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이 다 되가서 슬슬 돌아올 준비를 합니다.
그와중에 배고파서 가지고 온 빵 몇조각을 보트위에서...크킄 꿀잼
주인이 잠시 놓고 갔는지 계속 짖어대던 개 한마리.
돌아오지 못할 바위 위에 내버리고 갔으니 주인이 자길 버린줄 알고 불안했겠죠.
진짜 매끄럽고 특이한 표면이 신기합니다.
지그재그를 그리며 다시 카약 대여소로 복귀.
총평을 하자면, 까레테라 아우스트랄을 방문한다면 한번 꼭 들러야 하는 곳이지만,
규모면에서 그렇게 큰 곳이 아니기 때문에 마블동굴 하나 보러 여기까지 오는것은 조금 낭비이다
정도로 평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들르는 분이 있으시다면 참고하시길.
참고로 저는 꽤나 재밌었습니다.
1월 20일
베이커 강(Rio Baker)
칠레와 아르헨티나 들어서선 주식이 완전히 빵으로 바뀌었습니다.
페루와 볼리비아에서는 작은 식당들도 꽤 많았고 가격도 비싸지 않았는데,
칠레에선 밥한끼 먹으려면 7~8천원은 우습게 빠져나갑니다.
덕분에 삼시세끼 항상 빵과 달콤한 잼 둘세 데 레체를 달고 살았습니다.
3~4kg가 쪄버린건 덤.
제가 있던 푸에르토 리오 트란킬로에서 바로 엘찰텐으로 가는 길이 있기는 하지만,
호수를 몇번 배를 타고 넘어야 하는데 그 가격이 거의 10만원에 육박하고,
더불어 거친 산을 자전거를 거의 들쳐업고 이동해야 한다는 정보를 습득했습니다.
전의 고생길이 크게 의미 없다는 것을 알기에, 굳이 무리하지 않고 동쪽으로 향해서 아르헨티나로 나온 후
엘 찰텐으로 향할 예정입니다.
높은 언덕에서 바라본 푸에르토 리오 트란킬로의 모습.
대 자연속에 덩그라니 만들어진 마을입니다.
아름다운 전경을 만들어 주는 데 한몫 해주는 멀리 보이는 설산의 모습.
맨날 물만 먹으면 입이 심심하니까...저 쥬스가루를 구입한 후
물에 섞어먹으면, 조금 싱겁게 먹으면 한봉투에 2l까지도 가능합니다.
한봉투에 3~4백원 정도 하니, 4백원으로 쥬스 2통을 먹는 효과.
가난한 여행을 계속하다보니 가성비만 따지게 됩니다.
애초에 미식따위는 제 인생이랑 관련이 없는 듯...
남쪽으로 향하다 한 큰 다리와 그 밑으로 넓게 흐르는 강을 만납니다.
물도 매우 맑고, 멀리 마치 캐나다에서 볼법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길래,
게다가 낚시하는 사람들도 보이길래,
코이아이케에서 구입한 낚시용품 시험도 할겸 저도 낚시를 하며 여기서 시간을 보내기로 합니다.
근처에서 낚시하던 한 칠레인이 훌륭한 영어로 차근차근 낚시하는 법을 알려주었지만,
1시간 정도 낚시를 하다가 바늘이 돌에 걸려 그거 꺼내려다가 물에 빠져 죽을 뻔 하고
왜 낚시하다가 사람이 죽는건지 뼈저리게 깨달은 후에 포기합니다.
정말 아쉬운 것은, 제가 가진 미끼는 송어용이였는데,
이 강에는 연어가 주로 많아서 제가 가진 미끼로는 물고기를 잡기 힘들거라고 하던 아저씨.
그렇게 얘기를 하는 와중에도 저 멀리 잔잔한 물 위로 연어가 벌레를 잡아먹으려고 물 위로 튀어오르는 장면이 계속됩니다.
완전 그림의 떡...아저씨는 여기에 5번정도 낚시를 시도했었는데 한마리도 잡지 못했다고,
네가 그 송어미끼로 잡으려면 아마 운이 겁나게 좋아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물이 너무 맑아서 바닥이 다 보였기때문에,
겁도 없이 눈까지 차오르는 물 속으로 들어갔었는데,
은근 유속이 빨라서 정말 한번만 미끄러졌어도 바로 파타고니아 물귀신이 됬을 듯...
물고기 잡자고 목숨을 버릴 순 없으니...아쉽지만 그냥 눈요기 하는걸로 만족하는 것으로.
물은 정말 맑습니다.
그냥 마셔도 요리를 해먹어도 아무런 문제 없음.
록키산맥 어딘가에 온 기분...
언젠간 미국 캐나다도 꼭 정복해주겠어...!
1월 21일
어제 낚시바늘 꺼낸다고 차가운 물속에 한참을 들어갔다와서인지
감기에 걸린 모양입니다.
아침부터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게 몸살기운과 두통이 심각.
몇몇 호수가 나올때 마다 다 이런 풍경.
대단하기 짝이 없는 곳입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칠레를 통해 엘 찰텐으로,
왼쪽으로 향하면 칠레치코를 통해서 아르헨티나로.
저는 아르헨티나에서 엘 찰텐으로 향할 생각입니다.
등산을 좋아했더라면,
저런 산들도 한번 올라봄직 할 텐데.
중간에 쉬면서 빵도 사고 목도 축이기.
흔한 칠레의 슈퍼마켓.
자기에는 약간 이른 오후에,
숙소조차 없는 한 작은 마을을 만났습니다.
이 마을을 지나면 약 5~60km정도는 아무것도 없는, 그저 길만 있는 황량한 곳.
몸살기운이 너무 세져서 도저히 오늘은 달릴 수가 없을 것 같아서,
기운도 안나고 너무 힘들어서 한 놀이터에 허락을 받고 텐트를 칩니다.
물고기는 한마리도 못잡고 괜히 감기만 걸린...
1월 22일
칠레 치코(Chile Chico)
놀이터를 나와서 동쪽으로 향하는 여정은 정말이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바람은 제 생각과는 전혀 딴판으로 불어주었고,
자갈이 가득한 길은 그 가파르기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몸살때문에 자전거를 끌고 가기에도 너무나 힘이 벅찬 상황.
절벽을 따라 나 있는 길은 정말 그 경사가 기절할 지경.
자동차를 타고 왔더라면 여기만큼 멋진곳이 없을 것 같기는 한데...
그러다 결국 또 사고가 터집니다.
온통 울퉁불퉁한 길로 가득했던 까레테라 아우스트랄에서 스포크가 피로가 누적이 됬는지
또 다시 부러지고 맙니다.
허탈함과 피로감에 잔뜩 지쳐서 불어오는 바람을 몸으로 맞아가며 아무생각없이 멍 하니 앉아있었습니다.
힘들었는데 그냥 포기하고 싶다 이런생각도 안나고 정말 공허한 상태.
한 30분을 그러고 있는데 멀리서 기적같이 카고 한대가 다가옵니다.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차를 세우고, 몸짓 발짓으로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흔쾌히 자전거를 실어주는 아저씨.
정말 죽다 살았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말일듯.
드라이버 일을 하고 있다는 아르헨티나인인 이 사람은
정말 미친듯한 속도로 거친 길을 달렸습니다.
운전을 잘 하기는 했는데 이 비포장에서 그렇게 달리다니...겁도 났지만,
아마 이 차가 없었더라면 저는 길 위에서 고독사로 사망했을 듯.
숙련된 드라이버 답게 중요 포인트에서는 내려서 사진도 찍게 해주었습니다.
행여나 자전거와 짐들을 가지고 갑자기 도망갈까봐 겁나기도 했지만 뭐,
설마 그럴려구요.
금광과 언덕, 계곡등을 소닉같은 속도로 달려 거의 40분만에 국경마을 칠레 치코에 도착했습니다.
감사의 의미로 아르헨티나 100페소를 드렸더니 쿨하게 받고 고맙다며 환전하러 가는 아저씨.
동쪽으로 조금 왔을 뿐인데 다시 아르헨티나 어딘가의 느낌이 강하게 납니다.
미친듯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중.
칠레 치코에서 아픈 몸이 완전히 나을 때 까지 쉬게 됩니다.
전망대에 올라서 구경도 합니다.
자동차를 타고 온 길이 바로 저곳.
전망대에서 바라본 마을의 모습.
이쪽에선 나름 규모가 있는 마을입니다.
저 길로 쭉 직진하면 아르헨티나 국경.
헤네랄 까레라 호수.
배타는 곳도 있습니다.
코이아이케로 금방 갈 수 있는 방법.
아플땐 적당히 길게 쉬어주는 것도 좋은 듯.
정말 파아란 풍경입니다.
10월에 시작한 여행이 어느새 3개월에 다다랐습니다.
한달이 넘는 여행을 처음 하는지라, 이제 일상이 되버린 여행이 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느껴집니다.
일전에 감명깊게 본 인터넷 여행기에서 본 말인데,
'일상이 싫어서 떠난 여행인데, 텐트 접고 피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라는 말이 새삼 다시 생각나는 요즈음.
이런저런 사색을 한참 하고 있는데,
옆에서 시끄러운 모터소리가 산통을 깹니다.
언덕길에서 펼쳐지는 모터바이크 묘기 대행진.
이쪽 사람들은 정말이지 자연환경 덕분에 액티비티 즐길게 많아 좋겠습니다.
술먹고 노래방 당구장 피시방 말고는 놀 수 있는 환경이 전무한 우리나라는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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