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31일

나우엘 우아피 호수 (Lago Nahuel hu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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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 마을 비야 라 앙고스투라에서

바릴로체로 향하는 여정을 계속합니다.

바릴로체는 국내외 가리지 않고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더군요.

사실 구미가 당기는 곳은 아니지만, 까레테라 아우스트랄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큰 도시중 하나라

굳이 피해갈 이유도 없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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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은 2014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1월 1일은 도시에서 불꽃축제 따위나 보면서 여행자 친구들과 함께 보내보고 싶었으나

타이밍이 영 거지같아서 방법이 없었습니다.

전의 걷기여행을 같이한 3인방도 1월 1일에는 가족들과 보내기 위해 바로 자신들의 집인 네우켄으로 돌아간다고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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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바릴로체로 향하던 중,

도로 옆으로 아주 작게 숨어있는 오솔길이 있길래 들어가 보았습니다.

바릴로체를 옆에 둔 나우엘 우아피 호수의 멋진 전경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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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광고에나 나올법한 그런 풍경.

푸른 빛 호수가 잔잔하게 파도를 일으키고 있고

딱 쉬기 좋은 모래밭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가만...혼자 있어야 한다는 것 빼고는 여기 캠핑하기에 완전 최적이잖아?

혼자 지내는 거야 워낙 익숙해서 아무렇지 않기 때문에,

또 1월 1일을 아무 연고도 없는 호스텔따위에 들어가서 혼자 지내면

그게 오히려 군중속의 고독효과가 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

2014년의 마지막 날은 멋진 호수 옆에서 캠핑하며 보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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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불을 피운 흔적까지 있습니다.

이 화덕을 조금 더 보수해서 파스타나 끓여먹으면 딱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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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여기다가 캠핑하라고 만들어놓은 듯.

뒤로 보이는 풀숲 너머로는 바로 도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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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걸터앉을수 있는 나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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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딱히 할것도 없었지만,

풍경을 보고있노라면 시간이 금방 갑니다. 저녁도 채 안된 시간이었지만 바로 텐트를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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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고즈넉한 풍경.

사람이 없는 곳은 여기가 비밀장소여서라기 보다는 2014년의 마지막 날이라 다들 가족끼리 보내기 위해

집에들 들어가 있어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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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큰 나우엘 우아피 호수.

저 멀리 설산도 보이고, 큰 구름들이 산을 넘어 슬금슬금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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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쪽 너머로는 바릴로체가 자리잡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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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맑기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물맛도 끝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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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옷가지도 널어놓고

무슨 무인도 표류하는 사람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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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의자만 있었는데,

죽은 나무와 돌을 이용해서 간이 탁자도 만들었습니다.

저는 많아야 한두번 쓰겠지만, 누군가는 여기 또 올 것이고

그 사람들이 나름 유용하게 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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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역시 죽은 나무와 돌로 만들어진 테이블은 허접하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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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날씨가 완전히 쨍하지는 않습니다.

부슬부슬 비가 오다 말다를 반복.

다행히 뒤에 나무로 벽이 형성되어 있어 바람을 어느정도 막아주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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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의 마지막 날, 마지막 저녁이니...2015년에 대한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집에 돌아가면 백수...

일해야하는데...나이도 많고...

또래들은 거의 전부 직장에서 일하고 있을텐데...

온갖 고민과 사념이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엉키고 꼬입니다.

상당히 수동적인 삶을 살아온 것 같습니다.

꿈은 있었는데, 대학교는 가야한다고 해서 원하지 않는 공부를 하고

졸업은 해야 한다고 해서 역시 원하지 않는 대학교를 억지로 다니고

이것저것 앞에 닥치는 것을 하다보니 어느덧 30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꿈을 제외하고는 살면서 하고싶은 대로 살아왔다고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자전거 여행 하나.

흐릿한 동공마냥 남이 시키는대로만 살아온 인생이었지만,

그 누구도 그 시간에 대한 보답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깨달은 건, 결국 남이 뭔가를 보답해주길 바라는 인생만큼 멍청한게 없다는 것.

늦게나마 인생의 목적지는 자신이 정한다는 걸 진정으로 깨달았고

이제 여행이 끝나면 자기가 정한 목적지로 향하는 여정에 책임을 져야겠지요.

잘 해낼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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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개소린지 난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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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이 모르겠다 점프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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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때서 밥도 지어먹고!


2015년 1월 1일

바릴로체(Barilo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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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구름이 많이 껴서 맑은 호수의 풍경을 보기 쉽지 않았는데,

오늘의 날씨는 정말 끝내줍니다.

산뜻한 1월 1일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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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어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포카리스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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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아르헨티나는 자연환경적으로는 정말 축복받은 곳입니다.

경제가 안좋은것도, 사실 어림짐작해보면, 그닥 신경쓸 필요가 없어서 일지도.

더 이상 잘 살 필요가 구태여 느껴지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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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플레이스를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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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옆으로는 이런 멋들어진 산이 솟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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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빛 호숫가를 따라 달리는 도로의 경치는 꿀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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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니에서 가지고 온 자전거 스탠드 용 선인장나무는 한달이 넘게 저와 동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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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막힌 산과 호수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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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바릴로체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가까워 보이지만, 호수를 빙 돌아가야 하기때문에 아직 2~30km는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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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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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끗희끗 보이는 눈쌓인 산과 마을.

흡사 스카이림을 보는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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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주변에는 흘러나오는 물로 형성된 강들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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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휴일이라 몇몇 사람들이 놀러나와 있었습니다.

참고로 나우엘 우아피 호수는 나우엘 우아피 국립공원에 속해있습니다.

설악산이 설악산 국립공원에 속해있듯이...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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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인 빛깔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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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고생하는 자전거와 함께 샷.

(2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