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때문에 이사를 왔다.

원래 살던 곳 보다 더 도심지로 와서 그런가?

월세는 2배로 올랐는데 실평수는 1/3평 정도가 줄었다.

집도 좁아지고 지출도 늘어났고 거기다 요즘 물가도 계속 오르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으로 물접을 했다.

2자광 어항은 스티커를 붙여서 버렸고 여과기나 조명 히터등은 다시 여건이 좋아질 날을 기대하며 깨끗이 닦아 한 구석에 넣어 놓았다.

10년 이상을 해온 물생활을 접고 나니 여러 감정들이 든다.

가장 큰 감정은 [편함]이다.


가끔 물생활 커뮤니티에 '물생활이라는 취미가 왜 더 커지지 않는지?' '왜 뉴비가 늘어나지 않는지?'에 대해 여러 고찰들을 써보고 토론하고 심지어 싸우고 비난하기 까지 하는 것을 보았는데 물접을 하고 나서야 그 이유가 피부에 와 닿는다.


그냥 물생활이라는 취미가 절대 라이트한 취미가 아니며 상당한 지출/지적노동/감정소비를 동반해야 하는 헤비한 취미이기 때문이다.

그냥 이게 답이었다. 다른 이유는 없다.


여기 대부분은 몇번씩 경험 했겠지만 물생활이란 취미는 일단 이론을 빠삭하게 알아야 어느정도 유지가 가능하다.

그런데 그 이론이 매번 내가 의도한 아웃풋을 가져다주진 않으며, 심지어는 해결 불가능한 영역도 있다.

그럴때 마다 강제 지출 및 감정 소비가 이루어진다.


솔직히 지금 이 편함과 평온함을 느껴버린 지금 다시 물생활을 시작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느껴진다.

솔직하게 돌아갈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근데 어쩌면 10년이란 긴 시간동안 나의 기준에서 해볼건 다 해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말은 이렇게 해도 결국 2년 안에 또 어항에 물채우고 있을 것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