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갤에서 나오는 문학은 진지하든 좆같든 전부 재밌게 읽어서
하나 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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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탁하지만 청아한 종소리가 나를 깨웠다. 눈을 겨우 뜨자 칠흑같은 어둠만 보일 뿐이었다. 내가 묻혔다는 사실은 나를 짓누르는 느낌 때문에 쉽사리 알 수 있었다. 나는 몸을 천천히 움직였다. 방금 일어났기 때문에 몸 전체에 힘이 들어오지 않았다. 나를 묻고 잠근 관 뚜껑을 안에서 열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 계속 자고 있기엔 굉장히 불편하였고 답답하였다. 어떻게든 여기를 나가고 싶었다.
하나, 둘, 셋. 총 세번 뚜껑을 향해 힘껏 손 발 마다하지 않고 밀고 또 밀었다.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뚜껑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나는 더욱 더 박차를 가해 뚜껑을 여는 데 성공했다. 뚜껑을 열고 재를 털고 일어나자마자 보인 것은 창백한 느낌의 불길한 묘소.
드디어 나의 행적에 대해 기억이 났다. 나는 불을 계승하려다가 실패하였고 재가 되어 묻혔지. 실패한 나의 과거를 떠올리니 굉장한 무력감이 나를 덮쳤다. 나는 내가 불의 계승을 잘 할 수 있을 줄 알았고, 그러한 확신감과 사명을 가지고 한 여행은..
..엄청나게 큰 배신감으로 찾아왔다. 그러나 배신감과 무력감으로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종소리를 울렸다는 것은 나를 깨운 것이고 나를 깨웠다는 것은 재를 깨운 것. 재까지 깨울 정도로 시대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을 의미하였다.
나는 롱소드와 방패를 양손에 들고 묘소를 둘러봤다. 주변주변 촘촘히 쌓여있는 묘비들은 괴상하기 그지없었다. 여기는 창백하고 차갑고, 음산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얕은 물이 금속 갑옷에 닿아 발이 동상에 걸릴 정도로 시려웠다. 둘러보던 중 앞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옷의 차림새를 보아하니 성직자 같았다. 그는 하늘을 멍하니 올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이 묘소에서 당신도 다시 일어난 것이오?"
말을 듣자 그는 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공허하게 꺼진 눈만이 나를 바라봤다. 불길함이 나를 감쌌다. 나는 롱소드를 제대로 쥐고 그를 경계했다. 그리고 그가 손에 든 것을 보았다. 부러져 쓸 수도 없어보이는 직검이었다.
그는 괴성을 지르며 나에게 돌진해 왔다. 엉성하기 그지없는 움직임은 칼질 한 대에 스러져갔다. 육체는 쓰러져 소울의 형태로, 마치 재처럼 사라져갔다. 여기 있는 자들은 나 빼고는 다들 망자가 된 것인가. 롱소드를 꽉 쥐고 묘소를 경계하며 나아갔다. 성직자 망자를 죽이며 나아가자, 어느 한 기사가 기댄 채 죽어 있었다. 기사의 갑옷은 상급의 갑옷으로 보였다. 상당한 실력자인 모양인데, 왜 여기 죽어 있을까.
그가 지니고 있던 에스트 잿빛 병을 보았다. 누군가에게 주려다 죽은 것처럼 보였다. 나는 그의 병을 잡았다. 재에게 어울리는 청색의 병이었다. 나는 기사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표시하였다. 그를 제대로 묻어 주었다. 기사에게 휴식을.
그 후 나는 망자들을 죽이며 계속 나아갔다. 골짜기로 나아가려 하다 바닥에 누군가가 피로 쓴 듯한 글이 있었다.
돌아가라
돌아가라니, 무슨 중요한 것이 있단 말인가? 나는 호기심에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계속 나아갔다. 골짜기를 지나자 탁 트인 공터가 있었다. 그리고 푸르게 빛나는 보석 덩어리들도 있었다. 오호라. 보석 덩어리 때문에 오지 말라고 한 거였군. 나는 보석 근처에 함정이 있는지 조심스레 확인하였다. 다행히 함정은 없는 듯 하였다. 나는 보석을 가지려 가까이 다가갔다. 불의 시대의 종말이라고 해도 아름다운 걸 밝히는 인간의 습성은 변하지 않았겠지. 그러자 보석이 조금씩 움직였다. 씨발, 보석 자체가 함정이었다니.
보석은 자신의 형태를 완전히 드러냈다. 도마뱀처럼 생긴 형태의 괴물. 그 괴물과 나는 눈을 마주쳤다. 도마뱀은 구르고, 꼬리를 휘두르고, 물어뜯을려고 하였다. 나는 가까스로 굴러 피하였다. 왜 돌아가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괴물이 꼬리를 휘둘렀다. 나는 방패를 들어 그 힘을 막아 내었다. 방패가 떨리고 손이 찡하였다. 왼손에 힘이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방패를 등에 매고 직검을 양손으로 잡았다.
와라, 한낱 재지만 계승을 시도했던 남자다.
그리고 뛰어 괴물의 머리에 롱소드를 꽂아 박았다. 괴물이 고통스러워 몸부림을 쳐 롱소드를 놓치고 떨어질 뻔했다. 나는 롱소드를 꽉 쥐고 더더욱 깊숙히 박아넣었다. 괴성이 점점 커지더니, 이윽고 촛불이 꺼지듯 입을 다물었다. 괴물의 육체는 소울로 사라졌다. 나는 괴물의 몸에 구석구석 박혀 있던 빛나는 쐐기석을 얻었다. 싸움의 결과 치곤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
묘소를 나아가 산이 가득 차 있는 절경을 보았다. 누렇지만 어두운, 그러나 따뜻한 빛이 대지를 감싸고 나를 감쌌다. 오르막길을 올라가니 화톳불이 있었다. 화톳불, 그것은 나와 같은 불사자들이 유일하게 마음놓고 쉴 수 있는 어머니같은 존재였다. 화톳불을 켜고. 지폈다. 화톳불의 따뜻한 불길이 나의 마음을 숨쉬게 했다. 하지만 휴식은 여기까지. 병에 에스트의 기운을 담고 저기 저 너머로 보이는 높은 건물로 들어갈 생각이다. 장비를 다시 챙기고 칼질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망자들을 죽이고 나아갔다. 웅장한 입구를 지나자 넓은 공터가 나를 반겼다.
그리고 그 공터의 한가운데에는 어느 한 기사가 잠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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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성서 ㅇ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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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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