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2에 나오는 주황머리가 차르라는 가정하에 겨울의 과거를 날조하였음



그의 머리는 타오르는 노을처럼 붉었다.

그 불은 쉽게도 그의 어린 뺨과 귓가에 옮겨 붙었고, 열띤 숨결이 □□의 눈가에, 입술에, 목덜미에 닿을 때면 핏줄을 타고 그 불이 번지는 듯하다-고 □□는 생각했다. 손가락을 놀리는 것보다도 입술을 열어 말하는 게 어려워 시어를 곱씹고 있자면 그는 먼저 웃으며 말해주었다.
"이것 보게나, 자네 몸에 꽃이 피어난 것 같군."
□□는 찬란했던 그 날을 새하얀 설원에 당장이라도 그려낼 수 있다. 그럼에도 이제 시는 쓰지 못한다. 그의 앞에서 했어야만 했던 언어들은 시가 되지 못하고 □□의 안에서 썩어들어가고 있었다. 한때 그가 주었던 입맞춤이, 그로 인하여 뛰었던 심장은 얼어붙는다.

부러진 손가락은 그런 적 없는 것처럼 어느 날인가 나았다. 그러나 느리고 부드럽고 낮아 시를 읊을 때 가장 아름답다던 목소리는 형편없이 떨리고 더듬는 천치처럼 변했다. 침묵이 그에게 주어진 것 중 가장 어울리는 것이었다. □□에게는 더 이상 주어진 낱말이 없었다.
얄궂게도 그는 모든 것을 다 앗아가놓고 그에 대한 생각만을 남겨두었다. 수도와 달리 널리 흰 설원만이 펼쳐진 섬에서 겨울은 흰 눈을 물들이는 붉은 노을을 보았다. 해는 자주 뜨고 자주 저물었다. 노을이 질 때면 흰 눈밭은 제 색이라고는 없는 것처럼 쉽게 물이 들었다 졌다.
어둑한 밤이 내려도 집 안을 데우는 모닥불에, 불을 밝히는 촛불에 일렁이는 주홍빛은 그가 주었던 온기를 떠올리게 했다.





겨울 개인스 언제나오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