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을 보며 민준이는 지난 8년을 되돌아봤다. 애니메이션 속 반짝이던 도쿄. 그 환상을 쫓아 일본으로 건너갔던 17살의 자신. 그때 누군가 말려줬다면? 아니, 누군가는 말렸다. 부모님도, 담임 선생님도 만류했다. 하지만 민준이는 듣지 않았다.
'일본은 쉽다', '노력하면 된다', '한국보다 낫다'. 인터넷에서 본 장밋빛 말들만 믿었다. 실패한 사람들의 경고는 무시했다. '나는 다를 거야', '나는 할 수 있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언어의 벽, 문화의 벽, 경제적 압박. 모든 것이 상상보다 훨씬 높고 두꺼웠다. 그리고 민준이는 그 벽을 넘을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서울역 노숙자 생활이 시작됐다. 처음 일주일은 잠을 제대로 못 잤다. 바닥이 너무 차갑고 딱딱했다. 사람들의 발소리, 기침소리, 코 고는 소리가 밤새 들렸다. 새벽 5시면 역무원이 와서 깨웠다."여기서 계속 주무실 수 없습니다. 일어나세요."
민준이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역 밖으로 나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