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잘도 놉니다.
무엇보다도 우유니가 마음에 드는 것은,
다른 여행지에서는 뭔가 모르게 공부를 강요받는다는 점입니다.
저같은 경우 어떤 장소를 가면 그 장소에 대한 정보가 없어도
처음 갔을때의 그 분위기과 감정이 좋고, 그때끄때 즉흥적으로 느끼는 제 감상에 많이 의존하는데
그래서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빠삭하게 알아기지는 않는 편입니다.
그런 저의 여행 태도에 대해 지인이나 인터넷에서는 불만을 가지는 분들이 많더군요.
사실 관광지를 공부해가던 아니던 그 선택은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봅니다.
타인의 여행 방식에 조언정도는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지나친 간섭은 자기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죠.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요즘은 인터넷이 너무 좋아져서 정보는 검색하면 수두룩 하게 나오기 때문에
이론에 집중하기 보다는 감정을 느끼는 쪽에 더 무게를 두는 편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유니는, 어떠한 설명할 것도, 알아야 할 것도 없는, 순수한 볼거리 그 자체인 셈이죠.
그냥 하얀 바다와 넓은 하늘,
내가 그 위에 오롯이 서 있다는 그 느낌만 즐기면 되는 겁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소금 표면은 육각형 모양의 선이 볼록 솟아있었습니다.
그것도 다들 일정한 크기를 가지고...
자연이란 정말 신기합니다.
우유니 사막 안 가운데에는 물고기 섬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우유니를 바다로 생각한다면 정말로 섬인 셈인데, 식당도 있고 사람들도 자주 왕래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어차피 오늘 안에 그곳으로 가기에는 무리라고 판단, 사막 한복판에 텐트를 칩니다.
물론 차들이 왕래하는 길에서 조금 벗어나 칩니다.
저도 죽기는 싫으니까요.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어서 당연히 팩을 박으려고 했는데
소금이 굳어진 땅의 단단함이 제 생각 이상으로 장난이 아닙니다.
결국 3cm도 박지 못하고 팩이 구부러지는 참사.
이거 괜찮을려나
별수없이 무거운 짐들을 텐트안에 넣어서 날아가지 않게 합니다.
온 패니어와 옷에 소금 천지.
지나가는 차들에서 가끔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저 차들은 아마 소금호텔 어딘가에서 묵겠죠.
간이 숙소에서 한컷.
신발 안과 양말도 모두 소금으로 절여졌습니다.
전혀 기분나쁘지 않습니다.
소금위에서 소금먹기.
바람이 심하게도 부는데 뭔가 아늑합니다.
저녁은 라면과 콜라로 대충.
사막의 노을.
감개무량합니다.
여기에 진짜로 올줄이야
산할아버지의 구름모자.
잠깐 눈을 붙이다가 밤이 되서 야경을 보려 나옵니다.
우유니에서 별이 그렇게 잘 보인다고 해서 나왔는데 역시나 많은 별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제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더군요.
사진찍는 법을 잘 몰라서 별사진에 도전해보았지만 계속 실패합니다.
대충 요정도 보였던 것 같은데...
노출을 심하게 했더니 정말 많이 보입니다.
저정도로 까지 보이진 않고 한 이사진의 80%정도 였던 것 같네요.
우유니에서 세찬 바람을 맞으며 잠드는 꿈같은 밤이었습니다.
10월 23일
물고기 섬
내리쬐는 햇빛에 달궈진 텐트덕분에 더 자고싶어도 잘 수가 없습니다.
바깥으로 나와서 맞는 우유니의 아침.
사진에서는 산이 굉장히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40km정도 떨어져 있었습니다.
아침은 빵으로 해결.
무사히 우유니 야영을 마쳤습니다.
짐이 한가득이어서 달리는 내내 바퀴살이 부러지지 않을까 불안해 했습니다.
우유니에서의 라이딩은 사람의 기분을 요상하게 만듭니다.
아무것도 없고 풍경도 2시간 넘게 변하지 않으면 내가 길을 가고있는건지
바퀴가 굴러가고 있는건지 시간이 멈춘건 아닌지
별의 별 생각이 듭니다.
그러던 찰나
저 멀리서 다가오는 하나의 점.
가까워 질수록 그것이 자전거 여행자라는 것을 알아챕니다.
그는 바로 코파카바나와 라파즈에서 만났던 프랑스 여행자 프랭키.
자주 만나는 건 그렇다 치지만 이 우유니 사막 한복판에서 다시 만나다니;;이게 가능한 상황인가?
그러나 전혀 신기해하지않고 쿨하게 인사한 후 자기 갈길을 갑니다.
이사람아, 우유니 전라도 면적만한 크기라는데...
그 한복판에서 마주쳤는데 그렇게 덤덤하다니...
그래서 저도 쿨하게 반대편으로 고고
중심부로 갈수록 어제 보았던 소금물 구멍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느낌이랄까;;;
당연히 어떤 생물도 살수 없는 사막이지만,
SNS에서 친구들을 낚아보기 위해 낚시하는 척 찍은 사진.
심지어 낚시대도 없다는 게 포인트.
그러다 소금이나 퍼먹어 볼까 하고 맨손으로 채취를 시작합니다.
오오..당신이 우유니의 소금인 것입니까...!?
대략 이거의 한 4배정도 더 채취했는데,
여행 내내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양이라고 생각됬습니다.
진짜 무진장 깊어보였던 구덩이.
심해 공포증이 있는 저로선 저정도 크기로도 엄청난 공포를 느꼈습니다.
사람 한명이 충분히 빠질 수 있는 크기...
아무런 의미도 없는 지도 보는 척.
물고기섬을 향해 서쪽으로 약 4시간을 달린 것 같은데,
계속 같은 풍경이 계속되어서 혹시나 길을 잃은 것은 아닐까 의심하고 있는 순간
멀리서 거무튀튀한 덩어리(?) 같은게 나타납니다.
이건 누가봐도 섬이지요.
이슬라 잉카와시.
물고기섬에 도착합니다.
고도가 3600m...
정말 남미한번 다녀오면 다른데서 웬만한 고도 높이는 높이로도 보이질 않을 듯.
분명 사람이 몇명 거주하고 식당도 있다고 했는데...
제가 예상한 섬의 느낌과는 많이 다릅니다.
선인장만 여기저기 솟아 있을 뿐...
그래도 죽음의 땅으로 볼 수 있는 우유니 사막에서 유일하게 생명체를 만날 수 있는 곳이겠군요.
일단 주변을 둘러보기로 합니다.
섬의 반대편으로 가니 많은 차들이 정박(?)해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쪽면에 모두 모여있나 보네요.
전화를 위한 안테나 비스무리 한 것도 설치되 있습니다.
으흠. 제대로 찾아왔군요.
한 대만인 관광객들이 저를 극진히 맞아주며 사진도 찍고 음료수와 빵도 제공해줍니다.
너무 친절하게 해줘서 몸둘바를 몰랐습니다.

나중에 대만도 꼭 오라던 아저씨.
희망사항이지만 다음 아시아 여행때는 꼭 그러구 싶네요.
대만 여행객들은 자기들한테는 필요없다며 환타와 콜라 한다발을 저한테 주고 쿨하게 떠났습니다.
일단 주린배부터 좀 채우고...
식단은 완전한 소작농 식단. 빵 + 수프.
의자, 탁자, 쓰레기통 들이 죽은 선인장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수많은 가시 안에 저런 재밌는 뼈대를 감추고 있다니.
관리인에게 문의해서 텐트칠 자리를 마련하고 잉카와시를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참고로 2~3천원 정도의 입장료가 존재했습니다.
역시 선인장 나무로 만들어진 이정표.
섬 주변으로는 넓게 펼쳐진 소금바다가 있습니다.
물고기 섬은 거의 우유니 한 가운데 있는 곳.
저 멀리 다른 자전거 여행자들이 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마치 낙타를 타고 오는 듯한 그림.
목이 말라 식당에서 맥주 한병을 구입합니다.
처음 먹어보는 볼리비아 맥주인데
너무 맛이 좋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 첫 맛에 반해 후에 다른 나라에서 이 포토시나 맥주를 한참 찾았으나 콧빼기도 안보였던...
다른 여행자들 역시 짐이 한가득입니다.
자전거가 굉장히 좋아보이네요.
얌전했던 개 한마리.
식당에는 이미 많은 자전거 여행자들의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다들 세계 일주를 하는 듯이 보였는데 참 부러웠습니다.
저도 나중에 돈 좀 더 벌어서 아시아 여행에도 도전 해야 겠습니다.
자전거 여행자들끼리는 뭔가 암묵적으로 동료애가 있다고 해야하나
물고기 섬 언덕으로 출발.
거대한 선인장들.
크고 아름답네요.
Incahuasi라고 써있는 곳이 물고기 섬입니다.
저는 콜차니 에서 왔고, 내일은 추비카 라는 곳을 넘어 칠레 국경으로 향하겠죠.
인터넷은 불가능 했습니다.
뭐 바라지도 않았지만.
언덕을 올라 바라보는 물고기섬과 사막의 모습.
이런곳이 지구상에 또 있으려나요.
선인장 크기가 어마어마 합니다.
노을지는 물고기 섬.
나중에 꿈에서 또 한번 가볼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요즘 잠자면 통 악몽만 꿔서...
언덕을 오르내리는 길은 조금은 부실합니다.
반쯤 시체였던 선인장 한그루.
언덕에서 내려옵니다.
박물관 비슷한 곳도 있었는데 시간이 늦어 문이 닫혀있습니다.
물고기섬에는 일반 관광객들은 점심이 지나면 모두 다른곳으로 떠납니다.
덕분에 저녁인 지금은 자전거 여행자와 관리인, 식당 주인들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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