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 땡... 땡..."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마치 달콤한 잠을 깨우는 것처럼 불친절하게 들려왔지만 그 맑은 소리는 동시에 나의 마음이 안정되게 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무언가에 홀린듯 그 종소리를 따라 관에서 일어났다
나는 그저 종소리가 울리면 "사명"이라는 것을
완수해야 된다는것만 알고있었다
그 사명을 어째서 완수해야 하는지
그 사명을 완수하는것으로 나에게 무슨 이득이 있는지는
뒤로한채 그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는 녹슨 쇳소리가 나는 갑옷을 입은채로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걷지도 않아서
나는 살지도 죽지도 못한 인간의 부패한 모습인 "망자"라는 것과 마주하였다
그 수분기 없이 말라비틀어지고 주름진 피부와 살점 하나없이 뼈밖에 없는 몸은 나에게 혐오감을 주었다
만약 내가 죽지않는 몸이 아니였다면 얼마안가 마음이 꺾여 주저 앉았을 것이고 저들처럼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그것들을 나와 같은처지에 있다고 생각하며 조금의 동정을 품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오른손에 쥔 검으로 그것들을 베었다
그 말라비틀어진 몸에서도 피가 나오는것에 신기해 하면서도 그것들을 베는 감각들은 손에 온갖 오물을 바르는것 처럼 정말 불쾌했다 또한 그것들은 어두운색의 누더기 옷을 걸치고 있었기에 주변을 잘 둘러보지 않으면 지나쳐버려서 뒤에서 습격을 해오는 놈들도 있었다
대략 다섯 놈정도 베어버리고 난 이후였을까
언덕위의 화톳불이 보였다 그것의 불을 피우고 나서
그 자리에 앉아 오랜시간 사용하지 않아 생각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에 휴식을 주었다
이렇게 앉아서 화톳불을 보고 있노라면 진정되면서도 무엇인가 중요한걸 되찾은듯한 느낌이였다
하지만 화톳불에 평생 앉아있을수는 없는 노릇이였기에 나는 다시 일어나 녹슨 쇳소리가 나는 갑옷과 날이 살짝 무뎌진 무기를 들고 앞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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