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일본에서 대학 나오셨네요.”


그 말에는 이미 결론이 섞여 있었다.

칭찬도, 관심도 아닌—확인.


“일본에서 쭉 사신 거예요?”

“그럼… 왜 한국에 오셨어요?”


나는 잠깐 멈췄다가 대답했다.

가족, 진로, 여러 사정이 겹쳤다고.

늘 하던 말이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른 질문을 꺼냈다.


“한국어는 문제 없으시죠?”

“술은 하세요?”

“혼자 사세요?”

“집은 있으세요?”

“일본에서 유학하셨으면 집안이 좀 괜찮으신가요?”


질문들은 서로 아무 관련이 없었고

대답들은 아무 의미도 남기지 않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일본에서는 왜 취업 안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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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한 게 아니라…”


난 설명해야 할 게 너무 많았다


왜 리턴인지,


일본은 실력보다

‘계속 있을 사람인가’가 먼저 평가되는 곳이었고,

나는 언제나

언젠가는 돌아갈 사람으로 분류됐다


일본에서는

“왜 일본에 왔어요?”를 설명했고

한국에 오니

“왜 일본에 안 남았어요?”를 설명하고 있다


어디에 있든

이유부터 요구받는 사람이다


그래서 돌아왔지만

난 도망친 것도, 실패한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