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불이 타올라야한다는 로스릭 왕가의 강박증에 의해
이름난 기사들의 목은 잘리어 바닥을 굴렀고,
지는 법 없이 하늘을 밝히는 태양으로 인해
땅을 디디고 선 자는 땀을 식힐 그늘 없이 절하기만 했다.
높게 디디고 선 자들은 빛에 취해 맹목적으로 불과 태양을 노래하며
자신들을 받치고 선 자들의 등 위로 발자국을 남겼고
그 아래서 엎드린 자들은 흙바닥에 눈물자국을 남겼다.
태생으로 사람의 높낮이와 자질을 구분짓는 시대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허약한 몸임에도 왕가의 핏줄을 이었다는 이유로
누군가는 수십 수백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보살핌을 받고 자라나고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가혹한 세금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로
누군가는 눈물짓는 어미에 의해 낭떠러지 저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이것이 온당한 처사인가?
이것이 말없이 저 위에서 미천한 것들을 굽어보는 그 고귀하신 태양의 뜻인가?
이제 평등이 도래한다.
심연 아래, 망자의 왕이 장막을 걷고 세상에 발을 디딜 때
사그라진 불의 세계를 떠나보내며 바닥에 머리대고 있었던,
착취받으며 삶을 영위해왔던 이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세계가 열린다는 말이다.
가여운 백성들이여,
아이를 버리고 슬픔에 울부짖는 어미들이여,
학정에 고통받으며 신음하던 뭇 사람들이여.
가까운 심연으로 오라.
명멸하는 불의 시대를 뒤로 한 채
이곳 그늘로 와 쉬어라.
우리는 그 누구도 거부하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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