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릭 성이라고?"
패치가 무언가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물어보았다. 그러나 자신의 앞에 있는 재의 귀인이라는 자는 다시 한번 로스릭 성이라는 말을 전해주었을 뿐이다. 이 재의 귀인이라는 자는 말도 없고 퉁명스러운데다가 물건이라고 해봐야 녹이 슬을 대로 잔뜩 슬어버린 동전만 사가는 녀석이었다. 그래도 그레이렛을감옥에서 꺼내주고 로렛타의 일도 도와주었다길래 좋은 녀석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대체 이 자는 무슨 생각으로 그레이렛을 로스릭 성으로 보낸 건가? 얼마 전에도 그레이렛을 위험천만한 이루실로 보내더니 이번에는 로스릭이라니?
재의 귀인도 그렇지만 그레이렛도 너무 무모했다. 안그래도 이 바닥에서 닳을 만큼 닳은 도둑이 로스릭 성의 위험을 모를 리 없었다. 최근에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재의 귀인의 열정에 보답하기 위해서라기에는 너무 흥분한 것 아닐까. 자신의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한 그레이렛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덕분에 패치는 자신이 하고 있는 짓 또한 너무 무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재의 귀인이 로스릭 성으로 떠난지 얼마 되지 않아 패치도 그를 따라 로스릭 성으로 들어섰다. 자세히 말하자면, 재의 귀인이 아니라 그레이렛을 찾기 위해서다. 이번엔 정체를 감추기 위한 양파 갑옷이 없긴 했지만, 그가 갈 루트는 오히려 그런 중갑이 방해될 뿐이었다. 재의 귀인은 멍청하게 로스릭 성의 병사를 쓰러뜨리며 전진할 테지만, 패치는 성벽을 타고 올라갈 예정이었다.도둑이 주로 쓰는 루트, 그레이렛이 자주 하던 방법이었다.
로스릭 성의 성벽을 기어올라간지 얼마나 지났을까, 밑의 전경이 훤히 보이는 높이까지 올라오게 되었다. 불사자의 거리와 책형의 숲은 물론이고 로스릭 성 안쪽에 재의 귀인들이 쓰러뜨린 병사들의 시체들도 보였다. 하지만 아직 그레이렛은 보일 기미가 없었다. 아무리 그레이렛에게 은혜를 입었다지만 계속 로스릭 성을 돌아다니는 건 자살 행위라고 생각할 무렵,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 패치를 강하게 내리쳤다. 패치는 억소리와 함께 테라스로 나뒹굴어 떨어져 버렸다.
가고일이었다. 얼핏봐도 열댓명은 넘어보일 법한 굉장한 숫자. 게다가 그가 떨어진 테라스에는 기괴하게 뒤틀린 까마귀 인간까지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패치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창을 꺼내들었다. 까마귀 인간의 재빠른 단검을 피하고 창으로 반격을 했지만, 덩치 큰 가고일이 휘두른 등불 해머에 맞아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런 그를 놓치지 않고 다른 가고일이 패치를 내리찍으려 들었다. 패치는 가고일의 공격을 대방패로 간신히 막아내었지만, 모든 공격을 막아내는 것은 역부족이었는지 곧 방패가 튕겨져 나가고 뒤로 고꾸라져버렸다.
패치는 도망칠 길이 없을까 하며 살짝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 도망칠 길은 없었지만, 대신 그가 목숨을 걸고 로스릭 성까지 찾아온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그레이렛의 시체였다. 패치가 있는 테라스에서 약간 떨어진 지붕에 그의 시체가 놓여있었다. 여기저기 너덜너덜거리는 모습을 보니 필시 가고일에게 얻어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패치는 그의 시체를 보자 강하게 얻어맞은 것처럼 머리가 띵해졌다. 가고일이 내리찍은 대형 망치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충격이었다. 손에서 힘이 쭉 빠져나가고 이유없는 분노가 들끓어올랐다. 패치의 그런 속내를 알 리 없는 가고일이 대형 망치를 강하게 내리찍었다.
쾅하는 소리와 고통 속에 패치는 정신을 차렸다. 동시에 그의 들끓는 분노로 창을 강하게 붙잡아 가고일의 미간을 내찔렀다. 가고일은 괴성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패치는 여러번 얻어맞아서 피가 줄줄 흐르는 모습이었지만, 아까와는 전혀 다른 기백을 뿜어내고 있었다. 비록 한낱 불사자에 불과하지만 그의 기백은 사람 잡아먹는 성의 왕자나 심연과 밀약을 맺은 괴물, 아니면 지하도시의 위대한 거인이나 거대한 어둠과 맞서는 군세와도 버금가는 기백이었다.
"네 녀석들은 결코 나를 부술 수 없다! 나는 패치다! 나는 불굴(Unbreakable)이다!"
재의 귀인은 로스릭 성 왕자의 수급을 잘라 제사장으로 돌아왔다. 로스릭 왕자가 은거한 성은 매우 험난했지만, 끊임없는 도전 덕분에 간신히 왕자가 있는 방까지 도달해 그들을 죽일 수 있었다. 만약 대서고에 가고일이나 까마귀 인간이 열댓명 넘게 있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몰랐다.
그는 평소에 쓰던 녹슨 동전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패치는 여전히 건들건들한 모습으로 동전이나 인간송진을 팔고 있었다. 패치는 어디서 구르고라도 왔는지 여기저기 잔상처들이 많아보였다.
그러나 재의 귀인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이딴 대머리 잡 도둑 따위가 뭐가 특별한게 있다고 싸움을 하겠는가.
재의 귀인은 패치가 잔뜩 늘여놓은 녹슨 동전과 같이 있는 잔불이나 숨겨진 축복을 볼 수 있었지만 딱히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어차피 저런 건 나중에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재의 귀인은 사려던 녹슨 동전도 그냥 나중에 사기로 하고 태초의 화로 쪽으로나 갈 준비를 하기로 했다.
재의 귀인이 아무런 물건도 사지 않자 패치가 중얼거렸다. 평소와는 다르게 씁쓸한 어조였지만, 재의 귀인은 그런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
"어이어이 설마 안 사가는 거야? 불황이구먼. 가난한 것도 버릇 돼 그거. 적당히 해두라구... 나원..."
갤주추
빛 치 - dc App
갓 치
씹 치
아아..갓치님...
우럭다
가고일 셋밖에없던게 패치덕이었냐 갓치님 충성충성
불굴(Unbreakable)추
꿀잼추 - 이 앞 댓글 없다구?
잔불이나 축복이 그레이랫의시체에서 거둬서그런건가 ㄹㅇ 빛치 당신은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