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가 손수 디자인했다는 검은 야수 파알은 미야자키의 명성을 드높이는 데 확실한 한 몫을 했을 거라 생각함
쉽게 생각하지 못할 충격적인 비주얼과 컨셉을 자랑하기 때문
(뼈다귄지 뭔지에 검은 털이 흩날리고, 파란색 번개가 그걸 감싸고 있음. 신체구조 때문에 뭘 하는지 잘 안보이는데, 나를 내려다보는 뼈다귀 얼굴만은 선명하게 보임)
뼈다귀지만 사족보행하는 야수인데, 그르렁거리지 않고 기묘한 비명같은 소리로 울부짖는 점도 그 독특한 캐릭터를 구성함
파알은 큰 덩치와 생소한 겉모습으로 처음 본 사람에게 두려움을 안겨주지만, 호전적인 보스는 아님
보스방 가는 길에서 처음 보면 얘는 그냥 어디 공터에 누워있음. 헌터가 자기 안방에 들어오니까 싸우는 것 뿐임
파알의 가장 큰 정체성이자 파알 공략의 핵심인 푸른 번개를 보면 파알의 성격을 알 수 있음.
파알은 몸에 든든하게 번개를 두르고 있을 땐 빠른 움직임과 번개를 이용한 공격 때문에 까다로운 상대가 되지만,
번개가 꺼지면 소극적인 공격만 하고 헌터로부터 멀어지려는 행동 양식을 보임.
이건 자기가 몸이 약하고, 번개를 두르면 좀 세다는 걸 확실히 알기 때문인 것 같은데
사실 굳이 멀리 떨어지지 않아도, 크고 날랜 신체를 이용해서 헌터를 눕혀버리고 번개를 충전하기 시작하면 그만이었을 것임
번개 없이는 피지컬이 떨어진다고 스스로 믿기 때문에 (실제로 개패듯이 패면 꼼짝 못함) 거의 강박적으로 번개를 찾는 것으로 생각됨.
파알은 이러한 행동 양식을 눈치채는 것이 곧 공략이기 때문에 파알을 잡을 때쯤엔 얘가 어떤 놈이구나 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프롬겜 보스들이 다 그렇긴 하지만, 상대를 체험하면서 얘가 어떤 애구나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구성이 참 재밌는 것 같음
위협적인 첫인상과 다르게 방어적인 성격에서 기인하는 약점이 확실한, 근데 조건부로 짱짱 센 매력적인 보스 파알 허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