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fed8274b58668ff3cef86ec47831b6c4dac4bbf894159d6beaad957642171ad

또 다시 따분한 발걸음과 나날들이 이어질 뿐이었다.

생전 많은 전투를 겪고 악착같이 살아남아 떠돌며 마을을 약탈하고  아녀자를 희롱하던 '방랑 기사' 태생이었던 그는,  어느 날 다른 모험가의 사냥개스탭에 무자비하게 유린당하고 뒤잡에 당해 외마디 비명과 함께 사망했을 터였다. 

하지만 황금나무는 세계의 존속을 위해 그와 같은 시정잡배들에게마저 다시 한번 생명을 줬고,

'축복의 인도' 라는 누리끼리한 빛마저 보이게 하니, 그야말로 기울어져가는 시대에 걸맞은 치세일지라.

그의 전생의 행적을 알 리가 없는 원탁이라는 곳의 귀찮은 놈들은 축복의 인도가 보이는 그에게 희망이라니, 엘데의 왕이니 영 시덥잖은 소리만 늘어놓았다.

 끔찍한 흉자인지 흉조인지 아무튼 무언가를 도륙 낸 후에 코를 후비며 폭풍언덕을 걷던 그는 기울어져가는 폐가를 발견했다.

잠시 눈을 붙일 겸 비도 피할 겸 폐가에 들어서는데, 웬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니겠는가?

자세히 안을 보니..

대놓고 귀족임이 보이는 빨강 후드와 고풍스러운 복장의 여자가 흐느껴 울고 있었다.

마음이 꺾인 것일까, 주변은 신경도 쓰지 않고 울며, 어느 사연인지 관심은 없지만 부러져 자루만 남은 직검을 앞에 팽개쳐두고, 

그런 와중에도 배는 고픈 것인지 신선한 '로어열매' 몇줌이 주머니에 들어있었다.

이런 흉흉한 세상에 호신용 검은 망가진 채 던져두고, 생존에 필요한 식량은 챙겨두다니..

묘한 괴리감에 남자는 마음이 동했다.

무엇보다

상체에 있는 잘 익어 봉긋 솟은 '스위트 레이즌' 두개가 눈에 띄었다

남자는 주머니에서 조용히 수면항아리를 꺼냈다.........



수면컨셉 기사 키우다가 그냥 써봄