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에 이어서 이번엔 남성징병제에 반대하고 남성도 모병제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글이다
징병제가 수십년 동안 이어졌다 보니 오랫동안 한국남자들 사이에서 병역은 당연한 통과의례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젠 그 의례가 존속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단순히 저출산으로 인한 병력감소만이 그 이유는 아니다
저출산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 그건 바로 남성들의 군에 대한 불신과 사기 저하다
과거부터 남성들 사이에서 군인 혹은 대체복무자의 복지와 인권은 바닥인 것으로 악명높았다
최저시급도 안 되는, 학생들 용돈밖에 안 되는 월급을 주고, 난방도 제대로 안 되는 곳에서 여러 명을 부대껴서 재우고, 선임이 후임을 교육한단 명목으로 행하는 구타와 똥군기를 묵인하는 등 문제가 산적해 있었다.
거기다 밥은 또 부실하게 주고, 복무하다 사람이 다치거나 죽어도 올 땐 우리 아들, 다치면 느그 아들을 시전하기 바빴다
이런 유구한 역사적 부조리로 인해서 남자들 사이에서는 군대는 가면 손해다, 뺄 수 있으면 빼라는 말이 암암리에 정설처럼 나돌았다
이랬던 과거보다는 병역의무자의 처우가 많이 개선됐다고 하는 현재에도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상태다
병장 월급이 200만원으로 오르고, 복무기간이 단축되고, 부대 혹은 근무지 내의 휴대폰 사용을 허가받아도 병역의무자 처우개선 문제는 아직까지도 갈 길이 멀다
여전히 병역의무자들에게 가해지는 부조리 사례는 심심하면 들려온다
현역 군인들은 짧은 휴가를 제외하면 내내 부대 내에 갇혀 있어 아직도 철창 없는 감옥에 갇힌 신세나 마찬가지다
공익들은 심신이 아픈데도 강제노동을 해야 하고 그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기도 한다
산업체에서는 복무기간 초기화를 인질로 직원이 대체복무자에게 부조리를 가하는 사례가 아직도 존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병역의무를 행한 남자들은 하나같이 국방부, 나아가 한국의 병역제도에 여전히 안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
그 여파로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는 애국심이 박살나고, 전쟁나면 도망갈 거라고 말하는 등 사기가 대폭 저하된 상태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국방부와 정치권에선 심각성을 못 느끼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안 한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전쟁이 발발하거나 그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
결과는 안 봐도 뻔하다
병역의무를 부과받은 남성들 중 상당수가 징집 전에 도주하고, 징집 후엔 탈영하거나 상관을 죽이는 하극상이 빈발할 것이다
전쟁 중에도 법으로 이런 사람들 다 잡아서 처벌할 수 있다 뭐다 겁주는 사람도 존재한다
하지만 국가 전체가 혼란스런 상황에서 다수의 사람이 명령을 위반해버리면 그 모두를 하나하나 다 통제하고 체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미 국방부와 나라에 복수심이 가득한 사람들은 자신이 감옥에 가든 처형당하든 그런 건 상관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누구 하나는 조지겠다는 일념으로 엄청난 트롤을 감행할 것이다
그래서 만약 한국에서 전쟁이나 그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면 월남전 당시의 미국처럼 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미국은 월남전 때 군의 사기 저하, 아군 간의 상호 불신으로 인한 프래깅, 국내외의 강력한 반전 여론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 월남전을 계기로 미국은 더는 징병제를 유지할 수 없다 판단하고 모병제로 전환할 것을 결정한다
만약 한국에서도 어떤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제서야 징병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모병제로 전환할 수도 있지만 그때는 이미 늦는다
우리도 미국 같은 일을 겪기 전에 하루 빨리 모병제로 바꾸어야 한다
지금 당장은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날 실질적인 가능성이 적으니 장성이고 국민이고 다들 심각성을 모르는 거다
그러다 진짜로 낮은 확률을 뚫고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때 가서 후회해도 아무 소용 없다
이젠 한국남성들에게 강제로 부과된 징병이라는 짐을 덜어줄 때가 됐다
아무리 복지를 향상해도 징병제는 결국엔 강제성을 띤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현대사회 같이 개인의 자유의식과 권리의식이 높아진 사회에서는 현재 같은 문제 많은 한국식 징병제는 더는 환영받지 못한다
대충 아무나 다 끌고가는 한국의 징병제의 또 다른 문제점은 병역의무자 간의 부조리가 창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병역 이행 중 병역의무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부조리들은 대체로 강제로 끌려왔다는 분노를 후임이나 동기에게 표출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과거에는 이것이 선임이 후임에게 갖은 똥군기와 구타를 일삼는 형태로 나타났다면 현재에는 언어폭력, 동기 간의 따돌림의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
공익의 경우에도 선임이 후임을 괴롭히고, 공익끼리 서로 적대시하는 등 소위 말하는 공적공 현상으로 불만이 표출된다
이러한 부조리들을 감소시키려면 근본적으로 징병제라는 강제성을 제거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남성들 사이에서 병역의무는 나라를 지키는 신성하고 자랑스러운 훈장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렇기보단 뺄 수 있으면 빼는 게 좋고, 가봤자 시간낭비에 손해라는 인식이 우세하다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젊은 남성들이 전쟁이 나면 얼마나 열심히 나라를 위해 싸워줄까?
전쟁과 안보는 순전히 병력의 머릿수만 많다고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병력이 100만 이상이나 된다고 해도 실제로는 전쟁수행능력이 낮다고 평가된다
북한 국민들이 지배층에 대해 불만이 상당히 쌓여있는 상태고, 그래서 전쟁이 난다 해도 북한은 제대로 힘도 못 써보고 붕괴될 것이란 예측이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전쟁은 병력수 외에도 국내외 여론, 병사들의 사기, 무기개발능력, 무기운용능력 등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한국의 무기개발능력은 세계에서도 알아줄 정도로 탑급에 위치한다
반면 북한은 핵무기를 제외하면 재래식 무기에서는 한국에 비해 열세다
심지어 그 핵무기조차 조선로동당에선 미국의 개입이 두렵고, 자신들의 권력기반이 붕괴될까봐 무서워서 실제로는 못 쏘고 있다
게다가 북한 국민들이 언제 자신들의 목에 칼을 들이밀지 몰라서 내부 단속하기에 급급한 게 북한의 현실이다
이런 국가를 과거 김일성이 살아있었을 때와 같은 수준의 위협으로 보는 것은 심히 과장된 견해다
그렇다고 북한을 군사적으로 견제하지 말자는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북한의 위협을 과장하는 것은 잘못됐다
지금 한국은 북한의 위협보다는 오히려 내부의 불만으로 인한 내전 가능성을 더 두려워해야 한다
현재 한국은 북한의 핵무기 위협보다도 한국군 내부의 하극상으로 인한 내전의 위협이 잠재적으론 훨씬 크다
당장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난 전쟁나면 간부부터 쏘겠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것이 그 증거다
이 위협을 없애기 위해서는 한국남성 개개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야 하고, 그 중 하나가 모병제 전환이다
과거에 북한이 한국보다 군사력에서 우위였던 시절에는 인권보다 안보가 중요하다는 논리가 먹혔다
하지만 북한은 소련을 위시한 공산주의 세력권의 붕괴로 인한 국제적 고립,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역대급 대기근으로 인해 나라가 완전히 박살났다
그래서 지금은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으로 간신히 먹고 사는 약골 국가가 되었다
이런 국가의 위협을 과거와 같은 수준이라고 과장해서 선전하고, 아픈 사람까지 강제로 죄다 징집하려는 현재의 한국의 징병제는 위선 그 자체다
한국의 무기개발능력과 경제력, 미국 등 우방국의 후방 지원 등을 고려하면 한국은 모병제로 전환해도 충분히 북한을 견제할 수 있다
모병제로 전환하면 강제성을 없애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이점이 존재한다
우선 사전 검사를 통해 부적격 인원을 걸러낼 수 있다
현재처럼 머릿수 채우겠답시고 심신이 안 좋은 사람을 제대로 안 걸러내고 다 끌고 오면 오히려 군의 질적 저하가 일어난다
부적격 인원을 끌고 오면 강제로 끌려온 이들은 고통을 받고, 인권침해, 건강악화가 일어날 것은 누가 봐도 자명하다
또한 실용적인 이유에서도 문제인데, 심신이 건강한 병사여야 훈련도 소화하고, 작전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심신이 안 좋으면 이런 것이 불가능하고, 그래서 업무를 제대로 시키지도 못한다
이것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군 간부 이탈 현상을 심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부적격 인원을 관리해야 하는 스트레스는 낮은 월급과 형편없는 복지와 겹쳐서 간부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간부들의 이탈이 계속된다면 50만 병력을 긁어모아봤자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 수많은 장병을 관리해줄 간부들이 없다면 50만 병력이 있어도 그들을 이끌어줄 리더가 없으니 오합지졸이 될 뿐이다
이런 문제는 모병제를 통해서 해결될 수 있다
모병제로 전환하면 아무나 강제로 징집하는 제도가 사라지고, 군에 자원한 사람 대상으로도 사전검사를 통해 복무에 부적합한 인원은 사전에 걸러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부적격 인원은 강제징병으로 고통받지 않아도 되고, 군에서도 훈련과 작전수행에 문제없는 건강한 인재들을 모을 수 있으므로 일석이조이다
이것은 또한 인성 면에서 문제가 많은 사람 또한 걸러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부대 혹은 근무지에 인성이 굉장히 좋지 않은 자가 들어오면 후임, 동기를 심하게 괴롭히고, 내부 기강을 문란하게 만드는 문제가 생긴다
과거부터 언론에 심심하면 보도됐던 수많은 부대 내, 근무지 내의 병역의무자 간의 부조리도 인성검사만 제대로 거쳤다면 상당수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처음부터 군복무를 못하게 막아야 군 내부의 사건사고를 막고, 더 건전한 군문화를 만들 수 있다
이제 한국은 자유와 인권에 대한 의식이 높아졌다
그런데도 여전히 과거처럼 인권이 지켜지지 않고, 자유가 없었던 시절의 악습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된다면 미래에 전쟁이 일어날 시 탈영, 하극상이 난무하는 큰 재난을 초래할 뿐이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젠 남성징병제를 버리고 남성모병제로 바꿔야 한다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도 마찬가지다
여성도 검증되지 않은 인원이 마구잡이로 징집되면 내부 혼란이 커지고, 제2의 박훈련병 사건이 다수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국가의 미래와 개인의 자유, 인권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징병제라는 사슬을 끊어야 한다
여기서 예상되는 반박에 재반박하기 위해 조금만 더 글을 적도록 하겠다
1. 모병제 시행하면 아무도 지원할 사람이 없다?
이것은 모병제가 이뤄져도 군인의 복지가 현재와 같을 것이란 걸 전제로 한 주장이다
하지만 모병제 시행과 동시에 군인처우개선도 함께 이뤄지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1번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이상할 정도로 군인처우개선을 언급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국방부에 대한 불신으로, 국방부는 모병제로 전환해도 군인처우개선에 신경쓰지 않을 거란 불신감이 깔려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병제로 전환하면 사람을 많이 끌어모으기 위해 어떻게든 복지를 향상할 수밖에 없다
만약 국방부가 정신 못 차린다면 모병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계속 군인복지 문제를 공론화하고 정치권의 주의를 환기시키면 된다
또 하나는 나만 당할 수 없단 보상심리로 남들도 다 군대에 보내려 하는 이유이다
이들은 자신이 당한 불행을 남들에게 전파하려는 것이 목적이라서 나라의 미래나 인권은 안중에도 없다
그래서 일부러 군인처우개선 언급은 쏙 빼고 모병제 시행해도 누가 올 거 같냐는 말로 선동질을 하는 것이다
2. 모병제 시행하면 가난한 사람만 지원할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점은 가난한 사람만 지원하는 것이 과연 나쁜가이다
가난한 사람 위주로 지원하더라도 복지를 잘 챙겨준다면 군복무가 오히려 신분 상승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모병제를 하더라도 군인들의 복지 향상이 동반된다면 가난한 사람만 지원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만 모병제 군대에 지원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지배층만의 특권용 도구가 되지 않을까?
어쩌면 제2의 하나회 정권이 탄생할 수도 있다
3. 모병제를 시행할 돈이 나라에 과연 있긴 한가?
있다
2024년 기준으로 병장 월급이 125만원이다
이병, 일병, 상병도 그보다는 적지만 어쨌든 최소한 수십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이 무시못할 액수를 수십만의 장병들에게 전부 지급해도 나라가 어찌어찌 굴러간다
심지어 내년에는 지금보다 월급이 더 인상될 예정이다
그런데 여기서 모병제로 전환한다면?
지금보다 병력수가 감축된다
그렇다면 수십만의 징병군에게 분산됐던 월급을 그보다 수가 적은 모병제 군인들에게 더 많이 몰아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월급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된다
여기에 징병군에게 갔을 돈을 모집병 간부들에게도 더 몰아줄 수 있어서 간부 이탈을 줄이는 효과도 낼 수 있다
4. 해외에서는 안보 때문에 징병제 전환하거나 징병제 논의하던데?
그건 언론에서 각 국가의 실정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징병제란 키워드만 강조해서 그렇다
한국언론이 왜 신뢰도가 낮은지 생각해보자
평소에는 언론 보고 기레기라고 욕하던 인터넷 유저들이 이상하게 징병제 문제만 나오면 그 기레기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
북유럽의 경우에는 상비군 수가 전체 인구 수에 비해 현저히 낮고, 대체복무제도도 폭넓게 운영되고 있다
영국과 독일은 징병제 전환 논의를 했었지만 현재 모병제 군인의 처우가 너무 안 좋아서 징병제를 해도 얼마나 잘 굴러갈지 의문이다
그래서 독일은 징병제를 하는 대신 인센티브를 높여서 모집병을 구하는 걸로 전략을 바꿨다
여성징병제 얘기 나오면 자주 언급되는 이스라엘은 사방이 적이고, 전쟁이 나기 무척 쉬운 특수상황이란 걸 고려해야 한다
심지어 그 이스라엘에서도 여군 비율이 남군보다 적다
대만의 경우는 중국이라는 거대 강대국을 제1의 적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는 사정이 다르다
한국처럼 국가 기능도 제대로 못하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윗동네 나라랑 대치하는 거랑은 차원이 다르다
심지어 그 중국조차도 대만 뒤에서 미국이 지원해주고 있단 걸 알고 있어서 대만을 침공할 확률은 낮다
이는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돼서 중국은 미국 때문에 한국을 직접 침략할 확률이 낮다
이렇듯 다른 나라들의 자세한 사정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징병제 하나에만 꽂혀서 보도하는 것은 왜곡보도나 다름없다
각 나라마다 다 사정이 다른 것인데 그것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게 따지면 반대로 한국의 사정을 미국, 일본, 영국 등 다른 나라에 그대로 적용하려 하면 그 나라 사람들이 그걸 좋게 받아들일까?
조리있게 게시물 잘 작성함 진심으로 칭찬하고 싶음
왜지우시나요 혹시 찔립니까?
무지성 도배라서 지우는거임
내년에 모병제도입해야합니다 언제까지 징병할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