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앞선 내 연재를 봐 준 사람들이라면 알다시피, 내 프롬뇌의 구성 방식은 등장인물이 게임에 남긴 행적과 단서를 토대로 궁극적으로 어떠한 철학과 행동원리를 가지는지 추론하는 스타일이다.

간단히 말해서 이 등장인물이 이런 행동을 하게 된 '원인'이 무엇인가, 이 등장인물이 추구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추론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동안 내가 쌓아놓은 추론에 일부 근거하여 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다. 따라서, 명확히 이 글에 공감하려면 이전에 연재했던 "고드윈의 죽음과 그것을 둘러싼 이야기들"의 내용을 한번이라도 보면 좋겠다. 그 글에는 엘든링의 가장 큰 줄기 메인 스토리에 등장하는 주,조연급의 인물 이야기가 들어있다. 그 핵심 등장인물들은 당연하게도 엘든링의 다른 이곳저곳에 영향을 미친다. 보기싫다면 뭐 어쩔 수 없고..


본문의 내용이 100% 정확하다고 강조하지 않는다. 다만 원인과 결과, 그리고 등장인물의 목적으로 보았을 때, 가장 말이 될만한 이야기를 나열했다. 서론이 길었다. 자, 본문으로 가자.







간단 요약

1. 라단은 중력마술의 극의에서 악의에 찬 유성을 목격하고, 그 별의 힘을 봉인했다.

2. 별의 봉인이라는 사건은 엘든링의 여러 등장인물에게 영향을 미친다. 거대한 의지, 라니, 미켈라 등등..

3. 하지만 라단이 행한 별의 봉인은 어떠한 정치적 목적은 없다. 다만 그는 그가 추구하는 바와 같이 영웅의 일을 했다.

4. 결국 그 별의 봉인을 원하지 않는 인물들에 의해 라단은 죽을 운명을 맞이한다.

5. 영웅의 이름으로 묶인 의리와 맹약으로 마무리된 그의 인생, 라단은 그의 뜻대로 영웅처럼 살다 영웅처럼 갔다.



단편 : 별 부수는 라단, 최강의 데미갓이자 영웅의 이야기



이번 글은 단편으로 준비해보았다. 그 단편의 주인공은 바로 그의 이명 별들의 정복자(The Conqueror of the Stars)로 알려진, 별 부수는 라단(Starscourge Radah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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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그레이브에서 처음 만나는 전사 항아리 알렉산더는 동쪽의 케일리드에서 열리는 라단 축제에 대해 알려준다. 만약 그말을 듣고 극초반에 동쪽으로 간다면 여러분은 피똥을 싸게 될것..>


게임상에서 플레이어가 라단에 대해서 최초로 인지하게 되는 계기는 알렉산더와 조우했을 때의 대사일 것이다. 알렉산더는 동쪽의 케일리드 지역, 그리고 그 최남단에 있는 적사자 성에서 전쟁 축제가 열린다고 알린다. 물론 알렉산더를 만나지 않더라도 추후 다른 경로나 또는 별 의미 없이 케일리드를 방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케일리드 필드의 그 종착지는 항상 같다. 별 부수는 라단과의 최종 전투.

라단은 일반적인 메인 보스는 아니다. 그는 인트로 컷신, 아웃트로 컷신 모두를 가지고 있고, 심지어 엘든링 프로모션 영상에서도 꾸준히 등장할 만큼 꽤 비중있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상에서 노멀 엔딩을 보기위한 조건은 아니다. 다소 특별한 취급으로 보이는 이 인물, 라단에 대해서 그는 과연 어떤 인물인지 기초지식부터 쌓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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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단의 아버지 황금률 라다곤, 그리고 그 진짜 정체는.. 아무튼 이 가족들의 이야기는 정말 복잡하다. 라단만 빼고!>


라단은 '황금률 라다곤'과 '만월의 여왕 레날라'의 사이에서 낳은 3명의 자식 라단, 라이커드, 라니 중 한명이다. 그리고 '황금률 라다곤'과 '영원의 여왕 마리카'의 사이에서 나온 이복동생 미켈라, 말레니아와도 그 인연이 닿아있다. 그의 가족사에는 여러모로 숨겨진 이야기와 그 인물들이 가지는 정치적 목적들이 넘쳐난다. 그렇지만 라단은 그의 복잡한 가족사와는 전혀 동떨어진 라단 본인만의 이야기가 서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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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단의 중력 마술에는 스승이 있었다. 과거 운석을 통해 틈새의 땅에 당도한 고종족 백왕이 바로 그 스승이었다. 백왕의 가르침으로 라단은 중력 마술의 극의로 향한다>


먼저 라단의 가장 중요한 힘으로 보여지는 '중력 마술'에 대한 부분을 언급해야 한다. 라단은 중력 마술의 극의를 본 것으로 게임상에 표현되고 있고, 실제로도 그와의 보스전에서는 그 능력을 통한 공격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의 중력 마술의 성취는 데미갓의 능력에 따라 스스로 깨우친 것도 분명 있겠지만, 그의 스승으로 명확하게 언급되는 고종족 '백왕'의 지도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운석 낙하로 탄생한 백왕은 게임상에도 등장하며 그들 또한 중력 마술을 다루는 것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물론 흑왕이라는 백왕과 똑같이 생기고 이름만 다른 또 다른 종족도 보이는데, 그것과 라단이 직접적으로 연관되었다는 증거는 없다. 어찌되었건 별을 통해 온 그들의 가르침이 라단이 중력 마술의 극의로 도달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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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사리아 마법도시의 남자.. 하지만 그의 말에게는 따뜻하겟지..>


그가 중력 마술은 배우게 된 계기는 라단의 추억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된다. 인트로 컷신과 전투 중에 만나볼 수 있는 아주 볼품없어 보이는 말이 바로 그 계기이자 이유다. 그저 그는 이 비루한 말이 건장한 자신을 태우고 함께 할 수 있도록 중력 마술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라단이 중력 마술을 배우게 된 동기는 아주 소소하고 어찌보면 따뜻한 감성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중력 마술의 극의에 다다랐을 때 그는 하늘에서 아주 섬뜩한 별의 실체 중 하나를 목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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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를 가진 '유성', 라단이 목격한 별의 실체 중 하나는 바로 황금나무의 신 '거대한 의지'의 권능 유성의 힘이었다>


라단은 별의 실체 중 하나, 틈새의 땅에 악의를 가진 유성을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황금나무의 신 '거대한 의지'의 신적 권능으로 추정되는 유성의 힘이었다. 악의를 가진 거대한 의지의 유성은 과거 도읍 노크론과 녹스텔라를 멸망시키는 힘이었고, 황금의 유성과 함께 떨어진 그것은 엘든링의 실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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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라단은 그 악의를 가진 유성에 홀로 맞선다. 그리고 별들은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 악의에 맞선 영웅 라단은 도망치지 않았다. 그는 홀로 별들과 일전을 벌였고 마침내 승리했다. 별들의 움직임은 라단의 힘에 의해 봉인되었고, 라단이 존재하는 한 별과 유성의 힘은 더 이상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그는 그의 이명 별들의 정복자(The Conqueror of the Stars), 별 부수는 라단(Starscourge Radahn)으로 불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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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나무의 '거대한 의지'는 본인의 권능이 라단에 의해 봉쇄 되었음을 알았다. 하지만 이미 틈새의 땅은 황금나무와 황금률의 것, 지금 당장 라단을 적대하고 조치 할 필요는 없다>


별의 봉쇄는 황금나무의 거대한 의지에게는 큰 타격이 된다. 그의 파괴적인 권능을 원천 차단해 버린것이다. 그러나 황금률에서 라단을 직접적으로 견제하거나 적대하는 움직임은 전혀 없다. 그 이유는 앞선 연재분을 보면 명확히 알 수 있지만, 이미 틈새의 땅의 주류는 황금나무와 황금률이므로 거대한 의지의 파괴적인 유성의 권능을 쓸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도 황금률이 라단을 적대할만한 명분이 없다. 악의가 가득한 유성을 틈새의 땅과 황금률을 지키기 위해서 보호한 영웅적 행동을 어찌 나무랄 수가 있을까. 과거에 떨어진 악의의 유성(지하에 있는 이스테르)은 황금률이라는 개념이 탄생하기도 전에, 거대한 의지와 옛 도읍 녹스텔라와 노크론의 전쟁에서 쓰인 물건이므로 현재 황금률의 백성은 그 유성의 힘이 거대한 의지에서 유래된 권능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 라단 또한 당연히 그걸 몰랐을 것이므로 별을 봉인하는 행위를 한 것이다.

따라서 권능의 힘이 필요하지 않는 이상 당장 그를 적대할 필요가 없고, 추후에 다룰 내용이지만 황금률이 의도했든 아니든간에 말레니아가 자진해서 그의 목숨줄을 거의 끊어놨기 때문에 이후 거대한 의지와 두 손가락이 할 일은 그저 그가 죽기를 방조하는 일 뿐이었다.

다만, 이 이야기는 조금 더 깊게 해석하자면 황금률이 내정한 다음 세대의 엘데의 왕 '황금의 고드윈'이 사망하고 난 뒤, 남은 데미갓 중에서 공식적으로 가장 강력한 무력을 지닌 라단이 엘데의 왕의 후보에도 언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간접적인 이유를 제공한다. 라단을 왕으로써 옹립하고 살려두면 거대한 의지에게는 장기적으로 보았을때 권능의 상실이라는 본인의 패를 하나 잃게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로인해 두 손가락에게 주도권을 뺏길 우려가 있음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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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단의 힘은 별을 봉인한다. 그러나, 그 사건은 거대한 의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어머니 레날라와 자신의 남매 라니와 연관된 카리아 왕가의 운명도 막혀버렸다>


레날라는 만월로 상징되는 자신의 운명을 별에서 찾았다. 물론 레날라의 운명은 라단이 행한 별의 봉인이 아닌 라다곤의 혼인으로 끝장나긴 했다. 다만 그녀의 딸이자 라단의 남매 라니는 달랐다. 라니가 걸어가는 암월로 상징되는 '별의 세기'의 길에 별의 봉인은 매우 큰 장애물이었다.

바로 이것이 라단의 별의 봉인이라는 사건이 거대한 의지 만을 겨냥해서 벌인 일이 아니라는 가장 큰 증거를 제공한다. 물론 거대한 의지와 라니 모두를 라단이 견제 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라단이 거기까지 의도했다면 그가 뒤에서 행한 어떠한 정치공작이나 숨은 의도에 대한 증거를 분명 남겼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에도 그런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단이 이런 행동을 벌인 이유이자 동기는 단 하나밖에 추론할 수 없다. 바로 그가 '영웅'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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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단은 자신의 아버지 라다곤, 그리고 전왕 고드프리의 영웅적 행동을 동경했고 추구했다. 라단은 영웅처럼 살고 싶었다>


라단의 방어구에는 그가 추구하는 영웅의 길의 멘토가 언급된다. 아버지 라다곤과 전왕 고드프리가 바로 그 대상이다. 황금률은 초기 탄생부터 이어진 위대한 전쟁과 그 찬란한 승리를 통해 수많은 영웅을 낳았다. 그 중에서 가장 으뜸이 바로 라다곤과 고드프리이다. 라단은 그런 동경의 영웅 라다곤의 아들이면서 또한 황금률의 위대한 영웅 고드프리와 같이 영웅적인 행보를 동경했다. 그리고 실제로 라단은 영웅의 행보를 추구했다. 틈새의 땅을 노리는 사악한 유성들의 의지를 막아낸 것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그는 영웅이 되기를 꿈꿨고, 바야흐로 영웅이 되었다.

그가 동경하는 영웅들, 라다곤의 정체와 고드프리가 왕위를 잃게된 배경, 그 이면의 숨겨진 이야기를 여러분이 만약에 알고 있다면 라단이 추구하는 영웅의 행동이 얼마나 순수한 동기인지 깊게 공감할 것이다. 그가 추구하는 영웅의 길에는 어떠한 정치적 목적도 없다. 그는 단지 자신이 속한 땅과 부하들, 그리고 혈육들, 심지어는 황금률의 백성들까지 지키기 위해 순수한 영웅적 행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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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느 날 발생한 데미갓의 죽음 그 이후, 별의 봉인을 원치 않는 이가 또 한명 생겼다. 고드윈의 불완전한 죽음을 한탄한 미켈라였다. 이것이 라단의 파멸로 이어진다>


그리고 라단은 결국 자신이 행한 영웅적 행동인 '별의 봉인'을 원하지 않는 이에 의해 최후의 길로 향한다. 고드윈의 죽음 이후, 고드윈을 되살리려는 일식 의식을 행한 미켈라가 바로 그 파멸의 원인이었다.

게임 상에 미켈라는 고드윈과 생전에 서로 벗이었음이 언급되고 있으며, 고드윈의 완전하지 않은 죽음을 추모하는 아이템 황금 묘비도 존재한다. 그리고 게임 상 소르 성채와 관련된 이야기에서는 미켈라가 고드윈을 되살리고자 했던 일식 의식에 대한 증거와 대사들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별의 봉인으로 일식 의식은 시도될 수 조차 없었다. 미켈라의 의도가 라단에 의해 좌절된 것이다. 이 때 미켈라의 고뇌를 눈치챈 이가 있었다. 바로 그의 남매 '미켈라의 칼날 말레니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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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니아가 라단을 공격한 이유는 파쇄 전쟁이라는 큰 사건의 일환으로, 데미갓들이 룬의 힘을 탐욕스럽게 추구한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의도는 미켈라의 고뇌를 덜어주고자 했던 것에 불과하다. 물론 파쇄 전쟁과 마찬가지로 폭력적인 방법이었지만..>


미켈라 또한 그의 의식이 라단에 의해 좌절되었음을 분명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미켈라와 관련된 수많은 아이템을 보면 그의 성격은 정말로 인간적이고 장난스럽고 소녀같은 여린 감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다. 따라서 말레니아가 라단을 죽일 목적으로, 자신이 가진 기사와 정예까지 끌고 간 일은 미켈라의 의도가 아니라 말레니아가 미켈라를 위하는 마음에 행한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이것은 짐작에 불과하긴 하다.

다만, 말레니아가 라단을 죽이러 틈새의 땅 북쪽에 있는 자신들의 거점 설원부터, 멀고 먼 최남단 케일리드까지 발바닥을 핥아대는 고드릭의 세력까지 넘어 군대를 끌고간 이유는 명확한 사실이고 게임상에도 수차례 언급된다. 그에 반해 말레니아와 라단이 별도의 원한관계를 가질만한 증거가 어디에도 없다. 앞서 언급한 미켈라의 이야기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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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강의 데미갓 라단은 너무나도 강력했다. 말레니아는 자신의 힘으로는 라단을 이기지 못할 것임을 알았다. 그녀는 미켈라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준 금의 침을 부순다>


하지만 말레니아는 최강의 데미갓이자 영웅 라단의 무력에 무릎을 꿇었다. 말레니아 본인이 가진 데미갓의 힘으로는 라단을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말레니아는 어떠한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미켈라를 위해 라단을 죽여야했다. 그래서 말레니아는 자신의 장수 '노장 오닐'에게 미켈라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준 소중한 유물, 부패의 저주를 억제하는 무구한 금의 침을 부수고 넘겨준다. 그리고 라단의 몸 위에서 장렬히 그 부패의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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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케일리드 전투, 말레니아와 라단의 전투의 승자는 정해졌다. 그 승자는 부패의 권능을 다루는 외부신이었다. 말레니아와 라단은 모두 패배했다>


이 전투로 케일리드는 황폐한 붉은 부패의 땅이 되고 말았다. 라단과 말레니아는 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전투로 라단은 붉은 부패에 찌들어 반송장이 되었고, 말레니아는 부패의 힘을 더욱더 통제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케일리드의 남아있는 라단의 세력, 적사자성의 세력들은 불을 무기로 하여 붉은 부패와 아직도 분투 중이다. 부패의 권능을 다루는 외부신은 그야말로 이 땅에서 승리하고 그 세력을 크게 확장한 것이다.

작중 붉은 부패를 추구하는 외부신의 세력의 거점으로 보이는 건 케일리드를 제외하고 한군데 뿐이다. 바로 과거 황금률이 녹스텔라와 노크론과 함께 악의의 유성의 힘을 가지고 쳐박아버린 지하세계다. 그 중에서도 붉은 부패를 추종하는 제단과 시뻘건 부패의 바다가 펼쳐진 그 곳이 바로 그 거점이다. 황금률은 붉은 부패를 포함하여 세 손가락이나 거인의 악신과 같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모든 외부의 신을 극단적으로 탄압하고 필요하다면 아예 지하세계로 숨겨버리는 일을 꾸준히 행하고 있다. 하지만 케일리드에 부패가 퍼져도 황금률의 세력은 움직일 기미조차 없다.

그 이유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다. 황금 나무는 라단이 죽기를 바라고 있다. 라단이 행한 별의 봉인은 황금 나무의 권능을 차단한다. 그 때문에 거대한 의지에게 라단은 굉장히 껄끄러운 인물이다. 그런 와중에 매우 감사하게도 말레니아가 기꺼이 라단을 죽이려고 했다. 이제 거대한 의지는 가만히 앉아서 붉은 부패에 라단이 숨을 거두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케일리드에 퍼진 외부신 붉은 부패의 힘을 황금률의 위대한 성전으로 몰아내는 일은 라단의 죽음 이후에나 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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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사자의 성의 성주 제렌은 죽어가는 라단을 위해 라단 축제를 개최한다. 그것이 객장에 불과했던 자신을 알아준 주군을 위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적사자의 성의 성주 제렌은 객장, 즉, 떠도는 나그네 출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라단과의 인연으로 적사자의 성에 눌러앉게 되었다. 그리고 의리로 이어진 그들의 맹약 "명예로운 죽음"을 위해 틈새의 땅 전체에 라단 축제를 포고한다.

사실상 그 축제의 진정한 의미는 장군 라단이 마지막 전장에서 칼을 맞대며 최후를 맞이하는, 명예로운 영웅으로써의 죽음을 장식하기 위한 장례식이나 다름이 없었다. 제렌의 주군 라단은 붉은 부패에 신음하며 미치고 문드러지는 추한 최후가 아니라 영웅의 최후를 맞아야 했다.

이 축제에는 알렉산더와 같이 그저 최강의 데미갓 라단의 위용을 직접 목격하고자 하는 순수한 의도의 인물들은 물론, 라니의 운명을 위해 라단을 죽여야 하는 블라이드와 셀브스의 꼭두각시(손가락 무녀 사로리나), 왜 여기 왔는지 모르겠는 패치, 축제를 연 장본인 성주 제렌, 그리고 플레이어 빛 바랜자도 참여한다.


성주 제렌은 그의 대사에도 나오듯 "명예로운 마지막"을 영웅 라단에게 안기고 난 뒤, 성주 자리를 미련없이 버리고 그의 원래 신분인 나그네로 떠나간다. 제렌의 의복이 실제 유럽 역사에서 자신의 고용주를 위해 충성을 다했던 스위스 용병단의 의복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점을 보면 참으로 그것과 같은 명예로운 행동이었다. 비록 제렌은 셀렌 퀘스트라인에서 또 만날 수 있지만, 그건 또 별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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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단은 영웅을 꿈꿨고, 영웅이 되었다. 그리고 영웅으로 죽었다. 붉은 부패에 잠식되기 전의 그의 과거 모습은 화산관에 걸려있는 초상화로 짐작할 수 있다>


엘든링에 존재하는 모든 등장인물 중 라단이야말로 가장 순수한 열망을 지닌 등장인물이 아니었나 싶다. 비록 그가 행한 별의 봉인이 다른 인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행동에는 어떠한 정치적 목적도 없고 그저 순수한 영웅의 길만을 걷고자 했던 그의 의지였고, 마지막 그의 최후는 그야말로 명예로웠다. 그리고 그 영웅의 길의 최초의 동기가 볼품없는 그의 말을 타기 위함이었으니 이보다 순수한 동기가 또 어디있을까.


이상 라단 단편을 마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