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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때가 되니 하늘이 더욱 강렬한 파란빛을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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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뭔가를 파먹다가 저를 보곤 기겁하며 도망가던 새끼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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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를 지나다 버려진 배 하나를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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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티티카카 이곳저곳을 왕래했을 테지요.

지금은 수풀이 덮여 지붕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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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려진 배 옆 공터가 사람도 별로 없고 자기에도 딱 좋더군요.

마침 지나가는 양치기에게 손으로 텐트모양을 세우고 자도 되냐고 묻자 별로 신경 안쓴다는 듯이 문제없다고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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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많아서 그런지 물은 쓰기에는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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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두척 있었는데,

물이 들어차지 않은 배는 들어가서 둘러봤으나 딱히 있는 것도 없고 자기에는 조금 무서워서

그냥 무난하게 텐트치고 숙박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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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만 되면 미친듯이 불어대는 바람때문에 시끄러워서 상당히 불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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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라파즈에 가면 티티카카 여행은 오늘로서 마지막이 되겠군요.

참 멋진 곳인데 아쉽습니다만,

뭔가를 떠나 보낼때는 한치의 미련도 없이 헤어지는게 맞습니다.


10월 7일

라 파즈(La p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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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텐트 안에서의 온도차는 정말 극심합니다.

바깥은 바람도 불고 온도도 괜찮아 그다지 덥지 않은데,

태양볓이 정말 강렬해서 공기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텐트는 햇빛을 그대로 머금어

온실처럼 뜨거워 집니다.

더우면 반쯤 정신을 잃는 저는 더 자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텐트 밖으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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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에는 이렇게 노상에서 뭔가를 파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전통복장을 입고 있는 여자들을 볼 수 있는 것도 페루와 볼리비아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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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늘어선 안데스의 설산들...

저런 곳은 저렇게 높은데도 관심이 없어서 올라가는 사람도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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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의 개들은 이상하게 페루보다는 좀 덜 사나운 것 같아서 약간은 안심이 됩니다.

그래도 양이나 알파카 등이 보이면 경계를 늦추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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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즘이 되갈 무렵.

고즈넉한 풍경이 끝나고 황량한 대지에 페루에서 많이 본 짓다만 건물들이 길 옆으로 나란히 들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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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함께 엄청난 교통량과 먼지,

여기저기 지저분하게 널려있는 쓰레기와 사람들도 보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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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즈에 다 와가는 것 같기는 한데,

볼리비아의 실질적인 수도라고 하더니 상태가 말이 아닙니다.

티티카카에 있을 때만 해도 볼리비아 그렇게 못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섣부른 판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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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매연과 먼지때문에 숨쉬기가 불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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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도로가 공사하느라 헤집어 놓고 여기저기 주정차를 하는 콜렉티보 때문에

정신없는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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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길거리에서 파는 과일을 갈아 만든 쥬스는 참 맛있습니다.

근데 길 바로 옆에서 팔아서 차에서 나오는 매연과 먼지가 약 1%정도 햠유되어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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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라파즈 도시 자체는 굉장히 큽니다.

우리나라의 서울 - 경기권 처럼 라파즈 주변의 위성도시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중심부로 가면

길을 못찾고 방황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카에서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라파즈 중심부에서 꽤 떨어진 다른 도시에 가서

캠퍼들이 추천해 준 캠핑장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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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웅장한 산은 도대체...

이런 곳이 수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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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해메다 한 오르막길로 내려가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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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펼쳐진 말도 안되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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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아지른듯한 절벽 넘어 펼쳐진 마야시야 라는 도시.

라파즈 바로 남쪽에 있는 도시인데 깎아지른 계곡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사진으로는 표현할 수없는 웅장한 모습.

땅들도 그전에는 볼 수 없었던, 뭐랄까.

외계행성에서 볼 법한 요상한 모양의 바위들이 울퉁불퉁 솟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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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길게 이어진 직선이 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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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내려가야 합니다.

이 길 나중에 우유니갈때 다시 올라와야 하는데...ㅎㄷㄷDSC_0479-PANO.jpg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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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리마에서 막 나왔을 때는

화성에 집을 지어놓고 사는 듯한 느낌이였는데

여기는 달에다가 도시를 지어놓은 기분이였습니다.

유럽이나 국내에서 생각하는 도시에 대한 이미지가 쿠스코에서도 조금 깨졌었는데

라파즈에서는 완전히 깨집니다.

여기 시장은 재밌겠네요. 이런곳에 심시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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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카카가 끝나고 또 이런 풍경을 마주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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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 그만하고 내려가야 하는데...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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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들이 정말 특이하게 생겼습니다.

뭐라고 해야하나 저걸...글로는 설명하기 힘든 그런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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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식입니다.

마치 중동사막에서 볼 수 있을 듣한 그런 생김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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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깎아지른 경사의 언덕에도 집을 지어놓고 삽니다.

정말 미친곳에 지어진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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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미니한 호수도 하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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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촬영지로 손색이 없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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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호수인데도 많은 종류의 동물들을 볼 수 있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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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스 고지대는 정말 태양빛이 뜨겁고 습하지 않아서

뭔가를 말리는 건 굉장히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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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제가 가려는 캠핑장까지는 라파즈 시내와 거리가 꽤 멀어서

이동하기 조금은 불편할것 같기도 합니다.

서울과 인천 또는 일산 정도의 거리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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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곳 아닙니다. 라파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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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표면 모습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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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나무가 안보이는 걸 봐선 비가 꽤나 안내리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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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 군데 색이 다른 바위들도 있어 배리에이션 재미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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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알수없는 모래바위 계곡...

던전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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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물 흐르는 곳이 있기는 합니다.

양은 극히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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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즈 초입에 있는 건물들은 굉장히 낡고 부실해 보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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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부자들이 사는 동네인건지 건물들이 상당히 비싸보였고

사람들도 기존의 남미 원주민 같지 않은 하얀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여기가 볼리비아의 강남인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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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달에 지어놓은 도시같다고 표현을 했었는데,

진짜로 달의 계곡이라는 이름의 관광명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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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나중에 들러볼 계획.

DSC_0519.JPG저도 어쩔수 없는 김치의 피가 흐르고 있는 지라

국기들이 자리해 있는 걸 보면 본능적으로 태극기부터 눈여겨 봅니다.

일장기가 없음에 묘한 통쾌함을 느끼는 이상한 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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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넘어 멀리 도시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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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추천 받은 Oberland캠핑장은 호텔과 캠핑장을 겸하고 있는 곳이였습니다.

코파카바나에서 2천원 정도에 묵어서 가격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고 갔는데

8천원이나 하는 캠핑장 빌즈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라파즈 시내와 너무 멀기도 해서 아깝지만 일단 쉬기로 하고

인터넷으로 더 좋은 숙소를 찾아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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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을 겸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시설 자체는 꽤나 잘되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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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부 호텔 이용자를 위한 것이었고 캠핑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설자체는 부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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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별로인 캠핑장에 조금 실망을 했습니다만,

일단 라파즈의 풍광 자체는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쿠스코도 그렇고 코파카바나도 그렇고 정말 색깔있는 그것만의 개성을 가진 남미의 도시들이

머리에 하나하나 기억에 남습니다.

어딜가나 똑같은 국내의 도시들이 조금은 아쉽게도 느껴지지만,

타고난 자연환경이 다르니 어쩔수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