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소속 연구원이긴 해도, 그닥 대단한 일은 하지 않는다.

그저 실험 경과를 확인하고, 그 경과를 자세히 관찰하여, 기록한다.

기록하여 정리하고 하나의 자료로 만들어서 그것을 보관한다.


나보다 훨씬 상급자에 속하는 연구원들은 직접 실험을 이끌어가는 등 더 대단한 일을 하지만, 나 같은 적당한 위치의 연구원은 그냥 기록 담당이다.

불만이 있냐고 한다면, 딱히 그런 건 아니다. 오히려 만족하고 있는 편이다. 특히 메디슨 포켓 씨의 연구를 기록한다는 건, 더 없는 영광이다.

아니, 영광이라고나 해야할까, 흥분된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아―――……그래, 그래……. 대퇴골 부위와……비복근 부위에서 통증……윽, 아……아, 젠장…… 두통도 추가……!"

"네."


평소보다 더한 두통인지 증상 기록 중에서는 잘 내뱉지 않는 얕은 욕지거리를 내뱉는 메디슨 포켓 씨. 나는 최대한 담담한 척하면서, 그가 말하는 증상을 기록한다.


직접 약물 실험을 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메디슨 포켓 씨를 관찰할 수 있다는 건, 나한테 있어선 직접 실험을 이끌어가는 것보다 더없이 흥분되는 일이다.


"하, 아……체온계, 내놔봐……."

"네. 여기 있습니다."


그는 비트적거리는 몸짓으로 직접 체온을 측정하기 시작한다. 열이 오른 건지 얼굴이 붉어진 그를 관찰하며, 조용한 연구실에 체온 측정이 끝났다는 신호음이 울린다.


"37.9도……. 후으……체온 상승도, 흐…… 추가해…….아, 얼마나 지났지……?"

"네. 30분 27초 경과됐습니다."


약물 투여하고 경과된 시간을 말하자 메디슨 포켓 씨는 비트적거리면서 의자 쪽으로 기어간다. 일어서서 앉을 기력까지는 없는 건지, 그저 천천히 눈을 감고, 심호흡하며 의자 몸체에 몸을 기댄 채 신음만을 흘리고 있을 뿐.

원래대로라면 그가 의자에 앉을 수 있게 도왔겠지만, 그가 약물 실험 중의 개입을 극도로 싫어하는 바람에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아니, 본심을 털어놓자면 핑계다.


"전신통증……몸, 이 잘 안 움직이고……윽, 근육 이완……작용도 추가해……."


실험과 연구를 이끌고 온갖 약품을 개발한 재단의 천재 연구원이 바닥에 널부러진 채 나를 올려다보는 저 모습이, 그저 상급자의 연구와 실험을 보고 기록하는 역할일 뿐인 일반 연구원인 내가 이 천재를 내려다보는 이 상황이,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된다.

희열과 고양감이라도 할 수 있는 감각에 펜을 쥔 손에 무심코 힘이 들어간다, 약간 거슬리는 감각에 기록지를 바라보니 종이에는 주름진 작은 구멍이. 나도 모르게 힘을 너무 넣은 걸지도 모르겠다.


"하, 아, 아윽……! 히……"


약물의 부작용인 근이완 작용으로 힘이 빠진 듯 축 쳐진 사지. 올라간 체온으로 상기된 표정. 생리적 고통으로 흘러나온 눈물로 젖어든 눈가. 어쩐지 야릇하게만 느껴지는 신음소리……

하의의 앞섶이 빠듯해지는 감각을 무시하고자 기록지로 눈을 돌린다. 객관적으로 작성해야하는 연구 기록에 주관이 섞이면 안 된다.

다행히 메디슨 포켓 씨는 내 사정 같은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지, 거친 숨소리와 함께 증상을 나열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니, 난 나도 모르게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원래 위치로 되돌리면 된다.


"더워……. 이봐, 흐……열쇠는……하아……어디 있어……?"

"……네? 열쇠?"

"연구실 열쇠, 말이야……! 젠장, 몸이 뜨거워……."


답답하다는 듯 늘 걸치고 다니는 백색 가운을 풀어헤치면서, 열쇠를 찾으려는 듯 비틀거리는 손짓으로 책상 위를 더듬거리는 메디슨 포켓 씨.


……아니, 잠깐, 잠깐. 그 상태로 바깥에 나가려고? 제정신인가? 아, 약기운으로 맛이 간 상태니까 제정신은 아니겠군. 아니 그것보다 저 꼴로 나가겠다고? 홍조에, 젖은 눈가에, 흐트러진 옷 매무새. 딱 봐도 평범한 상황으로는 안 보인다. 아니, 자기 몸에 약물 실험 하는 시점에서 평범하고는 한참 거리가 있지만.


"자, 잠깐만, 진정하세요,"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억지로 일어나려는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 메디슨 포켓 씨의 어깨에 손을,


"아,"


어깨를 만졌다고 생각한 순간 시야가 바뀌었다. 눈앞에는 메디슨 포켓 씨의 얼굴이.

영문을 몰라 눈을 깜박거리다가 함께 넘어진 것임을 깨닫는다. 급하게 그를 제지하려다가 무심코 힘을 너무 많이 준 것인지도 모른다.


"으, 윽……"

"죄, 죄송합니다! 괜찮으십니까!?"


고통스러운 듯 앓는 소리를 내는 메디슨 포켓 씨. 어쩌면 머리를 부딪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황급히 말을 걸어보지만 그는 내 목소리 따위는 들리지 않는 듯 그냥 신음소리만 낼 뿐이다. 어찌됐건 우선 그의 상태를 확인하고, 확인……

땀에 젖은 머리카락에 붉어진 얼굴, 괴로운 듯한 표정이 내 밑에 깔린 채로,

아.

난 이걸 바랐구나.

이성이 날아간 듯한 감각과 함께 본능으로만 몸을 움직이는 짐승이 된 느낌이 든다.






"아, 아……? 너, 뭐 하는, 힉……!"


살짝 건들였을 뿐인데도 과하게 떨리는 메디슨 포켓 씨. 후들거리는 그의 손이 날 밀어내려는 듯 하지만, 그저 얹었다, 라는 생각만 들 정도로 그 저항은 너무나도 약해서. 단순히 약의 부작용 때문이겠지만, 어쩐지 허락을 얻은 것만 같은 기분에 흥분이 더해져가는 걸 느끼면서 그 힘없는 손을 억누르며, 그를 내려다본다.


"뭘, 할 셈이야, 너……!"

"하하, 메디슨 포켓 씨, 농담하는 거죠?"


실험을 방해받을 순 없다는 이유로 안에서부터 잠긴 연구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단 두사람.

온갖 약물의 부작용 탓에 저항 다운 저항도 못 하는 채로 밑에서 신음을 흘리며 바르작대는 그.

충동을 참지 못 한, 아니, 참을 생각이 없는 나.


"나 같은 말단 연구원한테도, 이 뒤의 전개가 너무 뻔히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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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망한거 같은데 그냥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