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릴리라고 해요. 우리 아빠는 신부님이에요.
학교에선 신부님들은 모두 혼자 살고, 경건하고, 착한 사람들이라고 배웠지만 우리 아빠는 예외래요.
매일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가 해주는 점심을 먹고, 친구들과 뛰어놀며 아빠를 기다려요.
아빠가 성당에서 돌아오고 공구를 정리할때 쯤이면 엄마가 절 부르고, 다같이 저녁을 먹어요.
저녁을 먹으면서 아빠는 이야기를 해주시거나, 제가 하는 말을 들어주세요.
아빠는, 할아버지랑 오랫동안 친구였대요. 같이 아픈사람들이 편하게 하느님 곁으로 갈수잇게 하신대요.
그러다가 엄마랑 아빠가 서로 사랑한거죠. 동화에서 나오는 사랑이야기 같죠?
그치만, 가끔씩은 걱정되요.
요즘들어 엄마랑 아빠가 서로 싸울때가 많거든요.
아빠가 소리를 지르고, 물건들을 부술때가 있어요. 그럴때 엄마는 절 방으로 보내서 숨으라고하세요.
조용히 눈을 감고 숫자를 세다보면, 오르골 소리가 들리고, 내려가면 아빠랑 엄마가 다시 화해해있어요.
뭐, 결혼하면 다 그런가봐요. 옆에있는 광장에서도 가끔씩 소리 지르고 때려부수니 원.
오늘은 아빠가 일을 나갔는데, 늦게 오시나봐요.
엄마는 많이 걱정이 되신거 같아요. 이번에는 좀 많이 걱정이 되신거 같아요.
아무래도 찾으러 나가야 겠다면서, 절대로 모르는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하시네요.
바깥에 싸우는 사람이 많지만, 엄마는 착한 사람이니까 괜찮을 거에요.
근데 아참, 엄마가 오르골을 두고 가셨어요. 아빠가 화가 나진 않으셨나봐요. 그냥 일이 늦어지시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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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사냥꾼이었다.
그는 수많은 야수를 사냥했고 그들에게 안식을 주었다.
그렇게 했다고 생각했었다.
아버지의 오랜 파트너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살았던 몇년은 행복했다.
행복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날, 그 저주받은날, 사냥을 마치고 돌아온 그이의 몸에선 피냄새가 아닌 재의 냄새가 가득했다.
어떻게 된건지 그이는 전혀 말하지 않았고, 그저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머리를 쥐어뜯을 뿐이었다.
그날 이후 구시가지로 가는 길은 완전히 막혔다.
그날 이후로, 그이는 점점 미쳐갔다.
사냥에서 돌아온 밤이면 거칠게 숨을 내쉬고 소리를 지르며 도끼를 휘둘렀고
난 릴리를 방으로 보낸뒤 오르골을 필사적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점점 이 일이 힘에 부쳐갈때, 그가 처음으로, 광증속에서 한 말을 잊을수 없다.
'모두 야수가 될거야. 늦든 빠르든'.
그는 모두 야수가 될것이라며 구시가지의 수천명의 무고한 시민들을 불에 태워 죽여버렸다.
그가 태워 죽인것은 야수가 아니었다. 인간이었다.
어쩌면, 그가 사냥해온 것은 야수가 아니라 인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오늘밤, 그가 사냥을 나갔다.
나는 그가 죽인 수천의 무고한 사람들, 어쩌면 수만일지도 모르는 무고한 사람들을 생각한다.
그는 이제 더이상 날 사랑한 개스코인이 아니다.
그저 야수가 될거라며, 눈에 띄는 모든 인간을 학살하는 야수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릴리의 아버지 이기도 하다.
이 미친 세상에서, 나는 릴리를 지킬수 없다. 하지만, 그이는 할수있다.
그이를 정신차리게 한다면, 그를 인간으로 돌려놓는다면, 그럼 릴리에게도 그게 더 낫겠지.
나는 야수 사냥꾼의 딸이다. 야수를 사냥하고, 내 남편을 구할것이다.
오늘 나는 그를 찾으러 갈것이다.
그가 그동안 사냥한 자들이 나와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할것이다.
그가 이 진실을 직면하게 해야한다.
나는 오르골을 꺼내 릴리의 방에 놓았다.
내가 실패한다면, 미친 야수가 된 그이가 릴리에게 온다면,
그럼 릴리에게는 최소한의 방패가 있어야하니까.
이제 죽을 것을 알고있지만 딱 하나 바라는것이 있다.
릴리를 학교에 데려갈때, 같이 시장을 볼때, 산책을 할때
단정하게 리본을 한 릴리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한 소녀.
언제부터인가, 우리를 따라다니는 그 소녀가, 날 목표로 했던것이기를.
내가 죽으면, 그녀도 더이상 릴리를 따라니지 않기를.
돼지새끼 먹방쇼 협찬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