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운동을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다. 근데 요새 코로나때문에 하던 운동도 안하게 되니까 살은 찌고 소화도 안되서 참 몸이 쑤시더라.

 요새 공무원 은퇴하고 컴퓨터 맛을 들인 아버지가 등산 이야기를 많이 하셔서 요즘 어딜 위험하게 가나 싶더니만 새해도 많이 지났는데 사람도 없을 것 같아서 어디 한적한 곳 등산 같이 다녀오는게 꽤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알아본 결과 여기 고룡의 꼭대기가 한적하고 또 아름답기도 하다고. 그리 위험해보이지는 않아서 이곳으로 등산길을 정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당일에 영 몸이 안좋으셔서 못가게 되었는데, 이왕 이렇게 된거 내가 먼저 찾아보고 안내해드릴 생각으로 오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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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꽤나 나도 들떴는지 비싼 등산복에 지팡이까지 갖춰입었다. 소울이 생각보다 많이 깨져서 이번달은 대서고 옥상 돌아야 할것 같다..


위생수칙은 기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뿐 아니라 이루실의 냉기마저도 막아줄 마스크를 착용하고,

 추울까봐 잔불도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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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석구석, 병균 소독률 100% 손 소독제도 빼먹지 않고 바른 후, 출발! 



가는 길이 꽤 복잡한데, 이루실 자체는 휼륭한 도시지만 그 지하의 감옥쪽은 상상도 못하게 시설들이 후지다. 상상도 못한 H 자 교차로에 표지판도 없고 어느곳은 1차선밖에 없는데 왠 동물이 진입을 방해해서 자칫하면 왔던대로 돌아가기 십상이다. 몇걸음도 안되는 거리에 이정도의 시설 차이라니. 굉장히 섬짓하다.

 

분명 가는 산에 사람이 뜸하단 것도 교통이 불편해서 그런게 확실하다.


어쨌든, 차선에 주의해서 간 후... 케이블카 대기장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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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 찾아본 결과 몇시간에 한번씩 왕복운행해서 기다리고 있으면 온다 했다. 나는 꽤 일찍 간 편이라 사람이 없지만, 그 후로도 나 이외의 사람이 올것같진 않았다. 


너무 일찍 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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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도 많이 남은 거, 케이블이 올때까지 조금 쉬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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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프붕씨! 김프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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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


깜박하고 잠이 든 모양인데... 아주 고맙게도 잠든 날 직원분이 옮겨서 태워주시고 내리기까지 했나 보다!! 


이런... 민폐를 끼치고 말았다. 나중에 올때 지크의 술 한잔이라도 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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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 진짜 아름답다! 바로 눈을 뜬 순간 보이는 거대하고, 웅장하며 신이 손수 깎아내린듯한 바위산. 그리고 곳곳에 생명을 뿌리내리고 있는 굴걱넘치는 나무까지!


세상에, 어떻게 이런 멋진 곳이 이리 이름을 떨치지 못하고 있을까? 담백하고  정갈한 미의 고룡의 꼭대기는 그 이름대로 전설 속 고룡의 기상을 보여주는것만 같으며, 저 너머 아노르 론도의 왕비, 그위네비아의 봉긋한 두 산에도 뒤쳐지지 않는다!


무엇이 어찌되었던, 이 산을 조용하게 감상할 수 있다니 참으로 운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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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저 외칠수 밖에 없다. 아! 이 아름다운 금수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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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길, 가는 길 곳곳에 이런 돌탑이 많이 보였는데, 안내판을 보니 과거 사람들이 돌탑을 지어놓고 음식을 바치며 기도를 했다고 한다. 오르면서 생각한 것인데 이곳 고룡의 꼭대기는 그렇게 가파르진 않지만 꽤나 힘이 드는 코스다. 


오르는 길이 장비 제대로 갖춘 나조차도 힘든데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여기에 올라와서 이런 돌탑을 지을 정성이 있었을까? 정말로 대단하고 뭔가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프붕이도 굴러다니는 돌로 조촐하게 하나 세워봤다 ㅎㅎ



지금 이 힘든 시대에 소원이라면 당연히 정해져있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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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든링 나오게 해주세요

-2021, 01, 28 프롬갤의 염원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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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이마에 이슬이 맺히고 다리가 후들거릴 쯔음, 처음 올라갈 때와 달리 가는 길에 마주치는 분들이 꽤 있으시다. 연세가 많으셔 보였는데도 젊은 나보다 훨씬 수월하게 올라가신다. 

여기를 안지 얼마나 되었냐고 물어보니 2000년이 넘게 다니셨다고;; 


그분이 말하길 수행의 목적으로도 다니신다하는데 참으로 그 말이 맞다. 이곳에 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마음은 웅장해지나 그와 같이 맑아지고 세속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충만한 에너지와 맑은 정신! 이곳에 있는다면 만에 하나 망자가 되더라도 어느 누가 서로의 소울을 탐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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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본능을 참지 못하고 다시 찰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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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오르고 보니 어느덧 종착에 이르고 말았다. 벌써?라는 생각과 동시에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며, 이곳의 명물 화톳불에 기쁨을 나누었다. 

주변에도 나를 반겨주듯 놓인 멋진 광경과 많은 돌탑들. 하나같이 아름답지만...

 

....아..

하지만, 뭔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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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이것을 보기 위한 꼭대기인가? 


아니야. 내가 바라던, 나의 꼭대기는 좀 더.. 더...





"아따~ 여기가 끝이라 해가꾸 살짝이 아쉬운가보제 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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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순간, 나보다도 먼저 올라와 담소를 나누고 있던 분들 중 한명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나도 처음 올라왔을때는 여기가 끝이라 해가꾸 좀 불만이었는디~ 저기 저~ 쪽에, 거시기 높은 바위가 참말로 멋져부려~"


그렇게 말하면서 그 분이 가리키는 방향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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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에 보이는 것은 아주 새하얗고 툭 튀어나와있는, 어째서 올라오는 동안 알지 못했나 싶을 정도로 존재감을 내뿜는 바위가 있었다...!

순간 침이 꿀꺽 삼킨다. 동시에 본능적으로 자각한다. 


 저 바위다

     저 바위가, 나의 꼭대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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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저게 무슨무슨 바위라고, 내가 남들에게는 말하기 아까워서 안하는디, 총각은 꽤나 아쉬워하는 것 같아서 내가 특별히 알려주는 것이여~"


무언가 소리가 들리는 듯 했으나 나의 모든 정신은 그 바위로 집중되있다. 날아오르는 듯한, 아니 날아오르는 기상에 나는 홀린듯이 뛰었다. 뛰어서 그 바위에 올랐다.  


그리고 보이는 풍경에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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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아아아...!!


불현듯 눈물이 나왔다.


아름답다... 너무나도 아름답다... 저 멀리 산의 풍경도 짙게 깔린 안개들도, 풍파에 벋겨진 건물들도, 그리고, 저 태양도!


그 어떤 풍경화도 이러한 드넓음을 담을수 없다. 그 어떠한 노래도 이러한 감동을 노래할 수 없다..


이것이... 인생.. 섹스.. 엘든링... 내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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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일까? 무엇인가 가슴속에서 격심한 발한이 밀려온다. 


내면의 힘을 쓴것이 아님에도 타오르는 이 불꽃은, 아니 혼돈의 불조차도, 태초의 불조차도 따라오지 못할 가슴의 열량은...


불꺼진 재의 한계조차 뛰어넘고서, 타오른다. 끝없이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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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탄스러운 설렘과 찢어질듯한 가슴..!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염원을 참지못하고, 

 끝내, 우짖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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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

   좋다!!

        좋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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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홀가분하다. 인생의 중요한 무언가를 찾은 기분. 정말로 귀중한 경험이었다. 

  

냉정함을 되찾으니 모든 것이 소중히 보인다. 이 마음을 잊지 말고 꼭,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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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어어? 

자 잠깐 와, 와이러노. 어어 잠깐


어어어? 미, 밀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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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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