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애....응애애..."


"오...아가야...나의 아가..."



나무인간의 아기는 특유의 우렁찬 울음소리를 뽐냈다.


하지만 이 울음소리는 진짜 인간에게는 들리지않는다


그저 나무가 사부작거리는 소리일 뿐.


이 회화세계에서는 진짜 인간따위 존재하지않으니 아무래도 상관없다.


고독하고 버려진 이 세계에서, 새로운 세계로 뻗어나갈 씨앗이 탄생했다.


"아이의 이름은 설리번이야... "



"여보....미안하오...나는 이제 기력이 다했어.... 아이를 부탁해..."


나무녀의 남편은 격렬한 불씨뿌리기 후, 힘이 다하여 그자리에서 썩어버렸고, 그 불씨는 설리번을 탄생하게 하였다. 그자리에서 흐느끼던 나무녀는 설리번을 이 버려진 세계의 유일한 구원으로 만들고 싶어했다.


걷는게 너무나도 벅찬 나무인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는 힘껏 걸어가 예배소 앞에 도착하였다.




"음? 넌... 하찮은 나무인간이 아닌가? 그 느려터진 발걸음으로 여기까지 온 이유가....음? 품에있는 그 조그만 나뭇가지는 뭐지?"



회화세계가 완전히 불타지 않도록 겨우 붙잡고 있는 엘프리데의 기사 빌헬름은, 그 가련한 생명체를 보고 한참을 생각에 빠졌다.


나무녀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빌헬름은 망자가 아닌 아직 정신이 멀쩡한 인간이었고, 그런 그가 나무녀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리 없었다.


빌헬름은 한참을 바라보다 어딘가 동질감을 느껴 예배소의 문을 열어주어 그녀를 안으로 들여보냈다



" 나도.... 엘프리데님에게 저런식으로 거둬졌었지...."




정적이 감도는 예배소 안에 다소곳이 앉아있던 엘프리데는

나무녀를 상냥하게 맞이해주었다.



"어서와요 가련한 여자여.... 그대가 품에 안고있는 아이를 나에게 맡기러 왔나보군요...이리 건네주세요... 이 세계를 구원할 유일한 열쇠가 될 거에요.."


나무녀는 신기하게도 프리데와 의사소통이 되었다. 이 세계를 다스리는 그녀에겐 회화세계의 그 누구와도 대화가 통하는 걸까



아기를 건네준 뒤 나무녀는 하염없이 흐느꼈다. 그러곤 곧 자리를 떴다. 그 둔해빠진 발걸음으로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10년이 흘렀다.



설리번은 이제 성장기의 아이가 되어 건강하게 예배소 앞을 뛰어놀게되었다.



"수녀님! 전 왜 부모님이 안계세요? 까마귀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까마귀친구에게 들었는데, 그친구는 부모님을 잃고 방황하다가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로 그렇게 썩어가게 되었대요."



"아가... 너희 부모님은 이 세계 밑바닥의 어딘가에서 잠자고 계신단다. 하지만 너무 멀어서 지금 니가 거기까지.가려고 하면 지쳐서 쓰러질거야. 아직 너에겐 이 세계에서 가장 추운 밑바닥에 가면 견디질 못하고 얼어버릴거란다."



"후응..... 그래요 ㅠㅠ"



"엄마가 보고싶어도, 조금만 참고 너가 더 크면 이 수녀님과 같이 마중을 나가자꾸나."



"수녀님과 지금 같이 가는건 안돼요?"


"나는 견뎌도 너는 못견딘다니까.... 그건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란다..."




프리데는 거짓말을 했다. 사실 방법이 있었다. 서리를 베어 문 반지를 설리번에게 끼워주면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그 반지는, 두개만 남은 것이었고, 하나는 설리번이 아닌, 미래에 방문할 론돌의 왕에게 건네주기 위해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근데 엄마만 계세요?아빠는요?"


갑자기 설리번이 돌발 질문을 했다


" 그게....너희 아버지는....그러니까...."



프리데는 당황했다. 이 어린 아이가 자기 아버지가 자길 낳자마자 돌아가셨음을 알게되면 어떻게 반응할지 두려웠고. 아이가 상처받지않게 설명할 방법을 찾기가 어려웠다


"나중에 말해주면 안될까?"



그렇게 말하고는 어물쩡 어떻게든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설리번이 18살이 되던 해, 그녀가 말해주지 않아도 설리번은 그 비극을 알게되었다.



적막한 예배소 안에, 차가운 피냄새와 나무의 진액냄새가 진동을 한다.


"수녀님.... 진작에 말씀을 해주셨으면 제가 이만큼 상처받지 않았을 겁니다...전부 수녀님의 잘못입니다.... 어머니를 만나뵙고...전 이만 이 세계를 떠나겠습니다...  알아버렸어요. 여긴 그림 속 세계일 뿐이고 저는 거짓된 존재라는 것을.... 세상 밖으로 나가,진짜 세계에서 진짜 나라를 만들어 진짜배기 세상을 만들어 보일 겁니다."



설리번은 그렇게 말하곤,피로 얼룩진 몸뚱아리와, 나무 진액으로 질척해져 구멍을 뻐끔거리는 질구를 적나라하게 내놓은 채로 걸레짝이 되어 쓰러진 프리데를 뒤로 하고, 예배소를 나섰다



하필 그 때, 빌헬름은 예배소를 지키다 말고 까마귀 마을에 엘프리데의 명령을 이행하러 떠나있던 참이었다.



"안...돼..... 설리번.... 넌....이 세계에서 벗어나면 안되는 존재야.... 이 세계에서만 온전히 안식을 찾을 수 있어...제발....윽...."



그렇게 말하곤 프리데는 의식을 잃었다.



설리번은 세계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만나러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밑바닥은 다큰 성인이 된 후에도 꽤나 멀고 험난한 길이었다.



프리데에게서 훔친 서리를 베어 문 반지를 끼지 않았다면 아마 얼어죽었을 것이다.



"어머니...접니다...설리번. 일어나보세요..."



".....??? .....아가?....아가니???아가!!!오..아가.... 아가!!!나의 아가!!보고싶었다 아가...흑흑 "


"어머니.. 전 이 세계를 떠나 바깥의 진짜 세상에서 진짜 세계를 만들겁니다. 그 전에 인사드리러 왔어요.여기, 제가 만들어낸 마법중 하나, 순간동결입니다. 이것은 제가 어머니께 마지막으로 남기는 애정이자 선물, 그리고 저 자신의 일부입니다. 이걸 간직하고 절 끝까지 기억해주세요. 전 이제 이세계를 떠나지만.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곁에 있을 겁니다. 바로 이 마법으로요. 항상 지켜보고 있겠습니다.사랑해요 어머니."


이말을 하고선,설리번은 짙은 눈보라 속으로 사라져갔다.


"오...안돼 아가야.... 나에게 널 설득할 시간이라도 주면 안되겠니? 바깥세상은 위험해....그냥 나랑 같이 이 세계에서 조용히 살면 안되겠어??아가야???아가야!!"


외침은 공허에 울릴 뿐,그에게 닿기엔 너무 늦었다.



그렇게, 깊은 곳의 성당의 정화의 작은 교회에, 설리번은 그림조각을 뚫고 나와 잿빛으로 가득한 바깥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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