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글카에 문제 생겨서 세키로 하고싶은데 못하는 중.
그래서 그 시간동안 세키로의 주제와 게임플레이에 관해서 생각해봄
---------
세키로의 주제는 오피셜로 '부성애'이다.
실제 게임에는 아버지나 그것과 비슷한 구도가 자주 등장한다.
대표적으로 세키로랑 쿠로가 비슷한 구도에 놓여있다.
그리고 겐이치로를 키운 오니 교부. 잘 볼 일은 없겠지만 오니교부와 싸울 때 2번 부활하면 교부가 겐붕이를 걱정하는 대사를 한다.
사망대사로도 겐이치로의 이름을 부른다.
다른 이들도 많다.
올빼미는 대놓고 주인공의 아버지이며, 아버지라는 이름을 달고 보스로 나오기까지 한다.
로버트 애비인 갑옷무사도 마찬가지다.
불상 조각가도 자신을 아비처럼 여기는 에마가 자신을 베는 것은 싫어할 것이라 여겨 세키로에게 자신을 죽이라 부탁한다.
넓게 보면 잇신도 겐이치로에대한 부성애와 비슷한 감정에 의해 마지막 보스로 등장하게 된다.
그냥 대놓고 주제가 부성애임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부성애를 뭐 어쩌라고.
그냥 아버지란 다 그렇다 정도로 끝내면 주제가 아니다.
그냥 컨셉이다.
주제란 무언가를 전달하는 단계까지 가야 제대로 주제다운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거다.
이 아버지들의 부성애가 어떻다는 것인지,
혹은 어떻게 되어야한다는 것인지까지 전달해야 제대로된 깔끔한 주제 선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세키로의 시스템이 주제에 파고든다.
세키로는 쉼없이 공방을 주고 받는다.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잠깐 생각을 할 참이면 체간은 회복되어버리고, 어차피 스테미나도 없으니 내가 죽거나 상대가 죽을 때까지 달라붙어 싸우는 게임이다.
잇신도 말한다.
망설임은 곧 패배라고.
정말로 게임은 망설이면 지게 만들어져있다.
하지만 게임 속 아비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들은 많이도 망설인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그저 겉돌며, 측면에서 감정을 삭이고 있을 뿐이다.
겐이치로는 잇신을 따르지만, 사실 그 아비는 오니 교부에 가깝다.
선생이자 아버지다.
하지만 오니교부는 성 정문을 지킬 뿐, 죽으면서 겐이치로를 부르고, 또 그를 걱정하지만 정작 표현하지 않는다.
불상 조각가는 어떠한가.
딸처럼 여기는 에마에게 무신경하다.
오히려 더 마음을 써야할 에마가 없을 때 세키로에게 자신을 베어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중요한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다.
올빼미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공인 세키로도 마찬가지다.
이 아버지들은 망설이고 있다.
그런데 게임을 망설이면 패배라고 말하고 있다.
그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다.
실제 아버지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한 부분이다.
아버지는 가정과 자식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겉돌며 표현하지 않는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지적이자 개선을 요구하는 셈이다.
전투 시스템과 스토리텔링. 그리고 연출이 삼박자를 갖춘 훌륭한 주제를 가진 것이다.
---------------------
3줄 요약
1.세키로 하고 싶다.
2.세키로의 주제는 부성애
3.사랑하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아버지들을 지적하는 내용
일리있네
잘읽었다
미야자키도 감탄할 해석
이게 프롬뇌지
좋은 접근이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주제를 넓게 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변약의 계승자, 다른 죽어간 아이들과 선봉고승, 오소리에 대한 이야기라던지 수생의 린과 진자에몬의 관계라던지 먹이 주는 노인과 노파의 관계라던지 다른 NPC들이 보여주는 삶의 방식 같은 것들까지 포함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삶이나 생이라는 것을 개인적이고 짧은 것이라고 보고, 그것을 길게 늘리려고 붙잡을 것인지 혹은 자기 개인의 생명이나 가치관이 끊어지더라도, 삶 자체가 개인의 죽음 너머에서 새롭게 태어나고 이어질 수 있는 연속적인 무언가로 보고 단호하게 끊을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봄.
전반적으론 마음을 표현하라라는 말을 하고있기는 하다. 그 중에서 미야자키가 아버지를 강조했으니 부성애에대해 주로 이야기 한거고
네가 말한 주제는 사실 세키로 뿐만이 아니라 프롬이 지속적으로 유지해오고있는 주제니까 따로 언급하진 않았음. 그것도 10년 넘게 언제나 프롬 게임의 주제였음
ㅇㅇ 물론 그렇긴 한데, 세키로의 주제가 부성애다! 라고 딱 압축시키려고 하면 단어가 가지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서 좀 위화감을 느꼈음. 세키로에서 등장하는 갖은 NPC가 나이/성별/관계를 불문하고 부성애와 같은 성향의 감정에 대해 논하는 것은 맞는데 그걸 부자 혹은 그에 준하는 관계 만을 예로 들며 부성애라고 말해버리는 순간 설명하지 않았던 다른 NPC의 관계는 예외가 되어버리는 느낌임. 필력이 구려서 이렇게 밖에 못말하겠다 ㅈㅅ
시나리오 같은 거 쓸 때 주제는 무조건 존나 빠르고 간결하게 한 단어 수준으로 하라고 많이 시킴. 그거 주입당해서 좀 많이 쳐낸 단어 하나로 축약함
세키로 주제가 프롬이 원래 내던 주제+부성애스러운 감정이나 태도가 섞인건데 세키로만의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기존 주제 언급을 잘라냈다보니 어쩔 수 없는듯 해석 잘봤음 ㅇㅇ
문학충 새끼들 제일나쁜 버릇이 주제 찾으려고 지랄하는거임 ㅋㅋ. 몇 시간짜리 이야기를 한 문장 한 단어로 관통 해 보려고 하는데 제대로 될리가 없지. 시나리오 라이터가 애초부터 키워드 하나만을 컨셉으로 잡고 쓴 이야기라면 모를까. 이렇게 긴 이야기에 부성애 하나만 들어있을까?
본문은 설득력이 있고 세키로가 부성애를 비추는 측면이 있다는건 적극적으로 동의함. 흥미로운 이야기였음. 근데 세키로의 주제가 부성애다!! 라고 선언 하는건 전체 이야기의 반의 반의 반도 비추지 못하는거임.
애초에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부터가 타인의 희생을 양식삼는 불사를 끊는것임. 루트 분기점에서 부모를 따라 맹목적인 원칙을 따를 것이냐 주군을 지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킬것이냐 선택의 문제도 던져졌고, 수라 루트의 늑대의 말로에서 던져지는 교훈도 있음.
게임의 메인 빌런인 겐이치로의 행동이 단편적인 악으로 그려지지 않고 복합적인 사연을 비춰주는 걸 보면 이 또한 게임이 유저에게 생각해보라는 의도로 던져준거다. 그 외 시시콜콜한 온갖 NPC들의 사연과 이야기가 모두 다르고 게임에서 드러나는 방식도 다른데, 이 모든걸 한 번에 관통해서 문장 하나를 요약하겠다? 가능할리가 없지.
일단 부성애는 절대 아니고 그 외 어떤 키워드를 들고오건 이 많은 이야기를 적합하게 모두 포괄하는건 한국어는 물론이고 그냥 인간 언어체계에 존재하지 않음. 제목을 세키로의 주제라고 할게 아니라 세키로에서 드러난 부성애의 측면이라 하는게 옳다. 부성애를 주제라고 해버리면 그 외 해당 안되는 다른 이야기는 싹다 무시하고 다루지 않게 되는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