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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썩어버리는 시간이라고 하지만 나는 군대 특유의 여유가 좋았음. 추운것도 좋아했고. 나는 기계화보병이라 밤에 기동훈련을 많이 나갔는데 장비 특성상 운전할때 빼고 크게 할일이 없었음. 그때 시동 다끄고 대기하면서 한치앞도 안보이던 어둠이 아스라히 가시면서 드러나는 풀과 나무를 바라보는게 좋았음. 달빛이 밝은 날엔 정말 많은것들이 은빛으로 조용히 빛나는데 풀내음과 벌레울음소리를 듣고있으면 세상에 나혼자밖에 없는거같았음. 그리고 특히 경계근무 서는 시간이 좋았던거같음. 나 사수달고나서는 부사수는 간부몰래 졸거나 책같은거 읽게 냅두고 저멀리 소리없이 양주시내를 가로지르는 자동차 불빛을 보고있으면 묘한 해방감이 들었음. 한번은 크리스마스 때 양주시내 한가운데서 파랗게 빛나는 트리를 보고있었는데 당직사관이 올라와서 초코케익  한조각이랑 캔커피 들고와서 먹으라고 주더라. 그때가 군생활 뿐만이 아니라 인생 통틀어서 손에 꼽을 정도로 행복하고 평온했음. 제대하고나서는 그렇게 꿈에 그리던 사회였는데도 자극과 쾌락은 있을지언정 조용하고 소박한 행복은 사라진거같아 가끔 우울하곤하더라. 지금은 그냥 아득하게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