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산에서 흘러내린 빙하가 녹아 폭포를 이루고 있습니다.
엄청난 자연의 위대함.
멀리 피츠로이 봉우리가 보이는데...
아..안돼 구름이 저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물도 몇번 건넙니다.
빙하가 녹아 흐른 맑은 물이기 때문에 물론 마셔도 아무런 탈이 없구요.
대신 물 사용은 물을 뜬 곳에서 몇발자국 떨어져서 쓰라고 되어 있습니다.
마시는 건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이미 등산을 하고 하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어두운 새벽에 일어나서 이미 빨간 봉우리를 감상하고 왔겠죠.
다만 구름이 저렇게 껴서 과연 제대로 보였을지나 의문.
친환경 다리.
한번에 한명만 건너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태까지의 코스는 굉장히 완만하고 쉬운 난이도 였습니다만
피츠 로이에 거의 근접해오자 급격하게 가파르게 변하는 코스.
게다가 온통 돌 투성이입니다.
다만 오르는 건 그닥 힘이 들지 않습니다.
나중에 내려올 걸 생각하면 지옥이긴 하지만...
높은 경사를 올라서 보는 주변의 풍광은 정말이지
TV에서 조인성이나 고준희같은 사람들이 등산복입고 올라가던 그 대자연에 제가 올라온 느낌이랄까.
엄청납니다.
고도가 조금 더 높아지니 나무와 풀들이 없어집니다.
기온도 급격하게 낮아지고, 화강암 봉우리가 근접해 옵니다.
마치 산악인 처럼.
하지만 거지꼴.
저 멀리 보이는 큰 호수는 비에드마 라는 호수입니다.
헉헉대며 언덕 하나를 더 오르자
피츠로이 등장!
...구름이...젠장
다른 사람들도 구름때문에 짜증이 났을 겁니다.
사실 피츠로이가 날씨가 좋은날은 1년에 몇 안된다고 합니다.
아침보다 구름은 훨씬 많이 없어졌는데,
어디서 나오는지 모를 정말 구름 한덩어리가 딱 하이라이트인 가운데를 가리고 있습니다.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 밑의 호수와 주변 풍경이 워낙 멋있어서
크게 실망스럽지는 않습니다.
옆으로는 빙하도 흘러 내리는 듯.
뭔가 특이한 물질이 함유되어 있을 것 같은 암석들도.
사람들은 구름이 걷히는 걸 기다리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닙니다.
저도 호수 밑까지 내려왔습니다.
급격하게 움직이면서도 절대 비켜주지 않던 구름 한덩이.
호수는 청록색이 강합니다.
호수 밑에서, 여행온 한 아르헨티나 커플이 말을 겁니다.
한국에서 왔다니 제법 반가워 하며 대화를 이어나갑니다.
서로 어눌한 영어였지만, 그래도 그 어느때보다 대화가 잘 통합니다.
니코와 클라리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피츠로이를 마지막으로 돌아간다고 하네요.
이유는 돈이 더이상 없어서.(...)
사진을 찍어줍니다.
한번이면 되는데 계속 찍어주길래
나름 다양하게 포즈를
그, 그만...
민망하여라...

구름 걷히기 전까지 이딴짓을 합니다.
유쾌한 사람들.
클라리 혓바닥 엄청 기네요 지금보니까.

다른 사진기로 또 비행기 타기.

무식하게 달은 둘세 데 레체를 달고 살아서 살이 엄청 올랐습니다.

미칠듯이 불어대는 바람덕분에 외발로 서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아무도 우리의 셀카본능을 막을 순 없으셈.
그렇게 뻘짓거리를 몇십분을 해대면서 간식거리도 까먹었지만
구름 한덩이는 절대 비켜줄 생각을 않습니다.
하...야속한 날씨여..
다른곳은 다 걷혔는데 저 구름 한덩이만 계속 어디서 뿜어져 나옵니다.
이건 날씨가 안좋은게 아니라 저 장소에 뭔가 마가 낀듯.
별 수 없습니다.
더 기다리다간 내려가다가 밤이 될 지경이었기에
니코와 클라리와 논의 끝에 그냥 이정도로 만족하고 내려오기로 합니다.
구름이 꼈어도 충분히 멋있는 화강암봉우리.
여기를 방문하게 될 다른 여행자들은 부디 구름한점없는 깔끔한 날씨에 가기를 기원하며
봉우리에서 내려옵니다.
니코, 클라리는 저 말고도 다른 여행자들과 더 동행하고 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온 루이지 커플.
덕분에 5명이서 떠들며 내려오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산 할 수 있었습니다.
똑같은 길을 다시 내려오면 지겨울 뻔 했는데 천만 다행.

점프샷을 몇번 시도해보지만
각자의 마음이 안맞는건지 어정쩡한 포즈만 나와서

결국 포기하고 후레쉬맨 처럼 포즈.

이런 저런 얘기를 마구 해댔는데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무튼 꽤나 즐거웠습니다.

지금쯤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겠죠.

남자들끼리 한컷.

목이 아작날 것 같지만, 동행이 함께 해서 즐겁게 할 수 있었던 등산이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자연풍광이 신기하기도 했던 트래킹이었구요.
난이도도 높지 않았습니다.
굉장히 만족스러운 등산이었지만, 남미에서 산을 오르는 것은 이것으로 끝 ^_^
다음 목적지는 거대한 페리토 모레노 빙하로 갈 수 있는 엘 칼라파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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