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말인지 인지 2020년 초인지 그 쯤에 세팅한 어항인데

선물로 주려고 세팅한 어항임

최대한 손 안가게 수초 많이 넣고 작은 걸이식 여과기 하나 넣은 20큐브


블러드메리 존나 많이 넣고 펜슬 두마리 야마토도 세마리 넣음

브리짓데도 10마리 넣음


몇개월 후 20큐브 리즈시절 왔다고 판단

선물 받을 분이 내집에 왔을 때 선물하겠다고 슬쩍 말꺼냈다가 욕만 존나게 쳐먹음


너는 혼자산다고 집이 그게 뭐냐 온통 어항 천지에 잡동사니....

어항 놓을 자리 없어서 이제 나한테까지 주려는 거냐

싫어하는 거 알면서 혹시 인내심 시험하는 거니?


맨날 듣던 소리라 타격감1도 없고 걍 어항은 내가 관리하기로.

안 그래도 선물로 주기 아까웠는데 오히려 좋아?


그러다가 현생이 존나게 바빠짐 그분도 갑자기 돌아가심

뒤늦게 철든 건 아닌데 물질에 대한 관심이 귀신같이 사라짐

어항관리가 너무 귀찮게 느껴져서 싹다정리함

20큐브는 걍 남김


시간이 흐름

야마토는 폭번한 블러드메리한테 밀렸는지 안보임

펜슬이는 먹이를 뜨문뜨문 줘서 그런지 먹이반응 시원찮음

브리짓데 초기탈락 후 5마리 남았는데 뭐 먹고 사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주는 먹이는 먹뱉

새우 잡아먹는 거 몇번 봐서 별걱정 안하고 먹이급여 중지함

노보 프라운만 주기 시작함

그사이 여과기 꺼진걸 몇개월동안 몰랐음

트리밍하고 환수 좀 해주고 아예 여과기랑 온도계 뺌 


관리하고 며칠 사이 펜슬하나 점프사함

시발 이래서 물고기 새끼들한테 너무 잘해주면 안됨

초보들은 수질 변해서 그랬나 오진하겠지만

낙향한 물질 고수의 진단으론 트리밍으로 공간과 시야가 확보된게 이유임

재개발로 생긴 꿀땅을 서로 차지하려다 발생한 참사


암튼 펜슬 하나밖에 안남아서 걍 노보프라운 급여하던 것도 멈춤

여과기도 뺐는데 먹이 많이 줘봐야 바이오로드만 올라감


그렇게 무먹이 무여과 무환수로 1년 흐름

어항내부는 부추 묶어서 넣어놓은 것 처럼 빽빽함

그사이사이는 이끼지옥이지만 유리에 낀 이끼 때문에 안보임


어항세팅한지 2년 쯤 간만에 물갤에 와서

영원한 떡밥 무무항에 무먹이까지 첨가해서 비틱질 한번 투척해줌

의심하는 새끼도 있고 어항사진 올리라는 새끼도 있었는데

댓글 몇개 달고 쌩깜 어항이 너무 개판이라 쪽팔림


그러고 뭔 귀신이 들렸는지 

한동안 어항 관리해줌

먹이 주거나 환수를 한건 아니고

트리밍 해주고 어항벽도 자주 닦고 이끼제거제도 가끔 넣고


그러다가 브리짓데 다 뒤짐

새우는 몇머린지 몰랐는데 좀 줄어든거 같기도?

무환수 무여과 어항인걸 감안했어야했는데 이끼제거제 용량이 과했던 거 같음


사실 어항 관리는 보통 인간의 미적 감각 위주고 진짜 물고기 입장은 모르잖아?

그후로 어항에 신경 꺼버림 어떤때는 거의 바닥까지 물을 말리기도함


a few years later


시발 어항이 우리집에 왜 있는지 모르겠음

취미도 식물로 바뀐지 오래고 먹이도 안주고 식물 물 주고 남은 물 어항에 채우는 게 전부임

한마리 남은 펜슬 죽으면 접을 생각으로 방치중인데 얘 수명이 이렇게 길어?

5년? 6년? 이거 좀 너무한거 아냐? 풀통인지 어항인지 너무 흉칙함 에이 시발




어항 자주 들여다 보는 건 아닌데 펜슬 못본지 한달은 된거 같음

죽었나?


그렇게 생각하니까 기분이 존나 이상하짐

물질 입문 부터 수초파라 물고기는 걍 고명 정도로 생각해서 정준적도 없으면서

손톱만한 물고기 때문에 처참한 몰골의 어항을 5년이나 유지했다고?

선물하지 못한 미련 때문이라고 하기엔 그보다 더 의미있는 어항도 걍 버렸는데?


갑자기 돌아가신 그분 생각도 나고 생전 가져본적도 없던 물고기에 대한 애정이 막 샘솟고

갑자기 여러 감정이 폭풍처럼 휘몰아치며 지나감

어찌됐든 미련을 완전히 정리할 때가 된거 같음

갑자기 터진 중2병 감성 ㅈㄴ 병신 같네


어항 정리하기로 마음 먹고

혹시 뒈진지 얼마 안돼 불어터진 펜슬을 손으로 만지고 싶진 않아서

뜰채로 휘적휘적 어항을 저어봄


시발 깜짝이야

좀비임? 펜슬 새끼는 뒈지지도 않네

에라이 애정 1도 없는데 왜 반갑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