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나 이후 심연을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태양을 잊지 못해


그가 삿된 빛에 고통받을 적, 망자의 왕께서 그곳을 지나다 그에게 물었다.



'어찌 그대 그리 고통받고 있는가?'



이에 과거 태양을 섬겼던 사내가 말하길,



'제가 심연을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제 마음속엔 아직 미련이 남아


그 옛날 찬란했던 태양을 잊지 못해 번뇌하고 있나이다'



라고 말하니, 망자의 왕께서 그의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망자의 왕께서 그의 머리를 가벼이 쓰다듬으며



'오롯이 심연을 받아들이지 못해 번뇌에 고통받는 어리석은 이여,


사방에 그대의 안식처가 있음에도 어찌 고통받는가' 



라고 말하시니 망자의 왕, 그분의 손끝에서 끝을 알 수 없이 심오한


심연의 빛이 뻗어가 태양을 섬겼던 사내의 정수리로 스며드니


그를 감싸고 돌던 희미하고 삿된 빛이 사그라지며 고통받던 사내의


얼굴에 평온이 깃들었다.


이에 감격한 사내가 몸을 뒤틀자 제 기능을 못하던 다리는 그 사내를 


다시금 굳건히 대지에 서게끔 해주었고


쌕쌕거리며 바람빠지는 목소리를 내던 목에서는


신념깃든 올곧은 목소리가 밖을 향해 뻗었다.



'아아, 망자의 왕이시여. 당신의 은총으로 구원을 얻었을진대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합니까.'



거기에 대해 망자의 왕께서는 이리 답했다고 전해진다.



'동포여, 나는 심연을 품은 그릇이고 너 또한 심연을 품은 그릇인데


어찌 너는 가서 네 옛 친우들을 돕지 않는가?'



그 말을 들은 사내가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보니 그곳에도


망자의 왕의 힘과 같이 끝을 알 수 없는 심오한 심연이 깃들어 있었다.


이에 자신의 번뇌를 씻음과 동시에 옛 친우들을 도울 수 있다는


현실에 감격한 사내의 울음이 하늘을 울렸다고 전해진다.


                                                   



 「 설교자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심연 이야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