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냥 세계관 정리하는 글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떠올라서 짖거려 봄.
스토리 관심 있는 프붕이들은 다들 알고 있겠지만,
음모의 밤 사건은 거의 고드윈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테리다.
마리카 배후설, 고드윈 자살설 기타등등 여러가지 훌륭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지만
뭔가 확 와 닿는 게 없어서 이에 관해 생각하다가 문득 재미있는 가설이 떠올랐다.
영원의 여왕 마리카의 시대, 황금률이 적용된 엘든링의 법칙이 지배하는
황금 나무의 시대가 도래하고 엘데에는 죽음의 법칙이 사라진다.
그 이유는 말리케스가 운명이 되는 죽음의 룬을 봉인함으로써 황금률에서 죽음을 배제했기 때문.
하지만, 검은 칼날이 말리케스에게 죽음의 룬 일부를 훔쳐서 음모의 밤 사건을 일으켰고
이때 첫 번째 희생자가 된 데미갓이 바로 고드윈이었다.
이 사건 이후로 엘데 각지에는 사근이 나타나 죽음에 사는 자들이 태어나게 된다.
쉽게 말해, 원래 죽음이 없어야 할 엘데에 죽음에 사는 이들, 일종의 오류가 생긴거다.
그렇다면, 과연
고드윈은 죽었나?
고드윈은 온전히 죽지 못 했다.
그렇기에 황금의 고드윈은 이제 죽음의 왕자라는 이칭으로 불리게 되었고 죽음에 사는 자가 되었다.
아까 말했듯이, 황금률에 위배되는 오류가 된 것이지.
무려 데미갓, 그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영웅이 황금률의 오류가 된 것이다.
게임에서 나무에 돌아감은 몇 번 언급되는데 엘데에 존재하는 일종의 명예로운 죽음이다.
물론, 생과 사를 순환하는 정상적인 죽음과는 거리가 멀고 사실상 황금 나무의 비료가 되는 것에 가까워 보인다.
황금 씨족, 그것도 대고룡 그랑삭스의 침공에서 위업을 남긴 위대한 영웅이자 모두에게 사랑 받았던 고드윈도
당연히 황금 나무에 돌아감을 받게 되었다. 비록 시신이지만 황금 나무의 근본에 매장된 것이다.
문제는 고드윈은 정상적으로 나무에 돌아감을 받을 수 없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오류가 된 고드윈은 죽음의 왕자로써 황금 나무의 내부에서부터 그 근본을 위협한다.
실제로 고드윈의 형상이 나타나는 죽음의 왕자의 자리에 가면 나무의 줄기들이 썩어 있고
파리가 꼬여서 앵앵 거리고 있다. 실로 겉으로 보기에도 황금 나무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보인다.
잠깐 이야기를 돌려서, 음모의 밤 사건이 일으킨 반향이 엄청났던 것은
단순히 고드윈이라는 영웅적 데미갓의 죽음뿐만이 아니었다.
그 뒤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의 여파도 장난이 아니었지.
고드윈 사후, 영원의 여왕 마리카는 엘든 링을 박살내 버리는데
여기서 잠깐 세계관 설정을 내 좆대로 비유해서 정리하고 들어가자면,
틈새의 땅 = 다른 말로 하면 엘데. 본작의 주 무대가 되는 배경이다.
황금나무(Erdtree) = 엘데에 있는 조따 큰 나무. 엘데의 상징이자, 사람들이 신성시하는 신목이다.
내 좆대로 비유해 보자면, 황금나무는 엘데라는 공간을 위대한 의지에 뜻에 맞게 조종하는 컴퓨터와 비스무리하다.
엘데의 짐승 = 우리에게 막보로 잘 알려진 은하수 달팽이련. 과거에 위대한 의지가 황금 유성과 함께 틈새의 땅으로
보낸 짐승이며 엘든 링 그 자체로 여겨지기도 한다. 비유하자면, 황금 나무라는 컴퓨터를 위해 위대한 의지가 보낸 관리자.
엘든 링 = 본작의 타이틀. 엘데 전체에 적용되는 법칙이자 개념. 엘든 링이라는 체계가 있어야 황금 나무가 돌아간다고 보면 된다.
마리카가 박살 낸 게 바로 이 엘든 링이고 그 파편은 룬이 되어 틈새의 땅 전역에 퍼짐. 비유하자면, 일종의 OS(운영체제).
황금나무가 어떤 방향으로 엘데를 가꾸어 나갈지는 엘든 링이라는 오퍼레이팅 시스템에 적용된 규율에 따라 정해짐.
규율(Order) = 엘든 링이라는 OS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소프트웨어, 엘데 전체에 적용되는 법칙 그 자체의 정수.
마리카 치세의 엘데의 규율은 황금률이고 사실상 위대한 의지와 두 손가락이 심은 규율.
룬 = 엘든 링을 구성하는 파편. 일종의 프로그램 명령어. 어떤 룬으로 엘든 링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엘든 링에 적용되는 규율도 달라짐.
개중에 강력한 힘을 가진 룬들은 거대한 룬이라 분류됨.
위대한 의지 = 현재 황금 나무를 이용하는 엘데의 진정한 주인이나 다름 없는 존재. 황금 나무라는 컴퓨터를 사용해서 엘데를 지 좆대로 컨트롤하는 진정한 흑막.
애초에 물리적인 실체가 존재하는지 뭔지도 모르지만 엔야의 말에 따르면 이들의 의지를 전하는 두 손가락이라는 사도들을 거느리고 있다.
대충 이렇게가 엘데를 구성하는 중심 설정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 예전에 어떤 프붕이가 쓴 체스판 비유가 찰떡이지만 내 스타일대로 재해석해 봄.
좆떡같은 비유지만 너그러이 넘어 가주길 바라고
원탁에 엔야 할망구의 말에 따르면, 마리카의 트롤링으로 엘든 링과 황금률이 박살나 버리고
엘데에는 저주와 불행이 만연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엘데가 진짜 멀쩡한 땅이었고, 마리카는 그저 개트롤년이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과거에 황금 나무는 풍양(豐穰, 풍요로움)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매우 짧은 기간이었다. 모든 생명과 마찬가지로.
모두 먼 옛날에 이미 망가져 있었다. 늙어 앙상한 떠는 손가락도, 황금 나무도.
모든 생명이 유한한 것처럼 황금 나무도 영원히 풍요로울 수는 없다.
황금 나무는 애진작에 글러먹었고, 그 황금 나무로 굴리는 엘데도 당연히 멀쩡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마리카가 엘든 링을 박살낸 이 시기에
영원할 줄 알았던 황금 나무는 스스로 죽음을 느낀다.
그 근본에서부터 고드윈과 마리카에게.
이때 황금 나무 스스로가 생존을 위해 날려 보낸 종자들이 피어난 것이 작은 황금 나무들이고
엘데 전역에 작은 황금 나무를 지키기 위해 이 그지 같은 새끼들도 나타났다.
나는 이걸 위대한 의지도, 두 손가락의 의도도 아닌 황금 나무라는 하나의 생명이 가진
생존 본능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후반에 거절의 가시가 황금 나무 외부로 오는 모든 것들을
차단하여 엔야와 두 손가락을 당황시켰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벌어진 일이라 생각.
오히려 황금 나무에서 태어난 멜리나가 이 상황을 마치 예견했다는 것처럼 말하는 부분이
매우 의미심장하지.
엎질러진 물처럼 벌어진 일들이, 다시 보면 마치 계획된 것처럼 한 대상을 공격하고 있다.
검은 칼날은 모두 마리카와 친밀한 희인들이었고 마리카 또한, 영원한 여왕이 되어 엘데를 통치하기
이전에는 위대한 의지와 두 손가락의 인도를 받은 희인이었다.
난 여기서 또 다른 연관성이 있는 인물이 멜리나라고 생각하는데,
멜리나의 칼인 사명의 칼날과 검은 칼날이 쓰는 단도의 유사성,
황금 나무에 있는 멜리나의 어머니, 멜리나의 유출된 코드가 마리카의 딸이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최소한 검은 칼날과 마리카만큼은 분명히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이 비약적으로 생각해보면 멜리나의 존재 자체가 마리카가 과거 엘데의 여왕이 되기 전
신이 아닌 희인이던 시절의 그녀 자신의 모습을 본 따 만든 딸이 아닐까 하고 생각도 해보지만
근거가 매우 빈약하니까 일단 넘어가고.
검은 칼날의 이야기나 말리케스의 이야기는
음모의 밤 사건에 마리카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는 심적 근거를 더해준다.
그러니까 고드윈의 죽음도 엘든링의 파괴도 위대한 의지에 저항하기 위한
마리카의 똥꼬쇼+고드윈 스스로의 희생이 주 바탕이 된 일련의 계획이 아니었을까?
그 이후의 마리카에게 받은 멜리나의 사명과 (좀 다른 맥락이지만) 라니의 행보도
위대한 의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또한 어머니인 마리카를 해방하기 위한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보니 무슨 위대한 의지에 저항하기 위한 마리카 일가의 윾쾌한 반란같아 보여서 좀 구리긴한데
이때, 엘든링이 박살난 엘데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바로 파쇄전쟁의 시작이다.
로데일 침공전
데미갓들이 싸운 이유는 저마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줄기를 관통하는 이유는 바로 거대한 룬 때문이었다.
엘든링은 파괴되면서 그 엄청난 힘을 엘데 곳곳에 파편으로 남겼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게임 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룬이다.
그 중에 가장 강력한 파편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이 바로 거대한 룬이었다.
엘데는 규율과 엘든링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이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인 거대한 룬이 가진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왼쪽에서부터 고드릭, 라이커드, 라단, 모르고트, 모그, 말레니아, 태어나지 않은 자의 거대한 룬
각각 데미갓들의 특성이 잘 묻어나 있다. 그만큼 데미갓의 힘이 거대한 룬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데미갓들의 룬을 조합한 모습과 엘든 링(황금률 적용)의 모습 비교.
뒤에 토대가 되는 부분의 문양은 보스전에서 매달린 마리카가 생각나기도 하고
또 나무가 생각나기도 하고, 엘데의 짐승과 묘하게 비슷한 느낌을 준다.
룬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이유가 얽히고 설킨 파쇄 전쟁에서 가장 유명한 두 충돌은
아마, 각각 파쇄 전쟁의 시작과 대미를 장식한 로데일 공방전과 라단과 말레니아의 전투일 것이다.
축복왕 모르고트를 중심으로 한 수도의 세력은 로데일을 훌륭히 지켜내며 공방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데미갓들의 싸움은 멈추지 않았고
말미에는 데미갓들의 최강이라 칭해지는 라단과 말레니아의 공멸을 끝으로
파쇄 전쟁은 아무런 승자도 없이 분열만 낳은 채 끝이 난다.
솔직히 부패싸개년 제네럴 황단한테 안 되니까 부패 싸고 실려간 게 팩트지만
서로에게 아무 영향가 없는 무승부인 건 사실이다.
여기까지가 본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일어난 가장 큰 사건의 진행 순서라고 보면 된다.
뭔가 내용이 중구난방 존나 산으로 갔는데 암튼 스토리 시작 전 일들 정리 겸, 고드윈에 관한 새로운 가설 끝!
무플념글 머냐
세줄요약 야발년아 다읽긴함ㅋ - dc App
황금나무 닼소에 불같음. 장작의왕 다 타서 이제 꺼질때 됐는데 붙잡고있는거처럼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