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2bb2c223ecd536&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7890339f06509c8a25eb04c5eba3e23bd4f9761f8c4c99b5c2476c32204c9418f69


베트남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쌀국수로 배를 채우고 하롱베이의 아름다운 섬들을 구경하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워낙 유명한 세계문화유산인지라 세계 곳곳에서 온 여행객들이 넘쳐납니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을 태우기 위한 배들도 항구에 넘쳐나구요.


바다 안개가 잔뜩 끼는 바람에 제대로 구경할 수 있을까 좀 걱정이 되는데, 배 안에서 1박을 하고 항구에 돌아오는 사람들이 추위에 덜덜 떨면서 내리는 걸 보곤 구경이 문제가 아니구나 싶기도 합니다.


viewimage.php?id=2bb2c223ecd536&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7890339f06509c8a25eb04c5eba3e23bd4f9761f8c4c7ca5a5468ef8148c7362ee1


유람선이 출발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렇게 과일과 생선 등을 실은 쪽배가 접근합니다.


생선은 가이드가 미리 예약해 둔 게 있어서 과일만 조금 삽니다.


동남아 지역은 과일이 무진장 싸고 맛있기 때문에 한국 돌아가기 전에 잔뜩 먹어두는 게 본전 뽑는 지름길입니다.


물론 관광지 물가는 아무래도 배낭여행하며 현지인 시장에서 사는 것보다야 비싸겠지만, 그 차액을 아끼기 위해 추가적인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있는지는 항상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물가가 싼 나라에서는 어이없는 수준의 바가지를 쓰는 것만 아니라면 물건값 깎는 데 에너지를 소모하는 게 더 손해인 경우가 많거든요. 


흥정 자체를 즐긴다면 모를까 한시간동안 발품팔고 십분동안 싸우듯이 흥정해서 깎은 금액이 천원이라면 차라리 그 돈 아끼지 말고 에너지를 아끼는 편이 낫다는 거지요. 많은 사람들이 '여행경비'에 신경을 쓰지만 '시간'과 '체력' 역시 제한된 시간을 여행하는 관광객에게는 소중한 자원입니다. 


viewimage.php?id=2bb2c223ecd536&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7890339f06509c8a25eb04c5eba3e23bd4f9761f8c4cfca08fcb0d814673b0e5d5d


점점 더 섬들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물길 양쪽 가장자리에 물 위에 지은 집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롱베이의 수상가옥들은 단순한 집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수영장처럼 보이는 그물 칸막이도 하나씩 갖고 있습니다.


배를 타고 나가 잡아온 물고기들을 칸막이 안에 산 채로 보관했다가 관광객들에게 파는 것이 이 수상가옥 주민들의 생계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미리 예약해놓은 집에 들러서 가이드가 고르는 싱싱한 생선과 각종 해산물을 보는 자리에서 뜰채에 담아 건네받습니다.


viewimage.php?id=2bb2c223ecd536&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7890339f06509c8a25eb04c5eba3e23bd4f9761f8c49bcb0c81c0b8bd93ff8e4d04


아직 바다 안개가 완전히 걷히지 않아서 왠지 수묵화 느낌이 나는 풍경을 감상하며 앞으로 계속 나아갑니다.


서로 키스하는 것 처럼 붙어있는 바위섬을 지나 점점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 어느 새 점심시간이 다가오며 출출해집니다.


viewimage.php?id=2bb2c223ecd536&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7890339f06509c8a25eb04c5eba3e23bd4f9761f8c4cdc75f7fdbb8288d44bc98fe


지금 막 건져낸 왕새우는 워낙 싱싱하고 크기가 커서, 별다른 요리를 하지 않고 쪄내기만 해도 그 맛이 일품입니다.


고소하고 달달하면서 탱글탱글 씹히는 맛에 계속 껍질 까며 주워먹고 있는데, 가이드가 너무 배를 채우지는 말라고 충고를 합니다.


viewimage.php?id=2bb2c223ecd536&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7890339f06509c8a25eb04c5eba3e23bd4f9761f8c4c6c95a0d068eca74fe8c96ec


오늘의 메인 요리, 다금바리 회.


제주도에서는 kg당 20만원이 넘는 고급 어종으로 유명하죠. 영화, '작업의 정석'에서는 손예진이 다금바리를 먹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송일국이 비싼 시계를 전당포에 맡겨가며 사주는 남자 주인공 역할을 연기하는 장면이 나오죠. 막상 회를 사주니 '회는 배불리 먹는 음식이 아니다'라며 두점 딱 먹고 다먹었다고 해버립니다만.


물론 지금 먹는 건 다금바리의 먼 사촌쯤 되는 베트남산 능성어고, 학술적으로 봤을 때나 이웃사촌이지 맛으로 따지자면 영덕대게와 러시아산 킹크랩이 갖는 차이보다도 거리가 멉니다. 실제로 제주도에서도 하루에 열마리 정도 잡히는 게 다금바리인지라 물량은 부족하고, 관광객들 뒷통수 칠 때 써먹는게 바로 이 베트남산 능성어입니다.


그래도 산지에서 좋은 경치를 보며 얼음판 위에 깔린 회를 먹고 있으니 짝퉁 다금바리라도 너무나 맛있습니다.


viewimage.php?id=2bb2c223ecd536&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7890339f06509c8a25eb04c5eba3e23bd4f9761f8c4c8c70a46f30ebb0c1bd33ce0


생선회로 배를 채우다보니 한템포 늦게 등장한 꽃게찜은 인기가 없습니다. 그래도 맛이나 보자고 다리 한쪽 뜯어서 발라먹는데, 어느 새 한마리가 껍질만 남더군요.


사실 이렇게 맛있게 먹긴 했지만 하롱베이에서 회를 먹을때는 굉장히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바다 생선의 내장에는 '고래회충'이라고 불리는 기생충들이 살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생선의 내장에서만 사는 기생충인데 숙주가 죽고 나면 '이대로 있다가는 같이 죽겠구나'라는 생각에 내장을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자연히 생선 살 속으로 파고들고, 이걸 모르고 회를 먹으면 위를 파고드는 기생충으로 인해 끔찍한 복통과 구토 등에 시달리게 되는 거죠. 보통 죽은 지 서너시간이 지나면 벌레들이 내장을 벗어난다고 하니, 살아있는 생선을 바로 잡아서 뜬 회인지 확인하고 먹는 것이 좋습니다. 혹은 회뜨는 사람이 어설픈 칼질로 내장을 건드려서 기생충이 나오지는 않았는지도 조심해야 하구요. 


viewimage.php?id=2bb2c223ecd536&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7890339f06509c8a25eb04c5eba3e23bd4f9761f8c4c6cf5638ff89e5479304dbea


배가 부르니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하롱베이의 풍광을 감상합니다.


하롱은 말 그대로 용이 내려왔다는 뜻인데, 중국 해군이 베트남을 침략하러 오자 용이 나타나 여의주를 뿌려 배들을 침몰시켰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그리고 그 당시 뿜어낸 여의주들이 변해서 생긴 것이 바로 이 하롱베이의 섬들이라고 하죠.


viewimage.php?id=2bb2c223ecd536&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7890339f06509c8a25eb04c5eba3e23bd4f9761f8c499ce5cfd92b3feca60efa44b


하롱베이는 바다와 섬이 만들어내는 경치 뿐 아니라 각종 동굴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 중의 한 곳, 티엔꿍 (天宮: 천궁, 하늘궁전) 동굴을 구경하러 들어갑니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산 중턱에 깊게 갈리진 틈이 바로 동굴 입구입니다.


viewimage.php?id=2bb2c223ecd536&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7890339f06509c8a25eb04c5eba3e23bd4f9761f8c4cd9d5a8326859797138f5792


동굴의 크기는 그리 넓지 않지만 화려한 종유석이 가득해서 눈요기를 하기엔 충분합니다.


색색의 조명을 비춰놓았는데, 처음에는 좀 유치한 거 아닌가 싶다가도 막상 사진빨 잘 나오는 걸 보니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갑니다.


이렇게 다양한 색깔의 조명이 아니었으면 아무래도 종유석의 입체감을 살리기 어려웠을 듯. 


viewimage.php?id=2bb2c223ecd536&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7890339f06509c8a25eb04c5eba3e23bd4f9761f8c4cb9d0bcb2fedc8d53bf7d355


커다란 커튼처럼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종유석도 있고...


viewimage.php?id=2bb2c223ecd536&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7890339f06509c8a25eb04c5eba3e23bd4f9761f8c49e9e5cb6a65347d86c1e61a9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종유석과 아래서부터 올라가는 석순이 만나 아예 돌기둥이 만들어진 곳도 있습니다. 


viewimage.php?id=2bb2c223ecd536&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7890339f06509c8a25eb04c5eba3e23bd4f9761f8c4999d5a613e828856b1edba29


관광객을 위한 산책로를 잘 닦아놔서, 편한 길을 따라 설레설레 걸으면서 구경하다보면 어느 새 동굴을 한바퀴 다 돌게 됩니다. 


무엇보다 고마운 점은 동굴 특유의 서늘한 기운 덕에 약간 덥고 습하던 느낌이 싹 사라졌다는 거지요.


viewimage.php?id=2bb2c223ecd536&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7890339f06509c8a25eb04c5eba3e23bd4f9761f8c4cbcb0f0e832220c08173d4cf


많은 수의 종유석과 석순들이 독특한 모양으로 자라고, 그 모양에 걸맞는 이름이나 전설이 붙어있습니다. 그 뒷이야기만 하나씩 들어도 시간이 금방 휙휙 지나갑니다. 


박쥐 모양, 촛대 모양, 노인의 얼굴 모양, 거북이 모양에 심지어는 남자 거시기 모양까지. 어떤 것은 설명도 듣기전에 딱 알아볼 정도로 명확한 모양인 반면, 어떤 것은 설명을 들어도 이게 왜 그런 이름이 붙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