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파편적인 정보로 뇌내망상 굴려보고 있음. 



1. 게임 내 텍스트에 고드윈 암살에 참가한 검은 칼날은 모두 여성이었고 마리카와 가까운 신성한 존재라는 언급이 있음. 아무리 곱씹어봐도 이건 마리카가 측근들에게 배신당한 것이 아니라 측근들을 포섭해 고드윈의 암살을 꿰한 것으로 보임. 마리카와 가장 가까운 존재들-그 시대의 기득권자들-이 단체로 돌아버려서 마리카의 치세에 불만을 품고 배신해 엘든링에 죽음의 룬을 더하려 했다? 앞뒤가 안 맞음. 마리카는 긴 시간동안 여신이라는 사회 최상위의 시점에서 죽음이 없는 세상이 갖는 병폐를 목격해왔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작은 실험을 하나 해보았음. 고드프리와 그 전사들에게서 불사를 빼앗고 빛바랜 자로 만들어 추방하는 것으로 죽음이 있는 사회를 만들어 관찰했을 것임. 그리고 마리카가 보기에 죽음이 있는 세상은 불사자들의 세상보다 나은 것으로 보였을 것임. 이에 마리카는 사람들에게서 죽음을 빼앗은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고 최대한 온건한 방식으로 세상에 죽음을 돌려주기 위해, 여신으로서 하기 힘든 일을 대신 수행해줄 수족으로 검은 칼날을 창설했을 것임. 그리하여 고드윈 암살의 음모가 시작되었으나 예기치 못한 라니의 자살로 인해 죽음의 복권은 실패로 돌아감. 이에 온건한 방식으로는 죽음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마리카는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되는데, 바로 불사의 근원인 황금률을 파괴하는 것임. 거의 자포자기에 가까운 행동이지 않았을까 싶음. 



2. 왕비의 방 앞을 웬 검은 칼날 하나가 지키고 있음. 숨어서 닌자질하는 것도 아니고 도읍에 위치한 수많은 몹들과 마찬가지로 무기력하게 주저앉아 있다가 플레이어가 접근하면 선공을 함. 비슷한 연출은 다른 장소에도 있었기에 걍 게임적 허용일 수도 있겠지만 장소가 장소인지라 검은 칼날이 그저 왕족을 시해한 역적일 뿐이라면 축복왕이 그 존재를 묵인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임. 왕좌와 황금나무에서 걸어서 오분거리도 안 되는데 거기에 그냥 쳐 앉아있다니깐. 이 검은 칼날은 음모 후 쫒기는 몸이 되어 자신의 가장 큰 후원자인 마리카에게 도움을 구하려 했으나 운명의 죽음을 해방하려 한 죄로 유폐당한 마리카는 그 검은 칼날을 비호해줄 상황이 아니었겠지. 그리고 후에 파쇄전쟁의 공성전에 휘말려 오도가도 못 하는 상황이 되어서는 스스로 왕으로 등극한 모르고트에게 마리카의 진실을 알리고 그 휘하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황금나무를 지키는 마지막 파수꾼의 역할을 부여받은게 아닐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