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치코(Chile Chico) -> 로스 안티고스(Los Antigous)
칠레 치코에서 감기몸살이 다 나을때까지 쉬다가
국경넘어 바로 옆 동네인 로스 안티고스로 넘어가기로 합니다.
다음 목적지인 피츠로이까지는 아마 로스 안티고스에서 버스를 타고 갈 것 같습니다.
피츠로이까지의 길을 인터넷으로 대충 훑어본 결과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벌판만 덩그러니 있었기에,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 전혀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호수 옆에 앉아 잠시 빵을 먹는데 바람이 미친듯이 붑니다.
평평한 동쪽 내륙쪽으로 조금만 와도 바람의 클라스가 달라지는 곳 파타고니아.
약 20분정도만 달리면 바로 국경이 나옵니다.
이제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국경을 건너도 건넌 느낌도 없고...
크게 변하는 건 돈 단위.
둘다 페소를 쓰는데 한쪽은 100페소가 만원 단위고 한쪽은 5000천원이 만원 단위.
아르헨티나 산타크루즈 지방의 지도입니다.
파타고니아의 많은 부분을 포함하고 있네요.
우리나라 약 2~3개 합쳐놓은 크기정도 될 듯.
아르헨티나 재입국.
그닥 저렴하지 않은 시립 캠핑장에 자리를 피고 버스탈 날짜까지 기다리기로 합니다.
로스 안티고스라는 마을 역시 칠레 치코처럼 헤네랄 까레라 호수 옆에 자리한 곳이지만
같은 호수를 칠레는 헤네랄 까레라, 아르헨티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호수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페루, 볼리비아 티티카카처럼 그냥 하나로 부르지 뭘 나눠 부르나 싶기도 했습니다.
송어모양의 조형물이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음. 여기가 바로 낚시터?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을 가르며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꽤 많은 걸 보니 여기가 명당인 듯 싶습니다.
얼른 낚시대를 가져와서 플라이피싱 도전!
....그러나 1시간이 넘도록 미끼를 던져 보았지만
매번 아무것도 딸려오지 않는 무심하기 짝이없는 낚시대...
그렇게 물고기가 많이 잡히지는 않는건지, 같이 서있던 6명 정도의 사람중에
단 한사람만이 제 허벅지만한 송어를 낚은 후 신나게 집에 돌아갑니다.
나머지 낚시꾼들이 마치 로또 1등 당첨된 가게 들어가듯 고기잡이에 성공한 사람이 서있던 곳으로 몰려
다시 낚시를 시도.
인내심이 극도로 부족한 저는 그냥 포기하고
대신 말도안되는 월척을 찍은(?)후 돌아옵니다.
체리가 특산물인지 정말 싸게 팔더군요.
2천원어치를 샀는데 저거 먹다가 배불러서 토할뻔.
평생 살면서 먹을 체리를 다 먹은 것 같습니다.
1월 29일
엘 찰텐(El Chalten)
28일, 로스 안티고스의 저녁.
버스를 타고 엘 찰텐으로 향합니다.
산을 극도로 싫어하는 저이지만, 그래도 남미에서 유명한 등산코스 중 적어도 한개는 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엘 찰텐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내일 아침이나 되서야 엘 찰텐에 도착하게 되겠군요.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 답게 버스에서 환전도 해주나 봅니다.
참고로 아르헨티나에서 암환전은 필수.
그렇게 작은 마을 한두개를 지나고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을 밤새 달려서
29일. 엘 찰텐에 도착합니다.
약간 으슬으슬한 날씨에 황량한 풍광에 낯선 느낌이 듭니다.
남극에 가까워 지는게 실감이 난다고 해야 하나.
생각보다 크지 않은 마을이네요.
주변은 쓸쓸한 바위언덕들 뿐입니다.
버스정류장을 나서 조금 더 시내로 나오자 바로 그 유명한 피츠로이 화강암 봉우리가 보입니다.
오로지 하이킹을 위한 마을 답게, 마을안에 몇몇개의 캠핑장이 위치해 있습니다.
다만 인구밀도가 극악. 여지껏 봤던 캠핑장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자연재해나서 피난온 듯한 수준의 밀집도.
이곳은 바로 포기합니다.
마을 전체가 등산용품, 투어사무실로 가득합니다.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등산을 정말 싫어하기에...
그래도 엘 찰텐을 택한 것은,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 보다 훨씬 쉽고
하루만에 다녀오는 것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룻밤에 5천원 정도 했던 그나마 제일 저렴한 캠핑장을 찾습니다.
비록 인터넷은 안되지만, 가스가 있는 공용부엌시설도 있고
뜨거운 물도 나름 잘 나오고.
거세게 부는 바람도 어느정도 막아줍니다.
이제 내일 등산을 대비해서 이것저것 준비해야 겠죠.
아까 본 캠핑장보다는 훨씬 공간적으로 여유가 있습니다.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 콜럼비아 등등
등산용품 상점이 한가득.
저와는 물론 먼 나라 이야기.
관광 안내소는 버스정류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다행이 작은 마을이라서 다시 찾는데 어려움이 전혀 없었습니다.
관광 안내소에서 나눠주는 하이킹 코스.
고등학교때 이후로 등산을 안해봐서 어떻게 보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저의 계획은 최대한 빨리 다녀올 수 있는 당일치기 코스를 가려 합니다.
걷는게 2시간만 넘어가도 발목이 부러질것 같고 골반이 아파오는 저주받은 몸뚱이 특성상...
몇몇 친구들은 그러면서 어떻게 자전거를 타냐고 물어보는데
자전거는 10시간을 타도 의자만 괜찮으면 별 탈이 없습니다.
애초에 체중이 실리지 않는 운동이라.
마을에서 산의 모습이 훤히 보이는게 굉장한 장관입니다.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하는 양...
어차피 7~8시간 코스인데 비상식량을 바리바리 싸옵니다.
그만큼 등산은 제게 두렵고 힘든 존재.
뭐 그것보다도 일단 먹을 것이 가방안에 가득하면 뭔가 모를 만족감이 ^_^
군대에서 행군할 때 방독면 가득가득 채워놓던 우유와 건빵처럼 말이죠.
12월 30일
피츠 로이(Fitz roy)
등산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날이 맑아서 봉우리의 모습을 깨끗이 확인하고 싶었는데,
구름이 조금 많은게 살짝 불안합니다.
마을 중심부에서 굉장히 가까운 곳에 위치한 등산로 입구.
출발하는 많은 사람들이 몸을 풀고 있습니다.
등산로는 다양한 곳으로 향하는 여러곳이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캠핑카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도 많은 남미.
캠핑카가 입구에 꽤 많이 주차되어 있습니다.
다음 여행에는 꼭 캠핑카를 하나 빌리던지 해서 편하게 여행해보고 싶습니다.
얼마나 부럽던지...
특히 저 독일에서 온 것 같은 육중한 캠핑카는 정말 탐납니다.
빙하 국립공원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입장.
물은 충분히 먹을 수 있겠군요.
불피우지 말것, 애완동물, 자전거 금지, 담배 조심, 쓰레기는 가져갈것.
불은 버너를 사용하면 오케이.
곳곳에 무료캠핑장도 많습니다.
사실 동틀 무렵 빨갛게 물드는 피츠로이를 보려고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묵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전 일행도 없고 자전거 놓기가 굉장히 애매해서 그냥 당일치기로.
초반은 그렇게 힘들지 않습니다.
그냥 살짝 오르막길을 걷는 느낌?
저 강을 따라 올라가면 칠레의 비야 오이긴스가 나옵니다.
상당히 거친 길이라고 들었는데, 대신 풍경은 기가막히다고 다들 입을 모아 칭찬했습니다.
까레테라 아우스트랄에서 다른쪽으로 빠지지 않고 쭉 직진하면 만날 수 있는 곳.
다른 자전거 여행자분들은 꼭 이 길로 지나오시길...
물론 비싼 뱃삯은 감안하셔야 할듯.
난이도가 높지 않은 길입니다.
길이 약간 복잡해, 앞에 가는 사람을 슬그머니 따라갔는데,
그렇게 일렬로 한 5~6명이 단체로 길을 잠시 잃습니다.
군중심리의 위험성.
얼마 올라가지도 않았는데 옆으로는 파노라마처럼 늘어진 굉장한 풍경이.
판타지에 나오는 곳 같음...
하늘이 조금 좋아지기를 바랄 뿐.
2~30분 오르면 한 작은 호수가 나옵니다.
호수 옆으로는 길도 나있고
무료 캠핑장도 자리해 있습니다.
마실수 있는 맑은 물도 있으니 자연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캠핑이겠군요.
(2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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