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차다.
오늘도 아노르 론도에서는 달빛만이 영원한 새벽의 장막을 흔들며 내릴 뿐이다. 먼 옛날, 선택받은 불사자가 무슨 이유에선지 그위네비어의 환영을 없애고 떠난 이후로, 아노르 론도에는 끝나지 않는 밤이 찾아왔다. 그 일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선택받은 불사자가 스스로 장작의 왕이 되었다는 소식만이 들려왔다.
검은 달, 그윈돌린. 복수를 상징하는 검은 달은 그렇게 표적을 잃었다. 그러나 장작의 왕을 안내하여 세상을 존속시킨다는 사명은 완수했기에, 이는 어찌되든 좋은 일이었다. 허나 환영일지라도 누이의 마지막 모습을 잃은 그는, 마음 속 한 켠에서는 쓸쓸함을 느끼고 있었다.
휘이잉-
찬 바람이 불자 그윈돌린의 로브자락이 들썩였다. 신족의 옷감은 극히 얇고 가볍기 때문에 산들바람에도 곧잘 펄럭인다. 냉기가 그의 옷을 파고들자 그의 몸에 소름이 올라왔다.
'마침 만월이로구나.'
만월은 음기가 강한 날. 그윈돌린은 오늘 밤은 잠자리 상대가 필요하리라 생각하며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거기 누구 있느냐."
중성적이지만 위엄 넘치는 목소리가 홀을 가득 채웠다. 곧 그림자 속에서 한 여성의 목소리가 작게 답했다.
"그대의 기사가 여기 있나이다."
답한 여성은 놋쇳빛 갑주를 걸친채 무릎을 꿇고 있었다. 본래 아노르 론도의 화톳불을 지키는 화방녀였던 그녀는, 이제 자신의 사명을 마치고 그윈돌린의 측근에서 그를 보좌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그윈돌린이 말했다.
"오늘 밤, 암월의 검을 나의 처소로 보내도록 하여라."
암월의 검, 복수의 대행자이자, 그윈돌린의 친위대. 그들은 죄 지은 자에게 내리는 신의 철퇴였고, 그윈돌린에게는 밤놀이의 상대였다.
"특별히 원하는 아이가 있으신지요?"
그윈돌린의 머리 속에서 수많은 암월의 검 소속 기사들이 떠올랐다. 지금껏 그의 손을 거쳐간 수많은 기사들의 몸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
"새로 들어온 레도라는 아이를 보내거라."
"곧 준비시켜 올려보내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그윈돌린은 자신의 처소로 걸음을 욺겼다. 오늘의 아노르 론도는 고요의 밤이 아닌, 광란의 밤을 보내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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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만이 내려앉은 그윈돌린의 처소. 서늘한 밤바람이 한 줄기 들어와 그의 방을 훑고 지나갔다.
끼이익-
조용히 문 여는 소리가 고요의 장막을 들춰냈다. 고개를 푹 숙인채 들어온 그 사람은 약간의 후회, 수치, 그리고 경멸이 담긴 눈초리로 스스로의 발끝을 바라볼 뿐이었다.
"왔느냐."
중성적인 미색이 가득한 목소리가 그를 불렀다. 그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그윈돌린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그의 은빛 갑주가 달빛을 받아 서릿빛 한기를 뿌려댔다.
"부르셨다 들었습니다."
"무슨 일로 불렀는지는 잘 알게다, 레도."
그윈돌린의 말에 레도가 흠칫하며 몸을 떨었다. 설마하니, 이것만은 아니길 바랐는데... 그 또한 암월의 검의 선배들로부터 들은 바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희망과는 정반대로, 주군은 분명히 그의 몸을 원하고 있었다. 엄습해오는 절망감에 그의 손발이 덜덜 떨리고 눈물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일단 적어도 마음 속으로는 그랬다.
여유되면 이어서 써야지
게이야 좀 많이 오글거리고
겜-성이다 이 말이야
이게 그 점자성서인가 뭐시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