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는 내내 감탄하면서 욕지거리를 했다.
진짜 탐험해야할 곳의 정 반대방향으로 가보는게 어떠냐고 말하는 가면쓴새기, 좁밥인줄 알았는데 떼거지로 몰려와서는 그대로 내 몸뚱아리를 갈아버리는 십새기들, 그리고 독늪
게임을 하는 내내 느껴지는 엿같음에 입에서 실시간으로 쌍욕이 흘렀다.
요즘 나오는 '친절한 게임'들이 추구하는 게임성의 아주 정 반대의 횡보를 하는것을 보며 진짜 프롬 이 새끼들은 변하지 않는구나를 느꼈다.
십새끼들... 진짜 이 십새끼들아...
고맙다...
다른 게임사들이 다 변해가는 와중에 이 새끼들만은 변하지 않고 내 곁에 있어주는구나 하는 생각을 느꼈다.
솔직히 말하면 엘든링도 다른 AAA급 게임들이 내놨던 후속작, 또는 신작들처럼 트레일러로만 뽕 오지게 채워놓은뒤에 정작 게임에서 뒤통수 오지게 후려버리는 짓거리를 하지 않을까 정말 크게 걱정했었다.
게임 시작하고 10분만에 트리가드한테 머리통 날아가고 나서는 그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는걸 깨달았고.
프롬 이 놈들은 유저들이 자기네들 게임에 뭘 바라는지 확실하게 알고있다.
광활한 배경의 스토리구성, 그 스토리를 빠짐없이 녹여내기 충분한 아트워크, 그리고 내 머리통을 확실하게 날려줄 보스까지!
게임을 산에 비유할 수 있다면 엘든링은 하나의 거대한 산과 같았다.
정확히는 길이 제대로 닦여 있지 않은 험준한 산.
척 보기에 안전장치 따위 없어보이고, 위험하니 가지 마시오라는 팻말도 떡하니 보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절벽을 기어올라가야만 하는 그런 산이다.
그런 산을 앞에 두고 허름한 장비를 하나 던져주고는 "어디 한번 올라갈테면 올라가보시던가"라고 말하는 듯 하다.
그 행동에 약이 올라서 등산을 시작하다면 산길 곳곳에 버려진 등산장비같은것들이 있어서, 하나둘씩 꾸역꾸역 입고 오르다보면 시간은 오래 걸려도 언젠가는 정상에 다다르게 된다.
그리고 정상에 올라서서 내가 지나온 길들을 눈으로 쫓노라면 자연스럽게 소리치게 된다.
"봤냐! 불가능할거라고 했지! 내가 해냈어 십새기들아!" 라고.
프롬의 게임들이 단순히 어렵기만한 다른 게임들과 비교하는것을 프롬 갤에서 말하는 것은 입만 아픈 일이겠지만 필요한 말이기 때문에 굳이 말하자면,
유저들은 어려운 게임을 원하는게 아니다.
어려운 게임을 내 손으로 정복해나가는 것을 원하는 것이지.
엘든링은 불친절하다. 정확히는 불친절하게 느끼도록 만들어졌다. 눈앞에 절벽을 들이밀고는 오르다가 몇 번이고 떨어지도록 만든다. 그러면서도 뒤에서는 완전히 저 바닥으로 절대 떨어지지 않게 안전장치를 설치해놓고는 보이지 않게 숨겨놨다.
이 놈들은 변태들이다.
플레이어가 절벽을 오르다 굴러 떨어지는걸 즐기는 변태들이다. 그리고 결국 절벽을 끝까지 오르면 충분한 보상과 성대한 박수소리와 함께 자기들이 만든 아트워크를 더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개 씹변태들이다.
그저 등산이나 할까 하고 가볍게 생각했던 사람을 부추겨 절벽을 오르게 만들고 끝내 산을 사랑하게 만드는데 아주 도가 튼 놈들이라고.
후...
물고 빠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잡소리 그만하고, 그렇다고 엘든링이 메타스코어 97점에 걸맞는 모든 게이머들을 만족시킬 슈퍼갓겜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적화 문제는 솔직히 심각한 수준이고
다른 AAA급 게임들과 비교했을때 그래픽 자체는 떨어지는편이다.
게임 내 몬스터디자인(성능쪽) 밸런스도 좋다고 말하긴 힘들고.
도가니기사*2나 신의살갗의두명처럼 이건 좀 뇌절인데 싶은 놈들도 있다.
엘든링은 확실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고, 절벽을 맨손으로 기어오르는듯한 행동에 매력을 느끼지 못할 유저라면 큰 기대감에 실망하고 떠나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엘든링이 다크소울이라는 거대한 시리즈의 명맥을 충분히 이을만한, 아니 그 이상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낸 대작이라는게 내 주관이다.
앞서 내세운 문제점들 또한 비단 엘든링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기존 소울시리즈도 어느정도 공유하는 부분이 있는 고질적인 문제에 가깝다.
문제가 있다면 고치는게 맞겠지만 글쎄... 적어도 그 동안의 많은 프롬팬들이 게임사에 바래왔던 것에 비하면 사소한 일들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만 사용할 수 있는 개쩌는 무기를 들고 적들을 휩쓸고 다니기를 원하지 않는다.
주인공이 온갖 똥폼을 잡으며 숨겨왔던 진정한 힘 같은 걸 보여주는것도 원하지 않는다.
온갖 지형지물과 상태이상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유로이 다닐 수 있는 개사기 탈 것 같은것에는 더더욱 관심이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볼품없는 몽둥이 하나뿐이고, 내 앞에 있는 상대는 작은 몸짓 한번으로 나를 갈갈이 찢어버릴 수 있는 상황에서, 끝도없이 도전해 결국 상대를 이겨내는 것.
그 감동과 환희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바래왔다.
프롬 이 놈들은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기들이 가장 잘 하는 것을 보여줬고
루리웹으로
구구절절 한탄이노 시발 비추
다크소울1이 홍어면 엘든링은 불닭볶음면이다
틀니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