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푸탈레푸우(Futalef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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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하고 바람이 끔찍하게 불던 아르헨티나의 루타40에서

칠레 국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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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풀밭에 소변을 보고 왔는데,

뭔가 폭탄처럼 생긴 녀석들이 바지 여기저기에 붙어 있습니다.

손으로 떼어내려고 하자 산산히 조각나면서 지저분하게 바지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짜증나면서도, 귀엽기도 하고, 여튼 희안한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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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국경으로 가는 길은 파란 강물이 세차게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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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낚시대를 사서 빨리 고기를 잡아봐야겠습니다.

사실 낚시대는 싸구려로 아르헨티나 한 마을에서 하나 장만하긴 했는데,

플라이 낚시라고 하는 고기잡이법이 주류인 이곳에서는 그...줄을 감아올리는 그 녀석이 꼭 필요한데

낚시에 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저는 그저 낚시대와 루어, 낚시줄만 사면 되는 줄 알았다가 낭패를 봤습니다.

그래서 칠레에 들어가서 큰 마을에 가면 그녀석(?)도 구입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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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충분히 많아도 될만한 장소였는데,

자동차도 거의 지나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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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출국 심사소.

별것 없습니다. 여권 확인 후 자전거로 들어간다고 하면 그냥 패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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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기가막히게 아르헨티나와 칠레 딱 중간부터 포장도로가 시작됩니다.

이왕 할꺼면 국경관리소 사이는 좀 해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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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서 간단한 입국심사를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들어가려는데

한 직원이 저를 잡아 세우더니 자전거 뒤에 메달려 있더너 선인장나무 스탠드를 버려야 한다고 합니다.

우유니에서부터 함께 해온 녀석이고 전의 국경검문소에서는 아무 말 없었기에 나름 불쌍한 얼굴로 호소했으나

식물종류는 무조건 안된다고 버려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사실 저따위 나무 쪼가리가 뭐라고...신경쓸 필요는 없었지만

물건에도 정이 들기 마련인데 뭔가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작별의 의미로 쓰레기통에 쳐넣기 전 기념사진을 촬영하니

직원이 그 모습을 보고 실소를 터트립니다.

아마 그 직원은 모를겁니다.

멀리 멀어지는 0윌슨을 바라보는 그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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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지나고 얼마안가 푸탈레푸우라는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오늘은 거기서 하루 묵을 예정.

하루에 몇km가야 한다 라던가 언제까지 어디에 도착해야 한다 같은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천천히 여유부리면서 가기로 해서 사실 전체적인 여행의 템포는 느려진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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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산이 즐비한 도로.

까레테라 아우스트랄 도로는 푸탈레푸 마을을 지나서 한참을 더 가야 진입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 여행자들이 입을 모아 칭찬한 칠레 제일의 아름다운 길이 참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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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 푸탈레푸우에 도착.

10분도 안되는 시간에 자전거로 마을 한바퀴를 다 돌수 있을 정도의 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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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캠핑장도 있고 있을건 다 있습니다.

칠레의 캠핑장이 아르헨티나에 비해 좋았던 건,

아르헨티나의 캠핑장은 현지인들을 위한 파티장으로 많이 쓰여서

쓸데없이 크기만 하고 사람은 많아서 시끄럽고 부엌도 없는데

칠레의 캠핑장은 조금 더 비싸고 크기도 작은 편이지만

현지인들을 위했다기 보다는 여행자들의 숙소로 쓰이는 캠핑장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제일 좋은 건 칠레의 캠핑장의 대부분은 공용 부엌이 있다는 것.(정말 중요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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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작은 캠핑장입니다.

그냥 자신이 살고있는 집에 방 몇개를 숙박용으로 쓰고 마당에 텐트를 칠 수 있게 해놓은 곳.

하지만 저는 이런곳이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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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제거용(?) 양 한마리.

좋은 방법인데...국내 육군에서 도입이 시급합니다.

기름도 안들고 줄만 묶어놓으면 알아서 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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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녀석, 가까이 다가가면 기겁하면서 도망가다가도 풀을 뜯습니다.

겁도 많고 식탐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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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은 나무보일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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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한 것이 보기 좋습니다.

다만 물이 뜨거워질때까지 기다릴려면 1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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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같은 아르헨티나 콘센트 방식때문에 골치가 아팠습니다.

정말 이상하게 생긴 콘센트를 쓰고 있는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한 캠핑장에서 어댑터를 도둑맞아서 캠핑장에서 빌려야 했습니다.


12월 7일

푸탈레푸우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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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탈레푸우 마을을 나와서 까레테라 아우스트랄 도로로 향하는 중.

길이 매우 안좋습니다.

한두번도 아니긴 한데, 그래도 짜증나기는 매한가지.

남미 자전거 여행 가실분들은 꼭! 두꺼운 타이어에 스포크 36개 짜리로...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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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어드벤처 활동을 채워주기 위한 도로위 말타기 시간.

무슨말이냐면, 저 울퉁불퉁한 곳을 지나가면 자전거가 말을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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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는 푸탈레푸우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어딜가나 설산, 호수, 푸른빛의 강.

자연 풍경의 끝판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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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당시 1월이었으니

한국은 겨울이 한창이었겠군요.

눈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렇게 멀리서만 바라봐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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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지나는데 압도적인 풍경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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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밑으로 시원하게 흐르는 물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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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프팅을 해본적은 없지만,

이건 마치...

노래방에서 화면에 가끔 자연풍경 동영상이 나오는데

그때 거기에 나올것만 같은 그런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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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그 뒤에 있는 산의 모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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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능선을 넘어 호빗원정대가 반지부수러 가고있을 듯. DSC_0100.JPG

이런 곳에 살면 어떤 기분일까 항상 궁금해 합니다.

사실 인터넷만 되면 되...인터넷만...

그럼 맨날 빵우유만 먹고살아도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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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키우기 정서적으로 참 좋을 듯.

문득 페루와 볼리비아의 사막지대가 생각이 납니다.

지도에서 강으로 표시된 곳에 물 한줄기 흐르지 않고 온갖 쓰레기로 뒤덮여 있던 것을 봤는데,

그게 벌써 2개월 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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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다가 영접한 벌레영웅 헤라클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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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절벽에서 폭포가 떨어집니다.

저런 곳이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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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살이 조금 거세서 무서워보이기도 합니다.

색도 워낙 청록빛이라 밑이 보이지 않는것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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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파른 물살을 헤치며 개미같은 무언가가 발발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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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헬멧에 고프로 하나씩 단 사람들이 카약을 타고 있습니다.

뒤집혀도 바로 다시 바로서는게 신기함...

똑바로 서는 핫산이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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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엄청나게 거친 물살이었는데,

어떻게 헤쳐나가는 건지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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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물고기가 있을 것 같은데...

머릿속은 온통 먹는 것 생각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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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꾼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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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은 차라도 지나갈라 치면,

이렇게 뿌연 흙먼지를 마셔야 했습니다.

20대가 지나가면 한 두대 정도는 먼지가 안나게끔 천천히 가주는 차도 있긴 했지만,

역시 운전자들한테는 별 기대를 안하는게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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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시간.

다시 캠핑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강 옆에 크게 공터가 나있는 곳이 있길래 들어가 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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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위스 커플이 낚시를 마치고 잡은 고기를 가지고 오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처음 보는 송어의 크기는 대단했습니다.

제 종아리 만한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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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플은 제게 낚시하는 법을 상세히 알려주었습니다.

알고나니 딱히 어려운 방법은 아니었지만, 낚시줄을 감아올리는 도르래?같은 것이 무조건 필요하더군요.

송어를 몇번 먹어보았기 때문에 저녀석의 고운 자태에 그저 군침만 흘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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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사냥꾼 물고기랍니다.

작고 뾰족하게 나있는 이빨이 보입니다.

제가 왜 이런 먼 남미까지 오는거냐. 스위스의 자연환경도 충분히 아름답지 않느냐 하고 묻자

그 커플들은 스위스도 아름다운것은 맞지만 남미의 자연환경은 스위스보다 10배는 더 웅장하다며

남미가 정말 마음에 든다고 치켜세웁니다.

확실히, 다른건 몰라도 자연환경만큼은 남미만한곳이 드물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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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옆 공터는,

마치 아무나 와서 캠핑이라도 하라는 양 푹신한 잔디밭에

누군가 잔뜩 모아놓은 바짝 마른 나뭇가지와 쓴 흔적이 있는 화덕까지.

그냥 여기서 잘 수 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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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를 치고 짐정리를 하고 있는 데,

스위스 커플이 송어 한점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너무 고마웠는데, 그 마음보다는 송어를 맛볼수 있다는 쾌감이 더 앞섰습니다.

오오...이것이 자연산 송어의 살점...

핑크빛이 감도는게 아주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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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쨌든 민물고기이니 회로 먹을 순 없고

불에 구워먹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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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무를 잔뜩 모아놓아서 정말 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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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만족스러운 캠핑.

(2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