유학 실패했다는 건 변함이 없어서 한편으론 좀 씁쓸함..




학부 졸업 후 1년간 전공 살려서 취업했다가 우연한 계기로 기회가 왔구나 생각하고(착각이었음ㅋㅋ)


2016년 9월 말 로마 출국. 사실 나는 이탈리아 유학을 생각한게 아니라 독일 유학을 생각하고 실제로 학교 다닐때에도 괴테어학원,

그리고 독일도 여름, 겨울 각각 3개월 정도 체류하면서 뒤셀도르프, 카셀, 함부르크, 베를린우데카(UDK) 등 미술 하는 학생들이라면 다들 알 법한

미대 견학도 다녀왔을 정도로 독일에 진심이었음.


24살,25살 무렵이었는데 졸업하면 세상이 다 내 작품의 원천이 될 것 같은 근거없는 자신감 하나로 돌아다니던 시절^_^ (ㅈ병신이었단 소리임)


그러나 막상 시작한 로마 생활은 현실은 ㅈ망 시궁창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실감하게 해줌. 난 그때까지 현실은 시궁창이란 밈을 잘 몰랐는데 진짜 실감했고.


결정적으로 "눈물 젖은 빵"을 먹는다는걸 실제로 경험하게 됨. 진짜 어설픈 비유가 아니라 단어 그대로 울면서 빵 먹었던 적이 여러번임. 슬퍼서 흑흑 우는게 아니라


그냥 빵 먹으려는데 눈에서 눈물이 주륵 흐르던데...ㅎㅎ



대학생 때 유럽 여행 많이 해봤고 세계사, 미술사, 미술사조, 역사철학 특히 독일철학에 관심이 많아서 독일 관련된 역사, 철학서적은 많이 탐독했어서


독일로 갔어야 맞지만 정작 내가 가게 된 곳은 로마...


로마 현지에서


파리, 로마, 피렌체 3개 로컬 가이드 생활 하면서 현지 미대 진학 준비를 하게 됨. 사실상 유학 준비가 아니라 노동자 신분으로 간거였음.


사실 여기부터 첫 단추를 잘못 꾄거였는데, 그땐 한국에서 유학 준비하는것보다


유럽 현지에서 유학 준비하는것이 훨씬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서 망설임 없이 로마로 가게 됨.


근데 몰랐지. 가이드 생활을 하면서 미대 준비를 한다는게 얼마나 어불성설이었는짘ㅋㅋㅋ



저 3개 로컬을 원해서 지원한게 아니고 그렇게 배정이 됐고 내가 결정할 권한이 없었음.


그나마 좋았던건 파리까지 내 관할이 되어서 꾸준히 파리를 드나들었다는 것 정도.


로마에서 내가 구한 집은 나름 중심가였는데, 여행객들이 도착하는 포인트로 가서 안내를 해주고 사진 촬영까지 같이 해주면서


돌아다니면 되는 루트였음.


파리에서 살던 집은 바뇰레 라는 파리의 살짝 외곽 근교 도시.. 서울로 따지면 대략 목동쯤 될까.? 파리 시내에서 살짝 벗어난


곳이고 에펠탑이 있는 샤이요궁까지 버스 1번, 지하철 1번 환승해서 들어오는 루트.



로마는 루미니오 콰드라토 라고 하는 나름 시내 중심가,


파리는 바뇰레 외곽. 피렌체는 에어비엔비로 구한 복층 구조. 피렌체는 시 전체를 걸어서 다닐 수 있을정도로 도보권이 잘되어 있어서 대중교통 이용을 안했고

무엇보다 물가가 너무 저렴해서 냉장고를 위 아래 가득 채우려면 3만원이었으면 충분했고, 고기, 과일, 간식까지 가득 채울 수 있어서 좋았음.


근데 나는 피렌체는 내 감성엔 좀 안맞았고, 여자들, 특히 20대 여자들이 너무너무 좋아하던 피렌체였는데 전 솔직히 파리, 베를린이 좋았지 피렌체는 그저그랬음..


저녁노을이 눈이 시리도록 예뻣다는 것 정도. 아르노강, 베키오다리가 저녁시간이 되면 비현실적으로 빛나던 풍경과


그리고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피렌체 두오모가 기억에 오래 남음..



피렌체는 내 집이 아니었으니 거기서 살았다고 할 수 없으니 제외하고



로마, 파리 2개 도시에서 2년간 가이드 생활을 하면서 체류하게 됨.



근데 현실은 그냥 외노자... 일단 한국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세금부터가 허리를 휘게 만들었는데


워홀이나 학생 비자가 아닌 정식체류비자로 나가서 추후 영주권까지 준비하기 위해 재정보증까지 받고 나간거라


빼박 현지인과 같은 수준의 세금을 납부했었음.. 결정적으로 이 세금 부분을 내가 감당할 여력이 안됐음.


예를들어 수익이 600만원이라 치면, 세금+방세+식비+교통비 이런 필수적인 부분으로만 400 가까이 나갔으니까.


이 생활을 1년 ... 2년.... 그리고 남는 돈으로는 학비로 쓰기 위해 모아놔야 했기 때문에 사실상 내 생활비로 쓸 부분은 극소였음.


독일 학비가 저렴하고, 무료인건 맞으나 생활비까지 무료인건 아니고, 결정적으로 독일 유학생 신분으로는 매년 벌어들일 수 있는


유로 액수 상한이 정해져 있어서 사실상 독일 유학 중에는 일을 거의 못한다고 봐야 했음. 집에서 지원을 해주는 것도 아니었으니


오롯이 내가 벌어서 갔어야 하는 거였음


밤에 유튜브로 무한도전 보면서 울다가 잠들기를 여러날 ..




체중이 조금씩 줄기 시작하는데, 뭐 밥보다는 빵, 커피, 햄버거, 가끔 고기 사서 먹는게 유일한 낙이었으니 그럴만도 한데


결정적으로 로마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와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따로 있었음.





어느 날부터인가, 사람들하고 대화를 하는데 특정 단어가 안나오는거임.


근데 그 특정 단어라는 것이 말 그대로 랜덤임. 어느날은 ㅇㅇ단어, 그 다음날은 ㅁㅁ, 이런식으로 특정 단어가 랜덤하게 입에서 나오질 않는데


예를들어 비행기 라는 단어가 안나오는 날, 그 날엔 내 입에서 비행기란 단어는 절대 나오지 않았음. 마치 단어가 목에 턱 걸린것처럼


말이 턱 막히는데, 내 앞에 신혼여행 온 허니문 부부, 가족, 기업체 임원들이 서 있어서 내가 가이드를 해야 하는데


특정 단어가 목에 걸리는거임. 그럼 그 단어가 죽어도 안나오니 어쩔 수 없이 다른 단어나 문장으로 대체해야 하는데


다들 알겠지만 앞에서 설명하는 사람이 문장이나 단어가 매끄러워야 하지 버벅거리면 그걸 듣는 사람이 편하겠냐고.



다행히 그 단어만 나오지 않을 뿐 다른 문장이나 일상 대화는 문제가 없어서 그 상태로 6개월 ? 반년 정도 생활.



근데 점점 그 빈도가 심해지는거임. 나중에는 단어가 여러개가 동시에 먹히기 시작하는데, 그 단어들이 꼭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할 단어


예를들면 공항, 픽업, 성당, 이 작품, 쇼핑몰 이런 단어들이 막히기 시작하는거임.



그래서 검색을 해봄. 왜 특정 단어가 목에 걸려 막히는지. 왜 말을 더듬게 되는지.



근데 검색을 해보니 말막힘, 말더듬 이 두개 키워드가 나오는데, 이 중 말막힘, 단어막힘 이 증상이 공황장애의 전조증상이라는 걸 알게 됨.


공황장애가 바로 시작되는 케이스가 있고 나처럼 전조증상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 공황장애의 대표적 전조증상 중 하나가 말막힘, 단어막힘, 말더듬이었음.



이 쯤 부터 아 내가 좀 심각해졌구나..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구나.. 내가 너무 준비 없이 왔구나.. 하는생각이 들기 시작함..



근데 내 나이가 이미 29살이었고, 한국 가면 서른살일텐데 가족들이 나에게 거는 기대가 너무 컸었음. 특히 아버지가 나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아들이 유럽 나가 있는데 곧 영주권 딸거라고(영주권은 고사하고 학교 문턱도 못밟음ㅋ)..




도저히 한국을 갈 용기가 안나는거임. 가면 뭐하지ㅅㅂ .. 또 회사다녀야하나.. 도저히 회사 생활을 할 자신이 없었음.


나이 서른살에 유학 간다고 한국에서 쌓아놓은 경력이나 커리어가 없으니 다시 처음부터 벽돌을 쌓아야 하는데 진짜 미치겠는거임.





그래도 몸 상태가 위험신호를 여러번 보내고 있던 터라, 부모님께 전화로 로마 생활 정리해야 할 것 같다,


한국 가서 대학원 준비를 하겠다. 했더니 부모님은 내 걱정을 하면서 당장 빨ㄹ ㅣ한국으로 들어오라고 하심. 아 그 날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암튼 3년차 되던 해에 로마 생활 정리하고 내가 살던 집은 이제 막 입국한 한국인 신혼부부(작곡 전공)에게 양도하고


도장찍고 캐리어 2개에 가족들 주려고 산 각종 기념품 든 가방 1개. 그리고 내 장비가방 1개 이렇게 4개 캐리어 끌고 인천공항 입국.




인천공항 국제선 내리면 환영합니다. 여기는 대한민국입니다? 암튼 이런 환영문구에 태극기 크게 붙어있잖아?


그거 보고 또 욺ㅋㅋㅋㅋㅋ



로마에서는 한겨울에도 영하권으로 내려가는 날이 거의 없어서 겨울에도 얇은 자켓이나 코트만 입고 다녔는데


한국 들어오니까 영하 17도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항에서 버스 타고 집 감.







그리고 지금 결혼해서 한국 정착했는데


아내가 몇 년 뒤에 유럽 나가 살자고 함.




그래서 또 준비중... 결국 돈이 중요하더라.. .




2019년 이후 한국에서 열시미 사는중..






재미없는 푸념글 봐줘서 고맙습니다.


미술 하는 분들 많아서 한번 써봤어요..


세상의 가장 민감하고 예민한 부분을 감싸고 포용하는 매체가 미술이니 그 미술을 하는 사람들의 심성 역시 그러할 것을 믿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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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던 로마 집.. 처음 이사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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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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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샤이요궁과 에펠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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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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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셀프 포트레이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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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외곽 오베르쉬르우아즈,    반고흐와 동생 테오의 무덤.



출국 이틀 전 rer 타고 가서 이 무덤 앞에서 오래오래 서 있다가 돌아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장소. 오베르쉬르우아즈 여러번 가봤고, 이 무덤 앞에 서 있었던 적 많지만


이 날 만큼 오래 서 있던 적이 없었던 듯 함...  


고흐와 테오의 무덤 앞에서 난 무슨 생각을 했었징.. 기억 안남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