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병제 폐지는 전세계적인 추세이다.


애초에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부터 "저희가 내년 부터는 징병제를 폐지하겠습"까지 말했는데 러시아가 쳐들어와서 전쟁에 몰두하느라 못하고 있을 뿐이고, 전쟁이 끝난 뒤 우크라이나가 재건되면 징병제는 폐지될 것이다.


독일도 통일되고 나서는 20년 이상 있다가 징병제가 폐지되었다. 그 동안 독일이 통일하고 나서 20년 동안 징병제를 폐지하지 못한 건 동독에만 있는 상급대위, 상급대령 같은 요상한 계급 때문인데 이건 동독군 장교들을 걸러내는 용도로 사용하고, 그렇다고 죄도 없는데 불명예 전역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냥 냅두고 이들이 제대할 때까지 기다리느라 징병제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이 남아있는데 모병제를 한다? 그럼 이들이 장성이 되면 나라가 동독 출신에게 집어삼켜질 수도 있어서다. 경제 문제도, 징병제가 더 좋아서도 아니다. 당시 예를 들자면 똑같은 중령이라 하더라도 서독 중령은 제대하고 나서도 대기업 부장으로 특채되거나 사업수완을 발휘해 회사를 차리거나 다른 공무원 특채도 있는 등 갈 곳은 많았지만 동독 중령은 진짜 깡통이라 사업 수완도 없지, 통일 직후 독일은 동독 사람들에게는 또 하나의 재앙이었는데 저기 1800년대의 미국에서 흑백차별 싸다구 수준으로 이 당시 동서차별이 극심했다. 그나마 스포츠가 덜했다고는 하나 요아힘 뢰프 이 인간도 동서차별을 했다. 2010년 월드컵에서 같은 포지션에 더 잘하는 데도 미하일 발락을 동독이라고 빼버리고 그 대신 서독인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넣었다.(다른 거 다 똑같은데 발락은 골키퍼와 싸우는 1:1 패널티킥을 잘 넣은 반면 슈바인슈타이거는 패널티킥을 못 넣었다. 2012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도 슈바인슈타이거 혼자 잘못해서 바이에른 뮌헨이 첼시한테 우승을 빼앗겼다.) 차별이 그나마 덜한 스포츠도 이런데... 이러니까 동독 장교들은 군대에 계속 머물러 있는 거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다. 그런 상황인데 모병제를 하면 이 녀석들이 꾸역꾸역 진급해서 육참총장인 중장(얘네는 합참의장만 대장이다)까지 올라가면 답이 없어진다. 그렇다고 이놈들 함부로 건드렸다간 동독 출신들이 벌떼같이 일어나 독일은 또 찢어진다.


대만도 2030년까지 징병제를 폐지할 계획은 있다. 하지만 중국이 어떻게 나오나 보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되나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긴 하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이기면 대만은 무조건 징병제 폐지한다. 실제로 대만의 천수이볜이 총통 선거에서 징병제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자 압도적 득표로 당선되었다.


튀르키예 역시 징병제를 폐지할 생각이 있다. 


전세계적으로 대한민국과 북한만 징병제를 폐지할 생각이 없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직업 사병이 없다. 직업 사병의 존재란, 모병제로의 전환 가능성 그 자체인 것인데 한국만 유일하게 없는 것이다. 그래서 보다 못한 노무현 대통령이 전문하사 제도를 만들어서 전문하사를 직업 사병으로 육성할 생각을 했으나, 하필 노무현 바로 다음에 2번이나 연달아 박정희당에서 대통령이 나왔다. 이른바 이명박근혜 정권. 이명박은 경제만 몰두하지 국방은 전혀 신경을 안 쓰는, 타고난 기업가라 군대 문제는 계속 언급이 안 되고 있었으며, 박근혜는 한 술 더 떠너서 얘네 아버지가 누군지만 생각해도 답이 다 나오는 것이다. 바로 대한민국에 이렇게 극악무도한 징병제를 만들어 놓은 장본견이 바로 박근혜네 아버지다. 자신의 개인 자질을 발휘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그저 아버지 따라가는 그런 방식으로만 통치한 게 박근혜다. 당연한 얘기지만, 대통령에서 쫓겨났다. 문재인 역시 군대에 아무 관심이 없긴 마찬가지이고 그나마 청와대 국민청원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국방에서 문재인이 한 거라고는 박정희와 동급의 똥별인 윤의철을 중장으로 제대시킨 것 하나뿐이 없다.


그냥 모병제를 하자고 주장하는 건 이렇게 몰상식한 군대를 조금이라도 정상적으로 바꾸자, 다른 나라 군대처럼만 바꾸자, 이건 큰 욕심이 있는 게 아니다. 다른 나라처럼 현역으로 복무하면 존경받고, 엄선된 인원들이 복무해 제대로 된 국토방위를 하자. 이것 뿐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이 징병제를 똑바로 운영해서 자질이 극도로 떨어지는 건 좀 갖다 버리고 정상적인 인원들로만 군복무를 시키고 훈련이 없으면 체력 단련을 계속 시켜서 정말 잘 싸우는 군대를 만들고 있었으면 이런 얘기는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헌데 이 나라 군대는 장충들의 욕심에 의해서만 운영되고 있으며 국민 한 명이라도 더 부하로 만들려고 발악하기만 할 뿐이다.


직업 사병 제도를 도입하면 간단히 해결될 병력 충원 문제를 전국민 모두 군복무시키려는 야욕 때문에 안 하려고 계속 개기고 있는 게 한국의 징병제의 현 주소이다. 반면 한국에서 모병제를 주장하는 건? 그냥 제대로 돌아가는 다른 나라 군대처럼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