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카사스인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심연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심연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불의 시대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팔란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대검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2009.5.23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