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모여봐요 좆같은 것들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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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놀랍게도 발렌타인데이다
그러나 열심히 일해도 초콜릿 하나 받기 어려운 현실이 마치 좆같은 귀떼기 모으러 하기도 싫은 암월을 끼고 다니는 게임 속 내 모습과 오버랩되어 눈물만 날 뿐이다
초콜릿 따윈 관심없이 엘든링 사양에 대한 열띤 논쟁을 벌이는 프붕이들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강인한 사람이 아닐까?
흰색
이 세상에 수없이 많은 색상이 있다지만, 언제나 밑바탕이 되는 것은 항상 흰색이다
갓 빨래한 솜이불이나 눈이 내리고 난 직후의 정경이 그렇듯이 흰색은 맑고 순수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런가 하면 평화의 상징이라는 흰 비둘기나, 신의 하수인들인 천사의 흰 날개와 같이 흰색은 평화를 상징하며 안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도 도움을 주기도 한다
사진을 찍는 스튜디오나 대형 종합병원의 전체적인 색상이 흰색인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이다
한편으론 흰색은 신성시되는 색상이기도 하다
마야부인은 흰 코끼리가 겨드랑이로 들어오는 태몽을 꾼 후 석가모니를 낳았다고 전해지고, 힌두교를 믿는 인도 등지에서도 흰 소는 특히나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동남아에서는 군주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다름아닌 흰 코끼리였다고 할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아무래도 같은 동물이어도 색이 하얀색이면 그만큼 눈에 잘 띄고 특별해보이기 때문일까
우리나라만 해도 4성수 중 하나로 백호가 청룡, 주작 등에 껴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흰색이 항상 긍정적인 이미지인건 아니다
동남아 지역의 국왕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불편한 신하에게 특별히 '흰 코끼리' 를 선물로 보냈다고 한다
맘에 안 드는 사람한테 왜 귀한 코끼리를 보내냐고?
일단 하얀 코끼리라는게 겉보기에는 이쁘고 신성해보일지도 몰라도 하루에 200kg 가까이 밥을 쳐먹는데다가 따로 전용 궁전, 전용 고용인, 전용 악사까지 붙여줘야 할 만큼 유지비용이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게다가 왕이 보낸 선물이니만큼 신하가 멋대로 버리거나 죽일 수도 없고, 울며 겨자먹기로 키워야 하는데 코끼리 수명이 평균 70년이랜다
즉 좋은 의미로 보낸 선물 같지만 사실은 '이래도 파산 안해?' 라는 의도가 다분히 담긴 무서운 짐덩어리였다는 것이다
또한 동양 문화권에서 흰색은 전통적으로 죽음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였다
전통적인 장례식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수습하여 소복을 입히고 관에 안치하여 매장했고, 상주는 물론이고 조문객들 또한 흰 옷을 입은 채로 다녔다
전설의 고향 등지에서 귀신들이 소복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것 역시 그러한 연유에서 유래된 것이다
대표적인 해양소설인 멜빌의 <모비 딕>
다들 알고 있겠지만, '백경' , 즉 포경업에 종사하는 이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흰 향유고래를 잡기 위해 갖가지 이유로 모인 이들의 항해기를 그린 모험 소설이다
작중에선 화자의 입을 빌려 흰색이 상징하는 순수함과 평화, 그와 대비되는 흰색이 가진 무자비함과 죽음의 양면성을 언급하는 장면이 나온다
결국 인간의 힘으론 감히 어찌할 수 없을만큼 무섭고 포악했던 흰 고래 모비 딕에 의해 복수심에 불타던 에이허브 선장은 물론이오, 화자를 제외한 포경선의 모든 인원이 전멸하는 이 소설의 클라이막스야말로 흰색이 주는 공포가 가장 잘 드러난 경우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호러영화계의 불후의 명작 <더 씽>
인간을 덮쳐 똑같이 복제하는 괴물과, 그에 대항하여 맞서지만 서로 간의 의심과 공포 탓에 점차 무너져가는 인간들 간의 군상극을 그린 이 영화의 배경은 남극 한복판의 설원 기지이다
지금 봐도 놀라운 괴물들의 기기괴괴한 생김새, 화면 밖으로도 긴장감이 전해지는 혈액 검사 장면, 온갖 인간 군상들이 벌이는 갈등 등 이 영화를 걸작으로 만든 요소는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오갈 곳 없는 새하얀 설원 한복판이라는 배경 선정이 참으로 좋다고 생각한다
많고 많은 크리쳐 영화들처럼 숲이나 빌딩숲 한가운데에서 사건이 진행되었으면 오히려 긴장감이 덜했으리라
어디로든 떠날 수 있지만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설원이라니, 이 얼마나 모순적이면서도 공포스러운가?
아무튼 양면성이라면 또 좋아서 껌뻑 죽는 미야자키 아니랄까봐, 소울 시리즈에는 흰 눈으로 덮인 하얀 지역이 굉장히 많다
끝내 나오지 못하고 짤린 데몬즈 소울 DLC를 제외하면 정말로 모든 시리즈에 다 나왔다
설정상 일본 북쪽 지방에 있다는 세키로의 아시나
마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도달하는 카인허스트
모든 쭀린이들의 포토존 이루실까지
눈이 내리는 은은한 풍경이 분위기 쐐신에 효과가 있는지는 몰라도, 이 지역들을 싫어하는 사람은 그리 많이 보지 못했다
물론 좀만 깊게 들어가면 이전에 거쳐왔던 맵들과 똑같이 복마전에 마굴이지만 그래도 독늪 같이 똥내 나는 배경의 맵보다는 낫지 않은가
하지만 이번 글 제목이 설원이니만큼 단순히 눈이 좀 덮힌 도시나 고성 정도에 지나지 않는 요 맵들은 딱히 더 설명하고 가진 않겠다
나는 좀 더 눈이 많이 쌓인 맵을 살펴볼 거다
다크소울 1의 히든 에리어 에레미어스 회화세계
'공식적인' 첫 설원 맵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설정상 이곳은 버림받은 자들이 추방되어 오게 되는 유배지라는데, 그래서인지 까마귀 인간이나 맹독 망자, 팔랑크스와 같은 바깥에선 볼 수 없었던 몹들이 한가득 있다
상대해보면 왜 추방당했는지 이유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번외지역에 불과하고 중심 스토리와 연결되는 장소도 아니기에, 에레미어스의 비중은 한없이 낮다
게다가 진입 방식은 생각보다 귀찮고 전송마저 불편해 가끔 생각나서 가려고 해도 이내 포기하는 상황
그럼에도 에레미어스가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이유는 바로 이곳의 보스, 프리실라 때문일테다
입장하자마자 곧장 내 목을 따러 오는 여타의 1편 보스들과 다르게, 프리실라는 비선공 보스인데다가 대화가 가능한 몇 안되는 보스이다
말투는 평화롭고 친절한 세계에 왜 왔냐는 등 띠껍기 그지없지만, 소울 시리즈 치고는 봐줄만한 미형 얼굴에 백발, 존나 푹신할거 같은 털옷과 맨발 등 심혈을 기울인 연출 덕에 프리실라는 오늘날에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큰 키에 반룡이라는 설정 탓에 그윈과 시스가 응아해서 낳은 자식이라는 썰이 나돌지만 진실은 게임 세계관을 지 대가리에만 넣어놓는 또라이 미야자키만이 알 것이다
아무튼 프리실라는 꼬짤만 달성하면 농담 아니고 정말 쉬운 보스이니 은기사 대궁쇼와 온슈모우에 지친 선불린이들은 요양 삼아 에레미어스를 한번쯤 놀러오는걸 추천한다
소울 시리즈의 정수가 담겨 있다고 할 정도로 양웹에선 고평가받는 맵이니 이리저리 둘러볼 가치는 충분하다
다크소울 3의 첫 dlc 아리안델 회화세계
스콜라 빼고 다 재탕하는 똥3 아니랄까봐 횃불을 든 잡몹, 건물 지하에 있는 보방으로 향하는 레버, 프리실라 보방과 비슷하게 생긴 구조물, 낫을 주무기로 쓰며 투명화 패턴을 가진 맨발의 여캐 최종보스 등 1편에서 가져온 부분이 참으로 많다
다만 에레미어스는 폐쇄적인 공간이 주는 신비로움으로 승부했다면, 아리안델은 광활한 공간이 주는 탐험요소와 독자적인 스토리로 승부하는 경향이 강하다
설원, 밀우드 탑, 까마귀 마을, 산길, 교회 지하로 이어지며 최종적으로 큰 원을 한바퀴 그린 다음 예배소의 최종보스전으로 이어지는 맵 구조
프리데 일당과 화가소녀 일행의 대립을 넣고 플레이어로 하여금 세계를 유지되게 놔둘지, 불태울지 선택을 하게 만드는 스토리
전작에서도 프리실라를 살릴지 죽일지 선택이 가능했던걸 보면 여러모로 에레미어스의 확장판이라는 느낌이다
아쉽게도 아리안델 dlc의 평은 그리 좋진 않다
후술할 그 지역에 비하면야 낫지만, 전체적으로 몹배치가 빽빽하고 정신사나운게 크다고 생각한다
당장 위 지도만 봐도 광릉수목원도 아닌데 나무여인을 고구려 산성마냥 빽빽하게 배치한게 보이지 않는가?
본편에서도 지랄맞았는데 여기에선 하울링으로 주변 친구들 다 데려와 성질을 돋구는 늑대는 덤이고
파리굴 쪽은 굳이 말 안해도 다 알거라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아쉬운건 정말 휑한 회화의 밑바닥
잘 다듬으면 미관도 그렇고 역대급 맵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다들 알다시피 결과물은 유사보스와 러시아산 냉동꽃게가 다인 텅 빈 맵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역대급 보방이랑 역대급 브금 만들어놓고선 어떻게 보스라고 넣은게 왕의 묘지기 ㅋㅋㅋ
차라리 빌헬름이나 밀우드 기사장이 보스였더라면
수도녀 프리데
론돌 흑교회의 장녀이자, 재가 되어 호위기사와 함께 론돌을 떠나 회화세계로 흘러들어온 후 아리안델 유지파의 중심이 된 인물
화가소녀, 게일에 동조해 아리안델을 뒤엎기로 한 재의 귀인은 스토리 마지막에서 그녀와 맞서 싸우게 된다
프리데 보스전의 재미나 완성도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그래도 그녀가 보여주는 난이도라면 1편 프리실라 보스전의 성공적인 리메이크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한편 소울 시리즈에는 또 다른 설원맵이 있다
회화세계의 설원과는 전혀 방향성이 다른 맵
그리고 그 맵이야말로 이번 주제를 설원으로 한 이유이기도 하다
오래된 혼돈 위에 세워진, 얼음의 국가 엘리움 로이스
백왕이 혼돈을 봉하러 떠난 이래 로이스는 줄곧 얼어붙어 있었으나,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플레이어에 의해 눈폭풍이 멈추고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곳곳에서 대기하는 기사들을 규합하여 불에 탄 백왕에게 도전해 그에게 안식을 되찾아 주고, 왕관을 얻게 되면 DLC의 스토리는 끝난다
DLC 마지막인만큼 신경을 많이 썼는지 엘리움 로이스는 곳곳에서 스꼴라를 집대성하는 요소가 많이 보이는 곳이다
초중반에 잠깐 나오다 만 발리스타라든지, 다른 dlc에선 잊혔던 파로스의 돌이라든지, 드랭글레이그에서의 기믹을 역이용한 소울 먹이면 안 되는 골렘이라든지
모두의 친구 마레다와 나무통 올하임과 같은 골때리는 영체들, 용병 루트나 글랜코르, 루카티엘과 같이 반가운 친구들도 있다
이것도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엘리움 로이스는 다른 시리즈 웰메이드 맵들에 준할만큼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한편 시부야의 손길이 듬뿍 담긴 본편의 똥맵만 만들다가 잘 빠진 맵 만들려니 금단증상이 생겼는지, 2편 제작진들은 스트레스를 챌린지 코스라는 식으로 내놓게 되는데...
그게 벽 밖의 설원이다
소울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맵과 보스 난이도를 배분해서 내놓는다
가령 가는 길이 어려우면 보스는 쉽거나 기믹이 있고 가는 길이 쉬우면 보스는 여러번 트라이를 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정도로
하지만 설원을 포함한 dlc 챌린지코스는 시작 지점을 제외하면 맵에 일체 톳불이 없고, 숏컷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사르바 3게이나 가스불 용철은 그래도 잘 런하면 1분 이내로 보스방에 재입장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여기는...
게다가 일정 주기로 오는 눈보라와 함께 포니가 들어닥친다
플레이어를 순살하는 또라이몹들이 즐비한 스꼴라에서도 포니는 유독 힘든 적인데, 기본 속도부터가 모든 시리즈 잡몹 중에서도 톱급인데다 원거리 패턴도 즐겨 사용한다
때문에 작정하고 런하려 해도 금새 따라잡히는 상황
꼴 안해봐서 모르겠다면 고룡의 꼭대기 사슬도끼 뱀인간이 고리시티 거북이들 스핀 도는 속도로 뛰어온다고 생각해보셈
맵이 빡세도 보스가 쉬우면 다행일텐데 여긴 보스도 쉽지 않다
일단 러드&자렌은 용기병처럼 재탕보스에 지나지 않지만 원본 베이스가 dlc 보스인 아바다 보니 상대 난이도는 다구리 보스 중에서도 상위권을 다툰다
무엇보다도 의도적인지 버그인지 모를 내구도 문제 탓에 무식하게 튼튼한 무기가 아닌 이상 싸움 중 박살이 난다는게 가장 큰 문제이다
사실 좆같은 점이 한둘이 아닌데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뭔가가 있는거 같음...
물론 못 깨라고 만든 맵은 아닌 이상 파훼법은 있기 마련
원체 코옵하라고 적극 장려하는 게임인만큼 설원 입구엔 A급 영체 사인이 셋이나 그어져 있다
아무리 상대가 좆같고 빡치더라도 머릿수로 밀면 장땡이라는 PVE의 공식은 스꼴라에선 특히 더 잘 지켜진다
또한 스스로를 상남자라 생각하여 백령 부르길 극도로 혐오한다면 dlc 특유의 강인도 깎기 세팅도 설원 돌파에 많은 도움이 된다
영체도 싫고, 큰추나 양날검도 싫으면 뭐 알아서 하시고...
아무튼 맵 완성도로는 최악에 가까운 벽 밖의 설원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햇빛이 드는 밝은 맵인데도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눈보라가 주는 긴장감, 사방 어디에서 포니가 달려와 궁둥이를 찰 지 모른다는 절망감, 그리고 끝도 없이 펼쳐진 설원에 새겨진 셀 수 없는 꼴맘들의 혈흔은 이 맵에서 최고의 공포를 느끼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여태껏 라트리아 탑이나 거인의 묘지, 성당 상층처럼 좁고 어두운 맵이 공포맵이었다면, 벽 밖의 설원은 그 반대로 고정관념을 깬 밝고 넓은 공포맵이라 부를 수 있을 터
다시는 이런 완성도의 맵이 나오질 않길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새로운 느낌을 주는 분위기의 맵이 나오길 바라는건 너무 모순된 소원일까
끝
모비 딕 이라니 이름 좀 꼴리네
거인의요석 어디 - dc App
아머드코어의 파 이스트는 눈존나쌓여있는데 왜
아코 해본적이 읎어요
아
할아버진 주무셔요
엘리움 로이스 이루실에 준할 정도로 이쁘다고 생각함
묘지기 대신 키아란이 나왔어야했다
소울 시리즈의 정수 = 좆같은거 다 눌러담음
꼴 기린이 그렇게 빨랐음? 잡으면서 가서 몰랐는데 상상이상으로 빠른가보네
근데 카인허스트 분량은 저게 전부야?
필력 도랏네
설원은 좆같다
흰색얘기할때 눈먼자들의 도시 나올줄알았는데
첫짤부터 백병원 나와서 존나 웃었네 ㅋㅋ
설원이 지금 보다 훨씬 짧아야 했음
역시 그 맵이 주인공일 줄 알았다
사실 스런하는거 보면 설원도 중앙에 건물지역 통과하면서 런 가능한데 뒤쪽에서 기린들이 번개탄쏘는거 소리듣고 좌우로 피하면서 달려야 가능해서 빡세긴 하지
그리고 보통 왼쪽벽에 딱붙어서 가는사람이 많은데 그렇게 하면 마지막에 러드자렌방 가는 다리 근처에서 기린이 한번에 두마리 덮쳐오기 때문에 그게 진짜 존나 개빡침
엘든링도 설원 광대하게 나오던데
원래 빛도 다 모이면 흰색이듯이 다크소울에선 좆같은거 다 모아놓으면 흰색임
솔직히 벾밖의 설원 컨셉은 맘에 들었음 기린 시발련들만 안나왔으면 좋은 추억으로 남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