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서운 높은 벽도 제 집 드나들듯이 드나들던 그레이렛이,
정말로 자기 엄마가 살고 있는 불사자 거리가 무서워서 부탁했던걸까?

어쩌면 이미 엄마가 죽었을거라 어렴풋이 짐작한거 아닐까?

자기도 이미 알고 있으면서, 그럴리 없다고 믿고 싶으면서도 직접 확인할 용기가 나지 않았던거지.

그는 꽤 오래 감옥에 갇혀있었을거야.
가둔 새끼들도 다 망자가 되버린 판국이니까.

그 상황에서 엄마가 살아있기를 바라며, 엄마에게 받은 반지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던거지.
높은 벽으로 향하던 날, 아들을 걱정하며 쥐어준 귀한 반지를 말야.

그레이렛은 갇혀지내면서 엄마를 걱정했을거야.
그리고 반지가 필요한 사람은 자기보다 엄마라는걸 깨달았겠지. 하지만 갈수가 없었어.

그리고 셀 수도 없을 시간이 흘러...
간수들은 망자가 되버리고, 시체는 부패하고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릴 정도로...
그레이랫은 그 상황에서 오로지 반지만을 바라보며 버텨. 자기까지 망자가 되버리면 만약의 가능성도 없어지게 되니까.

하지만 그러면서도 가슴 한켠에는 절망이 쌓여가고 있었지.

그 와중에 쭂이 나타나.
그레이렛은 침착해보이지만, 아마 반쯤 정신이 나갔을거야.
처음보는 사람한테 귀한 반지를 냅다 맡겨버리고 뛰쳐나갔을 정도로.

그리고 얼마 뒤, 쭂은 그레이렛과 제사장에서 만나게 되지. 너무나도 당연한 비극을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