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내 머릿속에서만 나온 것이 절대로 아니고 한 아리안델-불사대설을 연구하는 사람의 글을 인용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밝혀둔다.

아리안델은 불을 다스릴 수 있고, 아리안델 회화세계에는 팔란 출신의 유귀들이 있다. 이로 인해 아리안델과 팔란의 연관 가능성을 추측해볼 수 있다. 또한 회화세계는 버려진 자들이 모이는 곳인데, 아리안델과 프리데가 친한 것으로 보아 현재 어둠을 싫어하는 성향의 불사대와 적대 관계에 있을 가능성도 추측이 가능하다.

가장 먼저 아리안델 회화세계에서 마주치는 잡몹들인 팔란의 유귀들은 일반 횃불을 들려줘도 전혀 상관이 없는 데 반해 굳이 제작진은 유귀의 횃불이라는 굳이 쓸모도 없는 고유무기를 들려주었다. 유귀의 횃불 설명에 따르면,

"팔란의 유귀들이 사용했던 전투용 횃불
불을 밝히는 도구임과 동시에 무기로도 사용하도록 만들어졌다

심연의 어떤 한 종류는 사람의 속을 고름으로 채운다고 한다
화염은 예로부터 그것에 대항하는 유효한 수단이었다.

전투 기술은 「불 뿜기」
특수한 화약을 입에 넣고 그것을 횃불에 뿜는 것으로 거세게 전방을 불태운다"


라고 하는데 굳이 회화세계속 불사대에게 심연과 싸운다는 설명과 그에 대응하는 무기인 화염에 대한 설명을 담은 고유무기를 제공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여기서 두 가지 가설을 세워볼 수 있다.

1. 불사대조차 꺼려지는 존재가 되어 회화세계로 흘러들어왔다.: 이는 똑같이 불사대 소속인 심연의 감시자들이 엄연히 장작의 왕으로 등극하여 재의 귀인의 시대에 불을 되살리기 위해 다시금 깨어날 만큼 명망있는 자들이며, 그들이 속한 불사대 또한 결코 꺼려지는 존재라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유귀들이 단순한 잔존병력이라는 설은 기각될 수 있다.

"키 크고 마른 몸, 공허한 눈구멍을 가진 전사들은
팔란의 전사가 심연에 삼켜졌을 때 멍하니 나타나, 집단으로 이를 사냥했다고 한다
그리고 팔란이 멸망한 후에는 배척받고 헤매는, 망자의 무리가 되었다"

한편으로 엄연히 팔란 멸망 후 불사대와 유귀가 배척받고 헤매는 무리가 되었고, 회화세계의 유귀들은 망자의 무리라는 설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 잔존병력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이들이 불사대 보스전 1페에서는 사용하지도 않는 불을 챙겨서 회화세계까지 도달했다는 것은 이들이 망자가 되었음에도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단체로 들어왔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워볼 수 있다.

2. 팔란의 유귀들이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심연 세력을 토벌하기 위해 회화세계까지 찾아왔다.: 아리안델 회화세계에는 곧 심연 본인이라고 해도 좋은 흑교회의 딸 수도녀 프리데가 머물고 있으며, 프리데가 감금하고 있는 자가 바로 아리안델이다. 이를 토대로 팔란의 유귀들이 토벌하고자 하는 대상이 심연의 세력인 프리데, 그로부터 구출하고자 하는 대상은 아리안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2번 가설을 바탕으로 아리안델 불사대 출신설을 전개해보자면, 불사대의 최정예 성직자 요원인 아리안델은 심연을 토벌하기 위해 프리데를 추적해 회화세계까지 도달했으나, 프리데의 간계에 휘말리고 세뇌되어 심연과 대적하기 위해 준비한 가장 유효한 수단인 불과 불그릇을 자신의 피로서 억누르는 고문을 받고 있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다만 아리안델이 프리데에게 단단히 세뇌된 만큼 불사대의 유귀들이 꼭 아리안델과 의견을 같이 하는 집단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고유무기인 아리안델의 장미의 설명에 따르면,

"회화세계의 심문관과도 같았던 교부가 그 피로 불을 가라앉히기 위해 사용했던 장미 채찍
무기임과 동시에 기적을 위한 촉매이기도 하다"


라고 되어 있는데, 회화세계의 심문관이라 함은 아리안델이 본래 회화세계에서 누군가를 심문하기 위해 이곳에 도달했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그와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가장 어울리지 않는 동료가 바로 수도녀 프리데. 본래 프리데를 심문하기 위해 장미채찍을 들고 달려왔으나, 거꾸로 프리데에게 세뇌되어 심문도구로 자기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는 상황은 분명히 극적인 연출이라 할 수 있다.

불사대는 동료라도 심연에 잠식된 것이 확인되면 가차없이 베어버릴 만큼 공과 사를 확실히 하는 명예로운 집단이지만, 그런 한편으로 미쳐가는 와중에도 대적하는 상대에게 의례만큼은 빠뜨리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이들이 동료를 재미로 베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명예를 중시하고 미쳐버린 동료를 아꼈기 때문에 그러한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프리데의 음모에 휘말린 아리안델을 망자가 되어서까지 구출하러 간다는 가설은 이러한 측면에서 어느정도의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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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안델이라는 이름은 일종의 아나그램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는데, 이는 불사대의 위엄을 상징하는 은제 투구와의 연관성도 찾을 수 있다. 아리안델의 풀네임인 Father Ariandel을 아나그램으로 재해석하면 A Real Hen Fatrid라는 이름을 쉽게 유추할 수 있는데, 이는 아리안델, 즉 본명 진정한 암탉 패트리드가 다른 불사대와 달리 수탉의 벼슬같이 영롱한 붉은 고깔모자를 썼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또한, 아리안델이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암탉이라는 이명이 붙은 것을 알 수 있는데, 역시 남자임에도 여자로 키워진 그윈돌린과 연관이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불사대의 탄생과 관련되어 그윈돌린이 영향을 미쳤고, 그윈돌린을 섬기던 패트리드는 그윈돌린처럼 여장을 하고 불사대에 가입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교부 아리안델은 머리카락이 긴데, 이것이 단순히 오래 갇혀 있어서 자란 것이 아니라 여자처럼 행동하기 위해 기른 머리카락일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이름으로 미루어볼때 진정한 암탉 패트리드는 로스릭의 성녀 거트루드와 친연관계에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며, 거트루드 역시 이름높은 불사대의 비밀요원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역시 보스전 오프닝 컷신에서의 연출로 이미 암시된 것으로 고도의 은유라고 할 수 있는데, 아래의 이미지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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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암탉 패트리드(아리안델)의 머리 위에 비치는 후광은 좌우 10도 가량의 경사를 가진 거대한 고깔을 연상시키며, 그 고깔의 높이는 어림잡아 아리안델의 키의 1.5배는 된다. 이런 거대한 모자를(비록 이 연출이 그의 불사대 내에서의 높은 지위와 명예를 은유하는 상징에 불과하더라도) 쓸 수 있는 불사대 요원이라면 과거 장작의 왕이 된 심연의 감시자들과 필적하는 업적과 강인한 소울을 가진 자였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이로서 팔란의 유귀들이 망자가 되어서까지 그들의 명예를 위해 패트리드(아리안델)을 추적하는 이야기의 개연성이 완성된다.

이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닌 것이, 불교에는 마침 암탉(패트리드)과 까마귀(회화세계의 주민들)를 이어주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스님 제가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오니, 옛 일도의 상인들이 동방에 다녀오는 길에 암탉을 데려왔습니다. 허나 이 닭이 수컷 까마귀와 교접하여 알을 까니 이 병아리가 까마귀를 따라다닐때는 꼬끼오 까악이라 하고, 암탉을 따라다닐 때는 까악 꼬끼오라 바꿔 지저귀고 다니었습니다.''

수담마 존자와 찟따 장자의 대화 중 발췌


이는 참깨과자 일화(불교 설화, 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157845 참조)의 편린으로, 형식보다 실재가 앞선다는 철학적 이데아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곧 본디 프리데의 감금이 없었다면 진정한 암탉 패트리드와 불사대 유귀단과 회화세계의 까마귀 인간들이 융화하여 불의 시대로부터 격리된 그림 속 세상에서, 모더니즘으로부터 오늘날 탈포스트모더니즘 이후 사조까지 모두 포괄하는 가장 중요한 미학적 중점인 새로운 '실재'(미국의 미학자 할 포스터의 미학평론서 <실재의 귀환> 참조.)를 낳아 그것이 불과 어둠의 바깥세상에서 새로운 희망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아리안델이 부패한 회화세계에 찾아온 것은 세계의 정화와 새로운 가능성의 움틈을 표현한 것이며, 불사대의 유귀들과 부패한 까마귀 인간들이 공존하는 회화세계는 아리안델의 희생으로 회화세계의 쇠락에 반환점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실재로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까마귀 인간들은 보살이되어 깨달음으로 열반에 올라 과거 부패하였던 회화세계에서 해방돼 다시금 인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기대해볼 수 있다. 이러한 플롯은 모두 진정한 암탉(A Real Hen)이란 이름에서 이미 짐작할 수 있는 것이었다. 세계의 정화에 관해서는 본편에 등장하는 정화의 작은 교회의 명칭에 들어간 '정화'에서도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프리데는 어째서 진정한 암탉 패트리드를 감금했을까?

이하는 프리데의 대사이다.
Welcome. To the painted world of Ariandel.
어서 오시지요, 아리안델의 회화세계에.
I am Friede. I have long stood beside our blessed Father, and the rest of the Forlorn.
저는 프리데. 신부님과 버려진 자들 모두와 계속 함께 하는 자입니다.
But Forlorn thou seemeth not.
...하지만, 당신은 버려진 자가 아닙니다.
Ashen One, I know not the missteps which led thee to this Painted World.
불 꺼진 재여, 당신이 왜 회화세계에 헤매어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But thy duty is all, and thy duty lieth elsewhere.
당신에게는 사명이 있고, 그건 이곳엔 없답니다.
Return from whence thou cam'st.
...당신이 있을 곳으로 돌아가십시오.
I presume it visible to thee? The bonfire here, in this room.
저기 보이겠죠? 이 방의 화톳불이.
A meek and faded thing, but 'twill guide thee nonetheless.
지금은 거의 사그라들었지만, 그래도 당신을 이끌어줄 테죠.


수도녀 프리데는 패트리드의 존재를 필사적으로 감추고 재의 귀인이 원래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고 꼬드기며 뇌물로 반지까지 쥐여준다. '저는 프리데. 신부님과 버려진 자들 모두와 계속 함께 하는 자'라는 대사에서 약간의 위화감을 느낄 수 있는데, 회화세계 내의 모든 주민들은 비록 썩고 병들었을지언정 자신들의 자유의지로 배회하거나 적으로부터 피난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암탉 패트리드는 주민들인 까마귀와 닮지도 않았으며 필드에서 홀로 유일하게 갇혀있는 인물로, 대사조차 불가능한 망자 말기의 모습이다. 하지만 프리데는 '신부님'이 마치 정상인인 것처럼 대충 언급만 하고 지나가며 패트리드를 굳이 살려두고 불그릇을 잠재우는 역할을 맡긴 채 감금을 지속하고 있다.

프리데는 어째서 자신을 추적해 온 패트리드를 살려두었고, 어째서 죽이지 않았으며, 어째서 불그릇을 잠재우는 역할을 맡기고 있는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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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의 불사대에게 죽음은 의미가 없다. 따라서 프리데가 자신을 토벌하기 위해 찾아온 진정한 암탉 패트리드를 죽이는 것은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설원을 헤매는 유귀들이 차례차례 들이닥치고 그들의 시체와 소울이 예배당을 가득 채울 수록 마침내 나타날 불사대의 진정한 왕에게 더 큰 힘을 모아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강인한 소울을 가져 거인의 형상을 한 불사대의 성직자 패트리드라면 더더욱 경계대상 1순위라 할 수 있다. 프리데가 패트리드를 포섭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추측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암탉 패트리드가 자신의 피로서 불그릇을 잠재우는 역할을 강요받은 이유는 무엇인가? 위의 이미지에서 보듯 이미 사망한 불사대들이 자신들의 힘을 모아주는 매개체는 자신들의 피, 즉 늑대의 피라고 할 수 있다. 불사대는 늑대의 피로서 그들의 검에 일으킨 불을 통제할 수 있고, 이 불은 심연과 대적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라고 적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강대한 소울을 가져 거인의 형상을 한 불사대원 패트리드는 여러 평범한 불사대원 없이도 혼자서 자신의 피로 불을 다스리는 권능을 가진 존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패트리드는 본래 프리데를 심문하고 처벌하고 응징하기 위해 준비한 그의 채찍으로 자신의 소중한 늑대의 피를 흘리며 이로써 영원히, 프리데를 상대하기 위해 준비해 온 거대한 불그릇을 잠재우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패트리드는 불을 완전히 끄지 않고 이를 통제하고만 있는데, 이는 망자가 되어서까지 불사대 본연의 임무를 잊지 않고 언젠가 찾아올 대원들에게 최후의 힘이 될 수 있도록 불을 끄는 '시늉'만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패트리드는 프리데에게 포섭되었을지언정 긍지만큼은 잊지 않고 유귀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심연의 감시자로부터 의례를 받은 명예로운 기사 재의 귀인이 당도했을 때, 패트리드는 프리데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며 마침내 자신의 목적을 이루고 이성을 잃은 망자가 되어 프리데에게 온전히 사로잡혀 재의 귀인을 공격하고야 만다. 재의 귀인은 망자가 되어버린 패트리드에게, 후일 미쳐버려 자신을 공격하는 DLC2 최종 보스에게 그리 했듯 죽음으로서 안식과 명예를 되찾아주게 되는 것이다.

더 보강할 점 있으면 피드백좀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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