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
추키카마타(Chuquicamata)
꽤 긴 날을 캠핑장에서 보내고 드디어 추키카마타 광산을 관광하는 날입니다.
안내소의 삽질로 이상한 곳으로 돌아가는 수고스러움이 있었습니다.
추키카마타 광산으로 향하는 버스가 있는 사무소로 절 보내야 하는데,
안내소의 불성실한 안내로 택시기사가 저를 추키카마타 마을로 가는 버스정류소로 안내해서
한참 실랑이를 하다가 겨우 사무소를 찾았습니다.
다행인건 칼라마의 택시는 희안하게도 요금과 목적지가 정해져 있어서 추가요금이 발생하지는 않았다는 것.
택시치고는 이상한 시스템입니다.
사무소에는 몇몇 한국인들을 포함한 많은 관광객들이 투어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곳곳에 걸려있는 추키카마타 광산의 모습.
매우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칠레 경제의 많은 부분을 구리 관련 부분에 의존하고 있다고 하니
관광객들은 눈에 잘 띄게 하기 위함인지 형광색 조끼와 헬멧을 지급받습니다.
이렇게 보면 영락없는 인부들인데 말이죠.
추키카마타 버스 사무소의 모습.
이곳에서 모여서 다같이 버스를 타고 출발하는 겁니다.
대략적인 추키카마타의 설명 진행중.
이상하게 알아듣기 어려웠던 영어였습니다.
칼라마와 추키카마타 자체는 거리가 조금 있는 듯 합니다.
한 5~10km정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옆으로 엄청난 높이로 쌓아올려진 모래탑과
추키카마타의 마스코트 몬스터 트럭이 보입니다.
2층 버스마저도 씹어먹는 크기를 자랑하는 몬스터 트럭이지만,
지들끼리만 모여있으니 어느정도인지 감이 잘 안옵니다.
추키카마타로 들어가는 길 옆으로는 이상하게 버려진 집들이 가득했습니다.
음...뭔가 이유가 있을 듯 싶은데요.
분명 공사중인 도시는 아닌데...
이건 마치 버려진 도시 그 자체.
몇몇 병원이나 시설들도 엄청난 모래언덕에 파묻혀 있는 경우도 보이구요.
대충 설명에 의하면,
원래 추키카마타 광산이 작았을 때는, 인부들이 바로 옆 추키카마타 마을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동명의 광산과 도시가 함께 있었던 거죠.
처음에 채굴을 시작할 때는 이렇게 큰 광산인줄 모르고 바로 옆에 살았는데,
파내다 보니 정말 큰 광산이란 것을 알게되고 파낸 모래를 옆에 쌓아올리다보니 마을을 삼켜버릴 정도여서
그리고, 먼지나 기타 환경의 문제로 주민들이 살던 건물들을 버리고
그대로 좀 더 멀리 떨어진 칼라마로 이주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추키카마타 도시는 건물은 그대로 살아있는 완벽한 버려진 도시라는 셈이죠.
체르노빌과도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겠지만 다른점은
이곳은 방문하는 게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것.
심지어 간판이나 유리같은것들도 멀쩡히 다 붙어있습니다.
세찬 바람에 조금씩 문짝이 흔들리는 사람한명 없는 이런 도시의 풍경이
....저는 매우 마음에 듭니다.
낡고 사람 없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분위기를 좋아하는 변태같은 성격이라
...제 취향이 존중되길 기원하며.
가이드는 버려진 옛 건물에 만들어진 박물관 비슷한 곳으로 사람들을 데려갑니다.
그곳에서 추키카마타의 역사와 구리광산의 역할이나 세부 사항을 설명해 줍니다.
그러나, 구리 자체에는 그닥 관심도 없고 영어도 알아듣기 힘들어서(귀찮아서)
설명을 뒤로하고 혼자 나와서 마을을 좀 더 둘러봅니다.
저는 이 버려진 느낌의 도시와 광산의 분위기 자체에 더 흥미가 갈 뿐.
음산한 분위기의 마을 광장...
버려진 피노키오 조형물에 펠리그로(주의)표시까지...
영락없는 공포영화의 한 장면.
저 눈빛으로 사람 여럿 죽였을 듯한.
정말 건물 자체는 보존이 완벽하게 되있습니다.
안에 가구나 사무도구, 사람만 없을 뿐.
유령도시 관련 미디어를 만들때
이곳을 참고하면 되겠습니다.
완전한 폐허도 아닌것이, 이런 분위기를 내는곳이 또 있으려나요.
시청 따위로 쓰였을 듯한 건물.
이건 뭐...연설대인가?
공사장 인부처럼 한장.
중앙 광장.
아무도 없는 곳을 향해 승리의 포즈를 취하는
불쌍한 오이긴스 장군님.
꽤나 뻘쭘하시겠지 말입니다.
지금은 쓰지않는 기차역도 보입니다.
이런 분위기 너무좋아...항가항가
시멘트 공장, 낡은 쇳덩어리들, 버려진 건물들...
약간 스팀펑크 세계관같기도 하고
저 위에 산처럼 쌓인 것들이 추키카마타를 파내면서 나온 모래들이겠죠.
굉장히 멀쩡해 보이는 교회.
생각보다 칼라마로 이주한 역사가 그리 오래되진 않아 보입니다.
수도시설로 보이는 녀석도 도로밖으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출입금지.
우체국 안도 텅텅 비어있습니다.
참고로 바깥에서 창문을 통해 찍은 사진입니다.
추키카마타에 대한 긴 설명이 끝나고, 버스는 사람들을 태워 다시 어딘가로 이동합니다.
파묻힌 집들.
가이드 말로는 예전에 병원과 부속시설이 있었다고.
왜 다들 이사갔는지 알것도 같습니다.
똑같이 생긴 차들이 엄청 주차되어 있습니다.
이 광산은, 모든지 다 큽니다.
돌맹이를 나르는 트럭도 무식하게 크고,
크레인도 엄청나게 크고,
하긴 광산 자체가 이미 넘사벽급인 규모이니
하루만 자보고 싶은 녹슨 공장.
저도 제 취향을 이해 못하겠습니다.
광산으로 향하는 길.
몬스터트럭 부품으로 쓰이는 엄청난 크기의 바퀴가 눈에 들어옵니다.
하나에 100만원 넘는다고 한 것 같았는데
훌륭한 공장이로다.
높은 추키카마타 관람소를 올라가면서
양옆으로 엄청난 크기의 구덩이와 계속 뿜어져나오는 먼지가 보입니다.
관광지가 아닌, 실제 활발하게 생산이 진행중인 광산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줍니다.
옆으로 먼지 방지용 물을 뿌리고 다니는 거대한 트럭이 지나갑니다.
가이드는 저건 작은 크기라며 놀라지 말라고 합니다.
몬스터 트럭이 지나갈때마다 감탄사 대신 연발하는 카메라 셔터 소리.
관광객을 위한 전망대에 내립니다.
전망대라고 해봤자 이게 전부.
하지만 추키카마타의 모습은
이게 뭔가 싶을 정도의 크기.
구멍을 파서 석탄을 캐내는 그런 광산과는 비교를 불허합니다.
엄청난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 사이로 보이는 압도적인 규모.
조그맣게 점으로 보이는 녀석들이 방금 지나갔던 몬스터 트럭들.
가끔 버스같은게 몬스터 트럭 옆으로 지나가면 마치 껌박스가 귀엽게 움직이는 미니어처 느낌.
너무 커서 뭐라고 설명을 못하겠습니다.
그냥 큽니다. 진짜 큽니다.
몬스터 트럭들은 쉴새없이 돌들을 실어 나릅니다.
저걸 가공하면 구리가 나오는 거겠죠.
어디가 어디인지 파악이 될까 싶을 정도의 압도적 규모.
광산에서 일하는 분들은 돈을 꽤나 많이 번다고 합니다.
디자인같은거 말고 광부를 할껄 그랬어...
무너져 내릴것 같은 아찔함도
계속 보고있으면 공황장애 같은거에 걸릴 것도 같습니다.
약 15분 정도 광산을 둘러보고 있는 사이
주차해있던 버스가 경적을 울리며 승차하라고 재촉합니다.
무료 투어라 그런지 구경하는 시간이 정말 짧습니다.
좀 더 보고 싶긴 했지만, 무료니까 어쩔수 없네요.
돌 색깔이 약간 청록빛이 도는게
이것도 가공하면 구리라던가 뭔가 나오겠군요.
다시 돌아가는 길 옆으로는 기계가 깍아내린듯한 표면의 바위로 골짜기를 이룹니다.
1층 버스 따위는 애기로 만들어 버리는 몬스터 트럭이 앞에 가고 있네요.
하나의 거대한 유적같기도 합니다.
시간이 길진 않아서 약간 아쉽긴 했지만, 무료 투어치고는 꽤나 즐겁게 구경했던 추키카마타 광산.
이제 칼라마에서의 여정도 끝이나고, 남미 북쪽 여행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제 버스를 타고 멘도사까지 가서, 그곳에서 다시 라이딩을 시작해 우수아이아로 향하는 두번째 여행을 시작해야 겠군요.
여행 끝난거 아닙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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